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사진: 이동통신 3사 ]
[디지털투데이 이진호 기자] 이동통신 3사 최고경영자(CEO)들의 '3인 3색' 리더십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KT가 최근 박윤영 대표를 선임하면서 이통 3사의 올해 리더십 체제가 완성됐다. 각 사는 서로 다른 전략을 전면에 내세우며 시장 주도권 확보에 나서는 분위기다.
◆'신뢰 회복·AI 풀스택' 내세우는 SK텔레콤
SKT는 정재헌 대표 체제에서 현장 중심 경영과 인공지능(AI) 풀스택 전략'을 앞세워 공격적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정 대표는 지난 26일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취임 이후 고객 접점 확대를 핵심 과제로 삼은 정 대표는 선임 직후인 지난달 27일 직접 현장을 찾아 서비스 점검과 고객 소통에 나섰다. 지난해 유심 해킹 사고 이후 신뢰 회복이 최대 과제로 떠오른 가운데 직접 고객 목소리를 듣고 향후 경영 방향에 반영하겠다는 의지다.
AI 전략에서는 풀스택을 전면에 내세운다. 정 대표는 주주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새로운 사업으로 풀스택 기반의 AI 사업을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데이터센터를 비롯한 AI 인프라, AI 모델, 서비스까지 통합 구조를 구축해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현재 SKT는 정부가 추진하는 '독자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에도 참여하고 있다. 현재 2차 단계평가가 진행되는 가운데 멀티모달 기능을 고도화한 '에이닷 K-1'으로 승부를 건다. 공공 부문은 물론 제조 AI 등 확장성이 높은 모델을 통해 시너지를 내는 것이 목표다.
본업인 통신과 관련해서는 가입자 회복에 집중한다. 정 대표는 "올해 목표는 가입자 순증"이라며 "1월과 2월에는 기대에 부합하는 가입자 순증이 있었다. 계속 노력하면 지속적으로 감소하던 모습이 증가하는 모습으로 바뀌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재헌 SKT CEO가 지난달 27일 경기도 포천시 관인노인대학에서 어르신 고객의 스마트폰을 살펴보고 대화를 나누는 모습. [사진: SKT]
◆"기본이 경쟁력"…KT, 내실 중심 전략
KT는 박윤영 대표 선임 이후 '통신 본질 강화'를 필두로 조직과 사업 안정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 네트워크 품질과 서비스 안정성 등 기본 경쟁력 회복을 우선 과제로 설정한 회사는 유무선 인프라와 고객 서비스 체계를 재정비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박 대표는 지난 1일 취임 직후 첫 공식 일정으로 정보보안·네트워크 운용 현장을 찾았다. 통신 서비스의 근간인 보안과 네트워크 안정성을 최우선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행보다. 그는 임직원에게 보낸 서신에서 "고객이 안심할 수 있는 네트워크, 안정적인 서비스 품질, 빈틈없는 정보보안은 KT의 존재 이유"라며 "이 영역에 대해서는 어떠한 타협도 없이 필요한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조직 안정화에도 속도를 낸다. 박 대표는 취임과 동시에 CEO 직속 부서장을 전면 교체하고 기업간거래(B2B) AX 사업과 AI 분야에 능력 중심의 젊은 리더십을 발탁했다. 남성 중심 조직이라는 편견 또한 해소했다. 옥경화 IT부문장은 여성 최초의 부사장으로 IT 기술 분야를 총괄한다. 임원급 조직을 약 30% 축소하는 등 쇄신을 통한 조직 효율화에도 총력을 기울인다.
박 대표는 "B2C 영역에서는 단순 통신을 넘어 생활에 스며드는 생활형 AI 서비스로 진화하겠다"며 "아울러 AI 데이터센터, 글로벌 AX, 디지털 금융 플랫폼 등 신성장 영역에는 전략적인 투자를 통해 핵심 동력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박윤영 KT 대표(사진 오른쪽)가 네트워크·보안 현장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을 격려하고 있다. [사진: KT]
◆안전·보안 차별화…LG유플러스, 신뢰 전략 부각
LG유플러스는 홍범식 대표 체제에서 '안전'과 '보안'을 핵심 키워드로 내세우고 있다. 통신 보안 이슈가 산업 전반의 리스크로 부상한 상황에서 이를 경쟁력으로 전환하겠다는 접근이다. 2024년말 취임한 홍 대표는 지난 1년여간 '기본기'를 강조하며 회사 내실을 다졌다.
최근에는 AI 에이전트 '익시오(ixi-O)'를 중심으로 축적한 음성 AI 역량을 피지컬 AI 등 다양한 분야로 발전시키는 전략도 공개했다. 익시오 서비스 자체를 공급하거나, AI 기술 스택을 제공하는 투 트랙 방식을 통한 AI 소프트웨어 기업으로의 진화도 선언했다. 홍 대표는 "통신과 AX 기술의 솔루션화를 주도하는 AI 중심의 SW 기업이 되겠다"며 "통신 인접 영역에서 확보한 기술 경쟁력과 글로벌 파트너십을 통해 글로벌에 진출하겠다"고 밝혔다.
단 보안을 강조하던 기조와 달리 가입자 정보 관리에 허점이 드러난 건 해결해야 할 숙제다. LG유플러스는 2011년부터 현재까지 가입자 식별번호(IMSI)를 부여할 때 가입자 전화번호를 조합하는 방식을 사용했다. 즉각적인 해킹으로 이어지지는 않지만, 다른 정보와 결합하면 보안 위협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SKT와 KT는 IMSI를 난수화해 이러한 우려가 없다. LG유플러스는 오는 13일부터 전 고객을 대상으로 유심 무상 교체를 시행한다.
지난달 24일 정기 주주총회에 참석한 홍범식 LG유플러스 대표의 모습. [사진: LG유플러스]
◆3사 3색 전략…AI 시대 경쟁 구도 재편
이통 3사가 서로 다른 해법을 선택하며 업계에서는 '선택과 집중' 경쟁이 본격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통 3사 대표들의 리더십이 본격적으로 시험대에 오르는 시기가 될 전망이다. 특히 올해 각사가 내세운 전략 차이는 향후 실적과 직결될 가능성이 크다. 통신사의 역할이 단순 네트워크 제공자를 넘어 AI 사업자로 확장되는 가운데, 어떤 전략이 시장에서 더 높은 평가를 받는지에 따라 시장 주도권이 갈릴 수 있어서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현재 (통신3사 CEO) 모두 각자의 색깔로 조직을 다듬어 나가는 게 자명해 보인다"며 올해 성적표가. 향후 2~3년 경쟁 구도를 좌우할 수 있다. 누가 더 빠르게 성과를 입증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사업뿐만 아니라 조직 변화까지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며 "AI와 통신 사이에서 투자 균형을 어떻게 잡느냐가 향후 사업 판도를 좌우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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