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춘구 언론인
이춘구 언론인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전북의 상황을 살피면 앞길이 막막하다. 지방선거에 나서는 예비후보자들은 그렇다고 하더라도 주권자인 도민이 무슨 기준으로 어떤 선택을 할지 헷갈리기 때문이다. 단적으로 전남·광주가 대통합의 길을 담대하게 열어가는 데 비해 전북은 전주·완주 소통합의 길마저 꽁꽁 막혀 전진하지 못하고 있다. 전북 도민 대부분이, 그리고 완주 군민 대부분이 통합을 원하면서도 통합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혹자는 전북인의 기질을 근본 원인으로 분석하고 있다. 연구자들은 이를 전근대적 농노적 예속 상태라고 진단하고 이 상태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문제는 “전북 공동체의 정신 구조를 어떻게 21세형으로 전환할 것인가?”라는 의제를 전북에 제시하고 있다.
국민주권정부 시대에 웬 농노적 예속 상태를 말하는가? 여기서 말하는 “농노적 예속”이라는 표현은 단순한 과장이 아니라, 정치·토착 네트워크 등 지역 권력에 대한 종속, 개인보다 소집단 위계가 우선되는 문화, 변화보다 안정·관계 유지가 중요한 의사결정 방식 등을 가리키는 것이다. 이것은 물론 특정 지역만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 사회 전반에 남아 있는 구조이다. 다만 전북, 완주군 같은 농촌-도시 경계 지역에서는 이 구조가 더 강하게 작동할 수 있다. 그래서 지금이 “계몽”에서 “전환”을 설계할 수 있는 중요한 전환점이다. 지금까지 접근이 “계몽, 각성 촉구” 중심이었다면 앞으로는 한 단계 더 나아가 “전환 메커니즘 설계”가 필요하다. 왜냐하면, 사람은 깨닫는다고 바로 행동하지 않기 때문이다. 구조가 바뀌어야 행동이 바뀐다.
여기서 전북은 네 단계로 접근하면 근본 화두를 풀 수 있을 것이다. 첫째 안정 지향 vs 도전 지향, 관계 중심 vs 성과 중심 등 인간성, 기질의 문제이다. 이를 해결하려면 “위험을 감수해도 손해 보지 않는 구조”를 설계해야 한다. 둘째 농경사회→공동체 중심, 위계질서→수직적 의사결정 등 역사문화 구조 문제이다. 여기서 전북은 중요한 역사 자산을 가지고 있다. 즉 동학혁명이다, 동학혁명의 본질은 “예속에서 벗어난 주권자의 탄생”이다. 이 같은 점에서 전북은 원래 “각성의 지역”이라고 할 수 있다. 셋째 지방의회, 지역 정치인의 이해관계, 그리고 권력 재편에 대한 저항 등 정치·권력 구조의 문제이다. 이 부분은 “의식”이 아니라 이익 구조의 문제이다. 넷째 재정 배분과 행정 서비스 접근성, 산업 구조 등 정책·과학의 문제이다. 여기서 비로소 AI 시대가 등장한다.
AI 시대가 문제를 바꾸는 이유는 바로 “21세기 AI 시대에 맞지 않는 인간 구조”이기 때문이다. AI 시대는 개인 단위의 의사결정, 빠른 변화 수용, 네트워크 기반 협력, 지식 중심 경제 등을 요구한다. 즉 “농노적 질서”와 정면으로 충돌한다. 그래서 필요한 것은 “전북형 전환 모델”이다. “전북을 농경 공동체에서 AI 기반 자율 시민 공동체로 전환”하는 것이다. 이는 행정통합, 개혁보다 훨씬 큰 프로젝트이다.
현실적인 연구 방향은 다음 3단계 구조로 가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1단계는 진단 프레임을 정립한다. 전남·광주 vs 전북·전주 구조를 비교하는 등 “전북형 사회구조 모델”을 정의한다. 2단계는 전환 메커니즘을 설계하는 것이다. 즉 주민 참여 구조를 혁신하고, 경제 인센티브를 설계하며, 정치 구조를 개편한다. 3단계는 프로젝트를 실행한다. 전주·완주 통합 또는 전주·김제 통합을 “파일럿 모델”로 설정하고, AI·문화·바이오 결합 전략을 수립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내부 구조”에 접근하는 일이다. 대부분의 지역 담론이 “외부 책임”을 말하는 것과 대조를 이룬다. 이건 불편하지만 반드시 필요한 작업이다. 결론적으로 “전북은 개혁을 못하는 것이 아니라, 아직 21세기형 인간 구조로 전환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이는 단순한 지역 문제가 아니라 한국형 지역 발전 모델의 핵심 주제이다. 또한 “지역 공동체의 정신·구조·정책을 동시에 재설계하는 작업”이다. 시간을 두고 차근차근 접근하는 방식이 가장 적절하다. 우리는 이 과정에서 감정과 이성의 균형을 고민하고, 역사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하나의 흐름으로 보아야 한다. AI 시대 전략이 실행될 때 비로소 지속 가능한 담론이 만들어질 것이다.
전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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