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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2030의 ‘굿즈 경제’

한 편의점이 음료 뚜껑으로 포켓몬 캐릭터의 키링을 달아줬다. 매출이 급상승했다. 강아지 캐릭터 키링 뚜껑을 단 바나나우유는 1년 새 누적 160만 개가 넘게 팔렸다.

2030의 ‘굿즈 경제’

오승훈 논설위원

한 편의점이 음료 뚜껑으로 포켓몬 캐릭터의 키링을 달아줬다. 매출이 급상승했다. 강아지 캐릭터 키링 뚜껑을 단 바나나우유는 1년 새 누적 160만 개가 넘게 팔렸다. 아이스크림에는 차량 디자인을 담은 ‘띠부씰’(떼었다 붙였다 하는 스티커)을 넣어주고, 빵에는 세계문학전집과 시집을 인용한 책갈피를 끼워줬다. 품귀 현상이 빚어질 정도로 인기다. 굿즈를 결합한 상품 수는 올해 1∼7월 중 GS25가 105종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 CU는 80종으로 14.3%, 세븐일레븐은 491종으로 41.9% 증가했다고 한다. 이들의 같은 기간 매출은 121∼424% 증가했다. 대형마트도 예외가 아니다. 상품보다 굿즈가 소비 목적인 전도 현상도 벌어진다. 놀랄 만한 ‘굿즈 이코노미’다.

‘굿즈’(goods)는 영어로 제품이란 뜻이다. 표준국어대사전엔 없다. 하지만 ‘특정 브랜드나 연예인 등이 출시하는 기획 상품’(우리말샘)으로 널리 통용되고 있다. 드라마·애니메이션의 캐릭터를 상품화한 기법은 1930년대 미키마우스가 원조일 것이다. 1960년대 일본 애니메이션 아톰이 이어받았다. 아이돌의 팬 상품을 굿즈(グッズ)로 부른 것도 일본이다. 적용 분야를 넓히고 소비 트렌드를 바꾸는 건 단연 한국이다. 기업으로선 가격을 낮추지 않고 판매를 늘릴 수 있는 수단이기도 하다.

더 큰 관심은 굿즈 소비의 주축인 2030세대의 심리다. 단순히 ‘사은품이 좋아서’가 아니다. 경험·소장·팬덤으로 이동한 현상으로 보는 연구 분석이 많다. 첫 번째 요건으로 희소성을 산다. 한정판 등의 조건이 붙으면 나중엔 못 산다는 포모(FOMO)가 작동한다. 취향과 정체성도 산다. 굿즈가 자기표현인 셈이다. 이게 SNS를 통해 확산하면 굿즈의 가치가 증폭된다. 가성비를 따지지만 중요하게 여기는 취향·정체성에는 아낌없이 쓰는 양면성의 ‘앰비슈머’(ambivalent+consumer)가 2030의 특징(KB경영연구소)이란 분석이 설득력이 있다.

이들의 소비와 정치 성향 간에 연관성이 없지 않을 것이다. 기성세대처럼 보수·진보, 또는 정당에 대한 귀속감보다 젠더·주거·일자리·병역·공정·부동산·연금처럼 특정 이슈를 기준으로 삼는 경향이 강해서다. 정치에서도 선택적 몰입으로 볼 수 있는 것이다.

오승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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