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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2026 전문대 프레지던트 서밋 Prism ②] 동유럽으로 향하는 국내 산업계...

인공지능(AI)의 급속한 발전이 산업 지형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 글로벌 기업용 생성형 AI 시장은 2030년까지 수천억 달러 규모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며, 제조·헬스케어·금융 등 전 산업에서 AI 도입 속도가...

[2026 전문대 프레지던트 서밋 Prism ②] 동유럽으로 향하는 국내 산업계...

인공지능(AI)의 급속한 발전이 산업 지형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 글로벌 기업용 생성형 AI 시장은 2030년까지 수천억 달러 규모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며, 제조·헬스케어·금융 등 전 산업에서 AI 도입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배터리·반도체·스마트팩토리 등 AI 연계 첨단 제조 분야를 앞세운 한국 기업들의 기술력이 세계 시장에서 새롭게 각광받고 있다. 특히 유럽 시장에서 한국 기업들의 존재감이 커지면서 이를 뒷받침할 실무 인재를 길러내는 국내 직업교육에도 자연스럽게 시선이 쏠리고 있다. AI 시대가 요구하는 현장 중심의 기술 인력, 그 공급 기반으로서 한국의 직업교육 체계가 주목받기 시작한 것이다. 더불어 국내 기업들의 유럽 진출이 가속화되면서 현지에서 통하는 실무 역량을 갖춘 인재 수요도 함께 커지고 있다.

이에 본지는 유럽, 그 중에서도 동유럽 주요국의 직업교육 현황과 국내 기업의 유럽 진출 동향을 짚어보고, 해외 취업을 목표로 한 국내 직업교육 우수 사례를 살펴본다. 나아가 전문대학이 이 흐름 속에서 어떤 역할을 맡을 수 있는지, 단순한 해외 취업 장려를 넘어 우리 직업교육이 AI 시대의 글로벌 산업 기준과 어떻게 접점을 넓혀갈 것인지 국제 협력의 방향과 시사점을 함께 모색한다. <편집자주>

지난해 12월 18~19일 양일간 서울 글래드 호텔에서 열린 ‘2025학년도 연암공대 LGES배터리 트랙반 성과발표회’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암공대)

[한국대학신문 임연서 기자] 국내 산업계가 동유럽에 진출하고 있는 흐름이 수년간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국내 기업의 해외법인과 전문대학이 협력해 학생들의 취업까지 연계하는 사례가 눈길을 끈다. 이러한 사례를 기반으로 향후 국내 주요 전문대학들의 해외 취업 지원, 글로벌 교육과정 운영 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지난해 10월, 폴란드 오폴레(Opole) 주 브제크(Brzeg) 시에 연간 전기차 120만 대 분량의 구동모터코아 생산 능력을 갖춘 공장을 준공했다. 구동모터코아는 전기차 등 모터 내 전기 에너지를 회전 에너지로 변환해 차량을 움직이게 하는 부품이다. 폴란드 공장은 ‘현대기아차의 유럽EV 프로젝트’ 수주를 계기로 건립됐으며 총 941억 원이 투입, 10만㎡ 규모로 지어졌다.

폴란드 공장을 준공함으로써 포스코인터내셔널은 글로벌 구동모터코아(Drive Motor Core) 생산 네트워크를 구축했으며 2030년까지 폴란드 120만 대와 더불어 한국(포항·천안) 250만 대, 멕시코 350만 대, 인도 30만 대 등 연 750만 대 생산체제를 구축한다고 밝힌 바 있다.

친환경 핵심 소재·부품 개발 전문 기업 에코프로는 지난 11월, 헝가리 데브레첸에 약 44만㎡ 부지의 양극재 공장을 준공했다. 양극재는 배터리 (+)극을 이루며, 핵심 요소 중 하나다. 에코프로는 헝가리 정부 지원 등을 토대로 지난 2023년 착공 이후 3년 만에 한국 양극재 기업 최초로 유럽 현지 생산기지를 구축했다.

