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advertisement
DS 부문 특별성과급 ‘자사주 지급’ 노사 합의
10년 장기 제도화, 주주들 “400조 유증 꼴” 반발
“이해관계자 동의 없는 결정” 지배구조 리스크 우려
[아시아타임즈=이하영 기자] 삼성전자 노사가 총파업 예정 시간을 불과 1시간여 앞두고 극적인 타결의 실마리를 찾았다. 양측은 마라톤협상 끝에 잠정 합의안을 도출하며 가동 중단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피했으나, 시장 신뢰 회복과 주주 반발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0일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경기고용노동청에서 열린 삼성전자 임금협상을 마친 후 여명구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반도체 사업 담당) 피플팀장과 최승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이 잠정 합의안에 서명한 후 손을 맞잡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1일 삼성전자 노사에 따르면 전일(20일) 오후 경기도 수원의 고용노동부 경기지청에서 ‘2026년 임금협상 잠정 합의안’에 서명했다. 이번 합의안의 핵심은 성과급 지급 체계의 다변화다. 노사는 초과이익성과급(OPI) 외에 반도체(DS) 부문에 대한 ‘특별경영성과급’을 별도로 신설해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DS 부문 특별경영성과급은 전액 자사주로 지급된다. 삼성전자 노사는 매각 가능 시점을 3단계(즉시, 1년 후, 2년 후)로 분산하기로 합의했다. 적자 사업부에 대한 페널티 적용은 내년으로 유예됐으며, 특별성과급 제도는 최소 영업이익 달성시 향후 10년간 유지된다. 임금 인상률은 6.2%로 결정됐다. DX 부문에는 600만원 상당의 자사주가 지급되며, 노사는 상생 협력을 위한 재원 조성 계획도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다.
극적 타결에도 불구하고 일부 주주와 시장의 시선은 냉담하다. 특히 소액주주들은 영업이익의 상당 부분이 성과급 및 자사주 보상으로 할당된 점에 대해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주주 연대 측은 이번 합의가 주주 가치를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보고 소송까지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일각에서는 이번 합의를 ‘사실상의 오버행(잠재적 매도 물량) 폭탄’으로 규정한다. 10년 동안 매년 40조원 규모 자사주를 직원에게 준다면, 이는 시장에서 400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계획 발표한 것과 다름없다는 논리다. 주주입장에서는 주주 가치 파괴 행위로 해석될 수 있다. 대한민국 주주운동본부는 이날(21일) 오전 잠정 합의안이 위법이라며 비준시 무효 가처분 신청을 하겠다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는 향후 법적 다툼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성과급 기준 결정이 이사회의 고유 권한인 ‘경영 판단 사항’인 만큼, 주주들이 임시주총 소집을 통해 실제 표결로 결과를 뒤집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른 한편에서는 이번 합의를 10년 장기 계획으로 제도화하는 것은 판례상 문제가 있을 수 있으며, 법적으로 가처분 신청이 가능한 사안이라고 주장한다.
21일 서울 용산구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자택 앞에서 열린 삼성전자 주주 총결집 집회에서 삼성전자 주주단체인 '대한민국 주주운동본부' 관계자들이 손팻말을 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글로벌 고객사들의 신뢰 회복도 시급한 숙제다. 이번 노사 갈등을 전 세계가 지켜본 만큼, 주요 빅테크 기업들은 삼성전자가 안정적인 물량을 확보하고 적기에 공급할 수 있을지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향후 사업 진행에 차질이 없음을 단합된 모습으로 증명해야 하며, 고객 안심을 통한 신뢰 회복에 전력을 다해야 할 상황이다.
특히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번 삼성전자 임단협 과정을 주목하고 있다. 이상목 액트 대표는 “노조는 총투표를 하는데 왜 주주에게는 의견을 묻지 않는지 의문”이라며 “10년 장기 계획을 제도화하는 것은 판례상 문제가 될 소지가 있어 법적 다툼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박주근 리더스인덱스 대표는 “인센티브 지급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노동자의 인센티브가 주주 등 다른 이해관계자들에게도 이득이 된다는 ‘동의의 과정’이 빠져 있다”라며“성과급 지급이 ‘우리 직원들이 더 열심히 일해서 기업 가치를 높이고 주가도 올릴 촉진제 역할을 할 것’이라는 확신과 동의를 주주들에게 구했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좋은 기업은 계속해서 성과를 내는 기업인데, 이번 결정이 기업의 지속 성장에 도움이 되는지에 대해 본질적인 의문이 남는다”고 덧붙였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