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부, 잠정치 발표…“재생에너지 늘리고 전기요금 높여야”
정부의 에너지 고속도로 건설 계획에 따라 추진 중인 해상 송전망 조감도. 기후에너지환경부 제공
정부가 앞으로 15년 동안의 전력 수급 계획을 세우기 위한 기초 작업으로, 2040년 시점의 국내 전력 소비량을 657.6~694.1TWh(테라와트시), 최대 전력을 131.8~138.2GW(기가와트)로 전망했다. 이것은 2038년을 기준으로 한 기존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의 전망치보다 7~11%가량 늘어난 것으로, 향후 논의 과정에서 늘어난 수요를 어떤 전원으로 충당할지 등의 논란이 일 전망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와 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수립 총괄위원회(이하 전기본위)는 22일 오전 서울 양천구 한국방송회관 코바코홀에서 3차 대국민 정책 토론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12차 전기본위 산하 수요소위원회는 2040년 국내의 전력 소비량과 최대 전력을 이렇게 잠정 전망한다고 발표했다. 2038년을 기준으로 한 11차 전기본의 전력 소비량과 최대 전력은 각각 624.5TWh, 129.3GW였다. 따라서 12차 전기본 잠정 전망치는 상향(최대치)을 기준으로 11.2%, 6.9%씩 늘었다.
2040년 전력 소비량 잠정 전망치의 기준 수요는 780.8~819.6TWh로 나타났다. 기준 수요는 현재 경제성장의 흐름이 유지되고, ‘2035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2035 NDC)가 계획대로 이행되는, 가장 개연성 높은 경로를 말한다. 기준 수요에서 수요 관리를 통해 줄일 수 있는 전력 소비량 123.2~125.6TWh를 빼면 잠정 전망치 657.6~694.1TWh가 나온다.
기준 수요는 모형 수요+추가 수요로 구성되는데, 기준 수요를 구성하는 모형 수요는 612.4~646.4TWh였고, 추가 수요는 전기화에 112.6~119.4TWh, 첨단(반도체) 산업에 29.3~27.4TWh, 데이터센터에 26.5TWh로 나타났다. 반도체 산업이나 데이터센터의 수요보다 전기화 추가 수요가 훨씬 컸다. 전기화는 화석 연료에서 전기로의 에너지 전환을 뜻한다.
한국전력공사 본사 조감도. 한국전력공사 제공
또 2040년 최대 전력 전망치를 살펴보면, 기준 수요는 149.9~156.8 GW이고, 수요 관리를 통해 줄이는 전력은 16.8~17.3GW, 부하 이전을 통해 줄이는 전력은 1.3GW로 예측됐다. 기준 수요에서 수요 관리와 부하 이전을 통해 줄이는 전력을 빼면 131.8~138.2GW가 나온다. 여기서도 기준 수요는 모형 수요+추가 수요인데, 추가 수요에선 전기화가 17.2~17.8GW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그다음이 데이터센터 4GW, 첨단 산업 3.7~4GW였다. 부하 이전은 전기차 충전, 히트 펌프, 시간대별 차등 요금제 등을 통해 전력을 줄이는 것을 말한다.
전력 수요 전망은 앞으로 15년 동안 한국이 사용할 전력의 양을 예측하는 것으로 에너지 정책 수립의 가장 중요한 기초 자료다. 이 예측 수요에 따라 필요한 발전 설비 용량과 이를 잇는 송전망 규모가 결정된다. 전력 수요는 최근 전기화 촉진, 인공지능 데이터센터의 확산, 반도체 산업의 발전 등으로 급증하고 있다.
기후부와 전기본위는 앞으로 △12차 전기본 공개토론회에서 나온 의견에 대한 검토 △자가용 재생에너지 보급 계획 등을 반영한 수요 전망 재검토 △공급 계획과의 정합성 확보를 위한 수요 전망 재검토 △계통 계획과 연계한 지역별 수요 전망 등을 해나갈 계획이다.
경기도 용인 일반 산업단지의 에스케이하이닉스 공장 조감도. 용인일반산업단지 제공
12차 전기본위 산하 수요소위에 위원으로 참여한 임재민 에너지전환포럼 사무처장은 “전기화 분야에서 추가 수요가 많이 늘어났지만, 동시에 화석연료 수요가 크게 줄기 때문에 전체 에너지 수요는 줄어든다. 문제는 전기화에 따른 전력 생산을 무엇으로 할 것이냐’인데, 원전이나 액화석유가스(엘엔지), 석탄을 사용한 재래식 생산이 아닌 재생에너지 생산을 빠르게 늘려야 한다. 이와 함께 전력 수요 감축이나 수요자 전력 생산(BTM) 증가에 도움이 되도록 전기 요금을 높이는 것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혜정 지속가능발전연구센터 공동대표는 “전기본위는 앞으로 계통 계획과 연계한 지역별 수요 전망을 하겠다고 하는데, 이번 전망치를 보면 추가 수요가 집중된 데이터센터, 반도체 산업 등의 입지가 중요해 보인다. 이들 산업을 지방으로 이전한다면 전력망 비용 78조원의 상당 부분을 줄이고 지방의 재생에너지 생산을 빠르게 늘릴 수 있다. 전력망도 중앙 집중식이 아닌 지역 분산식으로 효율화할 수 있어 사회적 갈등도 줄일 수 있다. 이런 방향으로 지역별 전력 수요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