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고위공직자들의 자산 증식 공식이 재편되고 있다. 부동산에 집중됐던 과거와 달리, 주식 특히 해외주식이 핵심 축으로 떠오른 모습이다. 자산을 불리는 방식 자체가 구조적으로 전환되는 국면이다.
26일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에 따르면 재산공개 대상 1903명 가운데 76.1%인 1449명이 자산이 늘었다. 이 중 39.5%는 1억원 이상 증가했다. 전체적으로 자산 증가 비율과 규모 모두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는 "재산공개 대상자의 신고재산 평균 금액은 동일한 재산공개대상자가 직전에 신고한 재산의 평균 대비 약 1억4870만원 증가했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변화는 자산 증가 요인의 중심 이동이다. 부동산이 아닌 금융자산, 그중에서도 해외주식이 핵심 동력으로 부상했다.
대통령실과 국무위원을 중심으로 미국 주식 투자 성과가 두드러졌다. 이장형 대통령 법무비서관은 본인과 자녀 명의로 보유한 테슬라 주가 상승에 힘입어 약 42억원의 자산 증가를 신고했다. 가족 단위로 동일 종목에 투자하는 ‘테슬라 패밀리’ 형태가 확인된 대표 사례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브로드컴 등 미국 빅테크 중심 포트폴리오를 통해 약 4억원대 자산 증가를 기록했다.
대통령실 참모진 역시 알파벳, 엔비디아, S&P500 ETF 등 지수 및 AI 관련 자산 비중을 확대하며 글로벌 투자 흐름을 반영했다. 단순 개인 투자 성향을 넘어 정책 결정자 집단 전반에서 글로벌 기술주 중심 자산 배분이 일반화되는 모습이다.
국내 주식 기반의 자산 증식 흐름 역시 여전히 견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세웅 평안북도지사는 삼성전자 85만주를 보유하며 주식 평가액만 1000억원을 넘어섰다. 자산 증가액도 540억원에 달했다. 고동진 의원 역시 삼성전자 투자로 35억원 이상의 평가이익을 기록했다.
현재 공직자 자산 구조는 ‘국내 대형주 집중형’과 ‘미국 빅테크 분산형’으로 나뉘는 양상이다. 투자 방식과 리스크 관리 전략이 이원화되는 흐름이다.
시장에서는 이를 자산 패러다임 변화의 신호로 해석한다. 과거 부동산이 사실상 유일한 자산 증식 수단이었다면, 현재는 주식, 특히 해외주식이 핵심 축으로 부상했다는 평가다.
다만 부동산 영향력이 약화된 것은 아니다. 국무위원 19명 중 7명이 다주택자였고, 일부는 3주택 이상을 보유했다. 국회의원 역시 62명이 2주택 이상을 신고했다. 오피스텔을 포함해 10채 이상을 보유한 사례도 확인됐다.
자산 구조는 ‘부동산 기반 유지 + 금융자산 확대’의 이중 구조로 재편되는 모습이다.
한편 금융투자업계는 정책 환경 변화 가능성에도 주목한다. 글로벌 자산 투자 경험이 확대될수록 환율, 금리, 자본시장 정책을 바라보는 시각 역시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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