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2일 국회에서 2026 추가경정예산안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26조2000억원 규모의 2026년도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처리 시한(10일)이 사흘 앞으로 다가왔으나, 여야는 예산안의 성격과 세부 사업을 두고 타협점 없는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중동 사태에 따른 고유가 위기 대응이라는 ‘대원칙’에는 공감대를 형성했지만, 6월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이라 예산의 ‘순수성’을 둘러싼 정면충돌이 격화되는 모양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추경을 고유가 위기 극복과 화석연료 의존도 탈피를 위한 ‘필수적인 예산’으로 규정했다. 야당이 제기하는 ‘선거용 매표’ 프레임에 대해서는 “고유가가 가계와 국가 경제 전반에 미치는 복합적 영향을 간과한 무책임한 정치공방”이라며 강하게 반박했다.
민주당은 국회 심사과정에서 △전세버스·농어민 등 고유가 지원 사각지대 해소 △태양광·전기차 확대 등 에너지 안보 강화 △K-패스 정액권 반값화 등 대중교통 지원 △소상공인 및 문화·체육계 지원 재구조화 △경로당 급식 등 취약계층(노인·장애인) 보호 등 ‘5대 핵심 과제’를 중심으로 증액을 관철하겠다는 방침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중동 전쟁발 위기 극복을 위해 필요한 예산은 반드시 증액하겠다”며 “집행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기 위해 여야가 합의한 일정 내에 반드시 통과시키겠다”고 강조했다.
반면 제1야당인 국민의힘은 이번 추경안을 ‘민생 파탄용 매표 추경’으로 규정하며 대대적인 ‘칼질’을 예고했다. 최대 쟁점은 소득 하위 70%에게 1인당 최대 60만원을 지급하는 ‘고유가 피해지원금’(4조 8252억 원)이다. 국민의힘은 이를 선거를 앞둔 ‘현금 살포’로 규정하고, 해당 재원을 운수업계나 소상공인 등 직접 피해 계층에 집중 투입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또 △‘모두의 창업’ 프로젝트(1550억원) △국세청 체납관리단 운영 예산(2133억원)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706억원) △K-콘텐츠 펀드(500억원) △예술인 생활안정자금(320억원) △ICT융합스마트공장 보급 확산(870억원) △AI 데이터센터 건설(140억원) 등 추경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 사업들을 삭감 타깃으로 정했다.
대신 △유류세 인하 폭 15%에서 30%로 확대 △화물차·택시·택배 종사자에 1인당 60만원 유류 보조금(4398억원) △생계형 화물차 운행자 1인당 60만원 유류 보조금(3000억원) △자영업자 배달·포장 용기 비용 지원(1358억원) △6개월 한시 K-패스 요금 50% 인하(1516억원) △청년 월세 지원 확대(650억원) 등을 국민생존 7대 사업으로 규정하고 증액을 주장하고 있다.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이번 추경안은 ‘민생을 파탄 내는 선거용 매표 추경’”이라며 “민생을 생각한다면 현금 살포가 아니라 물가부터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여야는 K-패스 지원 방식이나 태양광 보급 사업 등 각론에서 날카롭게 대립하고 있다. 민주당은 재생에너지를 통한 ‘근본적인 에너지 체질 개선’에 방점을 찍은 반면, 국민의힘은 유류세 인하 등 ‘즉각적인 체감 대책’에 무게를 두는 확연한 시각차를 보이고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지방선거를 목전에 둔 시점이라 여야 모두 주도권을 뺏기지 않기 위해 쉽게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며 “원내지도부가 물밑 협상을 이어가고 있으나 간극이 워낙 커 막판까지 극심한 진통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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