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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생물다양성 녹색기자단] 상어 '부캉이'가 우리에게 남긴 세 가지 질문

수면 아래로 검은 그림자가 스치자 난간을 따라 늘어선 사람들이 일제히 휴대폰을 들어 올린다. 9월 18일, 부산 동구 북항 친수공원의 인공 수로에 몸길이 약 3.5m의 상어가 나타났다.

[2026년 생물다양성 녹색기자단] 상어 '부캉이'가 우리에게 남긴 세 가지 질문

기후에너지환경부와 에코나우는 생물자원 보전 인식제고를 위한 홍보를 실시함으로써 ‘생물다양성 및 생물자원 보전’에 대한 대국민 인지도를 향상시키고 정책 추진의 효율성을 위해 ‘생물다양성 녹색기자단’을 운영하고 있다. 고등학생 및 대학생을 대상으로 선발된 ‘생물다양성 녹색기자단’이 직접 기사를 작성해 매월 선정된 기사를 게재한다. <편집자 주>

[녹색기자단=환경일보] 이선아 학생기자 = “저기 왔다, 왔다!”

수면 아래로 검은 그림자가 스치자 난간을 따라 늘어선 사람들이 일제히 휴대폰을 들어 올린다. 9월 18일, 부산 동구 북항 친수공원의 인공 수로에 몸길이 약 3.5m의 상어가 나타났다. 상어는 바다로 돌아가지 않고 수로를 맴돌았고, 시민들은 북항의 이름을 따 ‘부캉이’라는 애칭을 붙였다.

평소 하루 2000명 안팎이 찾던 공원에는 상어가 나타난 뒤 닷새 동안 약 4만 명이 몰렸다. 웹게임이 만들어지고, 관할 구청은 상어 캐릭터 공모를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떠들썩한 관심 속에서 정작 잘 들리지 않는 질문들이 있다. 이 상어는 어떤 동물일까, 왜 나가지 못할까, 그리고 우리는 이 야생동물을 어떻게 대해야 할까.

부캉이 융기선 식별 모습 /사진제공=국립수산과학원

질문 하나, 부캉이는 누구일까

국립수산과학원은 부캉이를 ‘무태상어’로 추정했다. 무태상어는 흉상어과에 속하는 대형 상어로, 태평양과 대서양, 인도양의 온대 해역에 널리 분포한다.

등은 청동빛을 띠고 배 쪽은 옅은 색이며, 몸 옆면에는 가슴지느러미에서 배지느러미 위쪽까지 어두운 띠가 이어진다. 영어 이름이 ‘구리 상어(copper shark)’인 것도 이 독특한 몸빛깔 때문이다.

무태상어의 또 다른 특징은 매우 느리게 자란다는 점이다. 번식이 가능할 만큼 성숙하기까지 수컷은 13~19년, 암컷은 19~20년이 걸린다. 알이 아닌 새끼를 낳는 태생 어류로, 임신 기간은 약 1년으로 추정된다.

새끼는 주로 수심이 얕고 육지와 가까운 연안에서 태어난다. 이처럼 한 세대가 자라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개체 수가 한번 줄면 회복이 더디다. 무태상어가 남획과 연안 개발로 인한 산란장 훼손 등으로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에서 ‘취약(VU)’ 등급으로 분류된 이유다.

무태상어, 2020 /사진제공=국립해양생물자원관

상어라고 하면 흔히 사람을 위협하는 무서운 바다 동물을 떠올린다. 무태상어가 사람을 공격한 기록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주로 무리 지어 다니는 고등어나 방어류를 사냥하며, 먼저 자극하지 않는 한 위험도는 낮은 편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 상어가 이번에는 스타가 됐다. 막연한 공포도, 갑작스러운 열광도 상어를 있는 그대로 바라본 결과는 아니라는 점에서 우리가 이 동물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지부터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질문 둘, 왜 나가지 못할까

부캉이가 수로를 떠나지 않는 이유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다만 전문가들은 몇 가지 가능성을 내놓고 있다.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는 것은 수로의 구조다. 상어가 좁은 수로에서 벽과 바닥에 부딪히며 방향을 틀다 보니 출구를 찾지 못했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국립수산과학원 연구진 역시 감각기관이 매우 발달한 상어가 바다보다 훨씬 좁은 공간에 들어오면서 방향 감각에 제약이 생긴 것으로 봤다.

반대로 스스로 머무는 것일 가능성도 있다. 수로의 수심은 3~4m로 얕지만 상어가 헤엄칠 수 있는 수준이고, 숭어와 망성어처럼 먹이가 될 만한 물고기도 있다. 일부 전문가는 출산이나 부상 회복처럼 특별한 이유로 머물고 있을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언급했다.

어느 쪽이든 분명한 사실은 넓은 바다를 오가며 사는 상어에게 좁은 인공 수로는 오래 머물 곳이 아니라는 점이다.

사람에게는 산책로이자 풍경인 수로가 야생동물에게는 빠져나가기 어려운 공간이 될 수 있다. 도로가 숲을 끊어 야생동물의 길을 막듯, 물가에 만든 인공 구조물도 바다 생물의 길을 헷갈리게 만들 수 있는 것이다.

질문 셋, 우리는 어떻게 대해야 할까

북항친수공원 경관수로 /사진제공=부산시설공단

부산시와 국립수산과학원 등 관계기관은 추석 연휴가 끝나는 9월 27일까지 상어가 스스로 나가기를 기다리기로 했다. 그래도 수로에 머문다면 그물을 이용해 바다 쪽으로 유도할 계획이다.

그러나 짚어봐야 할 장면도 있다. 온라인에는 상어에게 먹이로 생닭을 던진 사람이 있었다는 게시물이 올라왔다. 시민이 상어에게 죽은 우럭, 냉동 생선 등을 던졌다는 목격담도 반복되고 있다.

야생동물에게 사람이 주는 먹이는 호의일 수 있지만, 결과까지 좋다는 보장은 없다. 사람이 주는 먹이에 익숙해진 동물은 사람 곁을 떠나지 않게 되고, 그만큼 스스로 살아가는 힘을 잃을 수 있다. 도심 비둘기에게 먹이 주기를 금지하는 조례가 생긴 것도 같은 맥락이다.

바다로 돌아가야 할 상어에게 수로 안 먹이는 오히려 ‘머물 이유’가 될 수 있다.

상어를 캐릭터로 만들고 관광 자원으로 활용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친근한 이미지는 관심을 끌어모으는 데 효과적이지만, 관심이 ‘구경’에서 멈추면 정작 그 동물이 건강하게 원래 서식지로 돌아가는 일은 뒷전이 되기 쉽다.

부캉이가 무사히 바다로 돌아가려면

부캉이가 무사히 바다로 돌아가기 위해 시민들이 할 수 있는 일은 크지 않지만 분명하다. 먹이를 주지 않는 것, 가까이 다가가거나 소리를 내지 않고 조용히 지켜보는 것, 그리고 소식을 나눌 때 과장된 공포나 흥밋거리 대신 정확한 정보를 전하는 것이다.

상어 한 마리가 나타났다고 해서 우리 바다가 변하고 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부캉이가 한때의 화제로 소비되고 잊힌다면, 이번 만남이 던진 질문도 함께 사라진다.

우리가 만든 공간은 야생동물에게 어떤 곳인가. 낯선 생명을 마주했을 때 우리는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는가. 그리고 우리 바다에서는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

부캉이가 바다로 돌아간 뒤에도 이 질문들을 붙잡고 우리 바다를 계속 지켜보는 것, 그것이 한 마리 상어가 우리에게 남긴 진짜 숙제일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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