헝가리 데브레첸 공장에는 양극재를 생산하는 에코프로비엠, 리튬 가공을 담당하는 에코프로이노베이션, 공업용 산소·질소를 생산하는 에코프로에이피 등이 입주했다. 에코프로에 따르면 양극재 연 생산능력(CAPA)은 5만 4000톤으로, 전기차 약 60만 대에 공급할 수 있는 규모다. 이노베이션동에서는 연간 8000톤의 수산화리튬을, 에이피동에서는 시간당 1만 6000㎥의 산소를 생산한다.

넥센타이어는 지난 2019년 체코 자테츠(Žatec)에 타이어 공장을 설립했다. 부지면적 66만㎡, 연간 생산능력 약 1000만 본 규모다. 지난해 기준 현지 인력 약 1200명이 승용차·경트럭용 타이어를 유럽 시장에 공급하고 있다.

유럽공장은 유럽 시장 수요 증가에 대비한 생산 능력·규모 등을 확보하고자 설립됐다는 게 넥센타이어 측 설명이다. 지난 2024년에는 유럽 체코 자테츠 제2공장을 증설해 생산 능력을 높였다.

넥센타이어의 지난 2024년 매출의 약 40%는 유럽이 차지했다. 지난 2019년 5500억 원 수준에서 2023년 최초로 1조 원을, 2024년에는 1조 1000억 원을 돌파하는 등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 연암공대·LG에너지솔루션 협력, 주문식 교육반으로 폴란드 법인 취업까지

= 이러한 가운데 전문대학에서도 국내 대기업의 폴란드 법인에 학생들이 취업한 사례가 있어 교육계에서 주목된다.

국내 공학계열 전문대학인 연암공대가 지난 2019년 개설한 ‘LGES배터리반’은 LG에너지솔루션과의 협약을 통해 탄생한 주문식 교육반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LG화학으로부터 지난 2020년 12월 분사된 LG그룹의 배터리 사업법인이며, 폴란드·캐나다 등 해외 법인이 구축돼 있다. 그중 폴란드(브로츠와프) 전지생산법인은 유럽 주요 자동차 생산업체에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연암공대는 LGES배터리반이 만들어지게 된 계기로 기업의 현장 설비 운영 인력에 대한 수요를 꼽았다. 생산 장비를 체계적·전문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인재가 필요했다는 의미에서다.

연암공대 관계자는 “지난 2017년 하반기에 (구)LG화학 전지본부 폴란드(브로츠와프) 생산 법인이 가동되고 난 후 단순 작업자가 아닌, 배터리 생산 공정과 같은 장치 산업에 있어 PLC(Programmable Logic Controller) 등 생산 장비 등을 관리하는 전문 인력인 ‘현장설비운영 인력(테크니션)’이 필요해 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LG에너지솔루션에서는 한국인 특유의 근면 성실함을 지니고, 초기 생산 공장의 안정화를 이룰 수 있는 역량을 가진 우리 대학 학생들의 교육을 원했다”며 “연암공대에서도 학생 해외 취업과 우수 취업처 취업 등 목표를 기반으로 상호 이익에 부합한다고 판단해, 지난 2019년부터 트랙반을 개설해 운영했다”고 덧붙였다.

교육과정도 대학 교육·현지 실습 교육으로 마련돼 있다. 1학기에는 대학에서 배터리 관련 전문 교육을 받고, 2학기에는 실습 학기제 형태로 현지에서 실습을 진행한다.

1학기의 경우 총 6과목(리튬이차전지개론, PLC심화, 리튬이차전지 생산요소기술, 센서 활용, 생산·품질 관리, 이문화 이해) 15학점으로 구성돼 있다. 2학기의 경우 전극제조공정이해, 전극제조설비실무, 활성화제조공정이해, 활성화제조설비실무, 팩제조설비실무, 조립제조공정이해, 조립제조설비실무 등 총 7과목, 20학점으로 구성돼 있다. 배터리 용어 이해 과목은 하계 계절학기 때 운영된다.

