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8월 11일(현지시간) 프랑스 헌법위원회. AFP=연합뉴스
프랑스의 헌법 재판기관인 헌법위원회가 14일(현지시간) 15세 미만 청소년의 소셜미디어(SNS) 이용을 금지하는 법안이 헌법에 위배된다고 판단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프랑스 헌법위원회가 15세 미만 청소년의 SNS 이용을 금지하는 법 조항에 위헌 결정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헌법위원회는 해당 법 조항이 “15세 미만 청소년의 표현 및 의사소통의 자유에 대해 적절하지 않고, 필요하지 않으며, 비례적이지 않은 침해를 가한다”고 판단했다. 미성년자를 SNS의 위험으로부터 보호한다는 입법 취지와는 별개로, 15세 미만의 SNS 이용을 일률적으로 금지하는 방식은 기본권을 과도하게 제한한다고 본 것이다.
헌법위원회는 또 정부가 접근을 제한하려는 SNS 가운데에는 “미성년자의 건강과 안전에 대한 위험이 입증되지 않은 플랫폼도 포함돼 있다”고 지적했다.
연령 확인 시스템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특정 연령대의 SNS 이용을 금지하려면 성인을 포함한 모든 이용자가 서비스 이용 전에 연령을 증명해야 하는 만큼 사생활 보호 원칙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헌법위원회는 “15세 미만 미성년자가 특정 온라인 서비스에 접근하는 것을 금지하려면 성인을 포함한 모든 이용자가 해당 서비스에 접근하기 전에 자신의 연령을 증명해야 한다”며 “그러나 입법부는 이러한 연령 증명이 어떤 조건과 범위에서 이뤄져야 하는지를 구체적으로 규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이에 따라 해당 요건을 준수하면서도 필요한 법적 보호장치를 마련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헌법위원회는 SNS의 위험으로부터 청소년을 보호할 필요성 자체를 부정하지는 않았다. 이에 따라 정부와 의회가 기본권 침해를 최소화하는 보다 정교하고 제한적인 방식으로 법안을 다시 설계할 경우 SNS 규제가 가능하다는 여지를 남겼다.
이재명 대통령(왼쪽)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지난 6월 16일 에비앙레뱅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초청국 환영행사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 뉴스1
앞서 프랑스 상·하원은 지난달 21일 해당 법안을 통과시켰다. 법안이 시행되면 새 학기가 시작되는 9월 1일부터 15세 미만 청소년은 SNS 계정을 개설할 수 없게 된다. 기존 계정은 폐쇄하되 플랫폼에는 4개월의 유예 기간을 주기로 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결정으로 법안 수정을 정부에 지시했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에게는 타격이 됐다”고 평가했다. 프랑스 대통령실인 엘리제궁은 곧바로 성명을 내고 “대통령은 총리에게 헌법위원회의 결정과 유럽의 법적 틀을 고려해 가능한 한 조속히 견고한 법안 초안을 마련할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엘리제궁은 이어 “이를 바탕으로 임기 종료 시까지 우리 아이들을 SNS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방안과 수단을 결정하는 건 대통령, 정부 및 국회의 몫이 될 것”이라며 “내년 봄까지 이 개혁을 성사하겠다는 대통령의 결의는 여전히 확고하다”고 강조했다.
전민구 기자 jeon.ming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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