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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164개국 찬성한 ‘균등한 세계지도’…미국만 “급진적” 반대표

유엔 총회가 아프리카 대륙의 실제 크기를 보다 정확하게 보여주는 세계지도 사용을 권고했다. 기존 세계지도가 북반구 지역의 면적을 실제보다 크게, 아프리카와 남미 등을 작게 표현해온 만큼 이를 바로잡자는 취지다.

164개국 찬성한 ‘균등한 세계지도’…미국만 “급진적” 반대표

아프리카 비율 정확 ‘이퀄어스’

“기존 왜곡 바로잡는 인지적 정의”

유엔 총회서 사용 권고 결의안

미 ‘역사적 불평등 외면’ 되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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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퀄어스(Equal Earth) 도법으로 제작한 세계지도. 이퀄어스 제공

유엔 총회가 아프리카 대륙의 실제 크기를 보다 정확하게 보여주는 세계지도 사용을 권고했다. 기존 세계지도가 북반구 지역의 면적을 실제보다 크게, 아프리카와 남미 등을 작게 표현해온 만큼 이를 바로잡자는 취지다. 164개국이 찬성했지만 미국은 이를 “급진적 이념 프로젝트”라며 유일하게 반대표를 던졌다.

5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유엔 총회는 전날 기존 메르카토르 도법 대신 면적을 보다 정확하게 나타내는 이퀄어스 도법 등의 사용을 권고하는 결의를 채택했다. 토고가 발의하고 아프리카연합(AU) 회원국들이 지지한 결의안에 한국, 프랑스, 영국, 중국을 비롯해 164개국이 찬성했다. 세르비아·에스토니아·조지아·리투아니아·몰도바·우크라이나 6개국은 기권했고, 미국은 반대했다.

이퀄어스 도법은 2018년 개발된 세계지도 제작법으로, 지구 곡률을 평면에 옮기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왜곡을 줄여 대륙의 상대적 크기를 실제 비율에 가깝게 표현한다. 반면 16세기 플랑드르 지도 제작자 헤라르뒤스 메르카토르가 항해를 위해 고안한 메르카토르 도법은 적도에서 멀어질수록 면적이 확대돼 북미와 유럽 등 지역이 실제보다 크게 나타난다. 그린란드와 아프리카가 비슷한 크기로 보이지만 실제 아프리카의 면적은 그린란드의 약 14배다.

아프리카 국가들은 이런 왜곡을 단순한 기술적 문제가 아니라 세계를 바라보는 방식과 연결된 문제로 보고 있다. 결의안은 지도 왜곡을 바로잡는 것을 “‘인지적 정의’와 ‘기억에 대한 배상’의 행위”로 규정했다. 로베르 뒤세이 토고 외교장관은 표결에 앞서 “지도는 우리가 세계를 이해하는 방식을 형성한다”며 교육과 집단적 인식에 미치는 영향을 강조했다. 장노엘 바로 프랑스 외교장관도 “지도를 바꾼다고 세계가 바뀌는 것은 아니지만 왜곡된 표현을 바로잡는 것은 진실을 실천하는 일”이라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다만 결의안은 메르카토르 도법을 금지하거나 이퀄어스 도법 사용을 의무화하지 않는다. 각국 정부와 교육기관, 언론 등이 더 정확한 지도 사용을 검토하도록 권고하는 수준이다.

미국은 결의안에 담긴 문제의식에 이견을 보이며 반대했다. 미국은 이번 결의안이 “‘배상’과 ‘인지적 정의’를 내세우는 보다 광범위한 급진적 이념 프로젝트”의 일부라고 주장했다. 미국 측 대표는 유엔이 국제 평화와 번영, 국가 간 관계 같은 현안에 집중해야 하는데도 “16세기의 지도와 그것이 배상과 인지적 정의를 촉진하는 역할”을 논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이런 이념적 의제와 관련된 결의안이 유엔 활동을 방해하는 “따개비”와 같다며 유엔의 신뢰도를 떨어뜨린다고 주장했다.

미국이 유엔에서 역사적 불평등과 배상 문제를 둘러싼 결의안에 반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미국은 지난 3월 대서양 노예무역을 ‘인류에 대한 가장 중대한 범죄’로 규정하고 배상을 촉구한 유엔 총회 결의안에도 반대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취임 직후 유엔 산하 기구들에 ‘DEI(다양성·형평성·포용성)’와 ‘젠더 이데올로기’ 관련 정책을 추진하지 말라는 취지의 경고를 보낸 바 있다. 이번 지도 도법 관련 결의 반대 역시 역사적 불평등이나 배상 문제를 국제기구의 의제로 다루는 데 거리를 두는 트럼프 행정부의 기조와 맞닿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영문번역(English Transl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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