지난 2019년부터 2025년까지 LG에너지솔루션 폴란드 법인에 총 68명이 취업하는 성과를 낳았다. 특히 해당 법인에 취업한 학생들은 동문들이 많이 있어, 현지에 쉽게 적응할 수 있었다고 입을 모았다.

스마트기계공학과 졸업생 조현찬 씨는 “법인 내 동문이 많다는 것 자체가 매우 든든하다. 어렵거나 모르는 부분이 있을 때 편하게 얘기하라며 다가와 주는 동문들이 있어 현지에 더욱 빠르게 적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 2024년에 스마트전기전자공학과를 졸업한 박찬의 씨는 “대기업의 업무 방식 등을 많이 배운 것 같다. 또 동기들도 많이 오다보니, 외로움도 덜한 것 같다”고 전했다.

조현찬 씨는 후배들에게 배터리 생산 공정기술·공정 설비 등에 대한 깊은 관심과 끊임없는 학습 등을 조언했다. 이같은 노력들이 현장에서 더욱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의미에서다. 조 씨는 LG에너지솔루션 폴란드 브로츠와프 법인 설비제어부에서 지난 2023년 9월부터 근무하며, 배터리 전극 생산 설비의 PLC 프로그램과 터치 인터페이스(Touch Interface) 유지보수 등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그는 “배터리의 R&D 영역은 기초까지만 습득해도 충분하니, 배터리 생산 공정기술 또는 공정 설비에 관한 좀 더 깊은 탐구를 추천한다. 물론 배터리의 기초적인 작동 원리와 구조를 이해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현장에서는 공정 관련 스터디가 더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 해외 연수·교육 체계 등 구축으로 해외 취업 지원

= 이와 함께 국내 다수 전문대학들 역시 학생들의 해외 취업 등을 위해 맞춤형 교육과정·취업 지원 등을 하고 있다.

계명문화대는 지난 2023년 영국 런던 ‘웨스트민스터 킹스웨이 칼리지(WKC)’에 해외 거점센터인 ‘계명컬처센터’를 개소한 바 있다. 학생들의 해외현지연수, 글로벌현장학습, 파란사다리 프로그램, 현지학기제, 문화교류 등을 돕는다.

동양미래대 정보통신공학과는 미국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 기업 ‘앤시스(ANSYS)’의 소프트웨어 기반 CAE(Computer-Aided Engineering) 심화교육 체계를 구축했고, 전자기·무선 주파수(RF, Radio Frequency)·레이더·전장 시뮬레이션 전문 인력을 꾸준히 배출하고 있다.

애플(Apple)의 RF Systems Engineering ICT3 포지션에서 RF 시스템 설계 업무를 담당하는 해당 학과의 한 졸업생은 “학부 시절, 고주파 전자장치 등의 시뮬레이터 HFSS 기반의 안테나 구조 최적화 경험이 실무 전환에 직접적인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괄목할만한 해외 취업 성과를 거둔 곳도 있다. 영진전문대는 최근 10여 년간 교육부 대학정보공시 기준 총 1043명이 해외로 취업했으며, 이는 전국 대학 중 최다 성과라는 게 영진전문대 측 설명이다.

이와 함께 다수의 전문대학들이 고용노동부·한국산업인력공단이 주관하는 해외 취업 지원 프로그램인 ‘K-Move스쿨’, ‘신(新)청해진대학’ 운영 대학으로 꾸준히 선정되며 학생들의 글로벌 취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해외 취업에 필요한 직무·어학·현지 적응 교육 등을 제공하고 있다.

동유럽 시장에 한국 기업이 지속적으로 진출하고 있는 만큼, 이러한 상황 속 전문대학 등 직업교육기관이 맞춤형 인력 양성에 힘을 쏟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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