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질 GDP 1.7%, 한은 전망 웃돌아
수출 상승 견인·설비 건설 투자 증가
3월 수출이 ‘슈퍼 사이클’에 올라탄 반도체에 힘입어 50% 가까이 증가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사진은 1일 경기도 평택항에 컨테이너가 쌓여있는 모습. /연합뉴스
올해 1분기 국내 경제는 중동 전쟁이라는 대외 악재 속에서 ‘깜짝 성장’을 기록했다. 반도체 수출 호조에 더해 증시 강세가 맞물리며 성장 하방 압력을 상쇄했다.
한국은행이 23일 발표한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속보치)은 전기 대비 1.7%로 집계됐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하면 3.6% 성장했다. 이는 한국은행이 제시한 전망치(0.9%)를 크게 웃도는 수준으로, 직전 분기 대비 성장률 기준으로는 2020년 3분기(2.2%) 이후 5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항목별로 보면 수출이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품목을 중심으로 지난해 4분기보다 5.1% 증가해 성장을 견인했다. 수입은 기계·장비와 자동차를 중심으로 3.0% 늘었다. 다만 수출 증가 폭이 더 커 순수출(수출-수입)의 성장 기여도는 1.1%포인트(p)를 기록했다.
설비투자는 기계류와 운송장비 투자 확대로 4.8% 증가했고, 건설투자도 건물·토목 부문이 모두 늘어 2.8% 증가했다.
민간소비는 의류 등 재화 소비 증가로 0.5% 늘었으며, 정부소비도 물건비 지출을 중심으로 0.1% 증가했다.
소득 측면에서도 개선 흐름이 뚜렷했다.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전기 대비 7.5%,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3% 증가해 생산보다 더 큰 폭으로 개선했다.
실물지표 개선 배경은 지난해 4분기 성장률 급락에 따른 기저효과와 반도체 업황 회복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1분기 반도체 중심 수출 증가율은 2020년 3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코스피가 장중 6500을 돌파한 2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이러한 기대감은 금융시장에도 반영되고 있다.
코스피(KOSPI)는 23일 장중 6529.97를 기록하며 사상 처음 6500선을 돌파했다. 21일부터 사흘 연속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4% 넘게 상승하며 장중 신고가를 기록했고, SK하이닉스도 사상 최대 실적 기대를 반영하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반도체 수출 호조에 따른 기업 실적 기대가 증시로 이어진 모양새다.
다만 경기 회복 온기가 전반으로 확산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국내 반도체 대표 기업을 제외한 코스피 상장사 영업 실적은 정체되거나 둔화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업종 간 양극화가 심화하는 모습이다. 여기에 고유가·고물가·고금리 부담까지 겹치며 중소기업과 서민 체감 경기는 여전히 부진한 상황이다.
한국은행은 인구구조 변화, 양극화 심화, 부동산시장과 가계부채 문제 등으로 국내 경제 성장동력이 약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신현송 신임 총재는 지난 21일 취임사에서 “중동 전쟁 이후 국제유가 상승으로 물가 상방 압력과 경기 하방 압력이 동시에 커졌다”며 “금융시장 변동성과 금융불균형 누증 위험에 대응해 신중하고 유연한 통화정책을 운용하겠다”고 밝혔다.
분기별 경제성장률 추이. 올해 1분기 1.7% 성장했다. /한국은행
한편, 중동 전쟁 영향으로 소비자 경제 심리는 1년 만에 ‘비관적’으로 돌아섰다. 한국은행이 23일 발표한 ‘소비자동향조사’에서 4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9.2로 전월보다 7.8p 하락했고, 하락폭은 지비상계엄 사태가 있던 2024년 12월(-12.7p) 이후 가장 컸다.
/이미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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