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번가, 징둥월드와이드에 6월 전문관 오픈
물류·통관·CS 전담 원스톱 솔루션 구축, 셀러 해외 진출 지원
G마켓·네이버·쿠팡도 제휴·인수·직진출로 해외 판로 확대
2026년 4월 14일 서울 중구 연세 세브란스 빌딩에서 진행된 ‘글로벌 비즈니스 사업설명회’에서 11번가 신현호 전략그룹장이 ‘징둥닷컴’과 함께하는 중국 역직구 사업 구조와 지원 정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11번가
국내 이커머스 업계가 K-역직구를 새로운 성장 축으로 내세우며 해외 판로 경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등 C-커머스 공세로 국내 시장 경쟁이 치열해진 가운데, K-뷰티·식품·패션에 대한 해외 수요를 발판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돌파구를 찾는 움직임이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11번가는 중국 징둥닷컴의 크로스보더 플랫폼인 징둥월드와이드에 6월 중순 ‘11번가 전문관’을 열고 국내 판매자 상품의 중국 역직구 판매를 본격화한다고 15일 밝혔다.
연내 입점 셀러 수를 1000개 이상으로 늘리고, K-뷰티와 건강기능식품 등 전략 카테고리 매출도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번 사업의 핵심은 판매자 부담을 낮춘 원스톱 운영 구조다. 판매자는 상품을 11번가 물류센터에 입고하면 되고, 이후 해상운송과 통관, 중국 내 배송, 고객 응대(CS), 마케팅, 세금 처리까지 11번가가 맡는다. 상품 등록도 셀러오피스와 자동 연동돼 별도 복잡한 절차를 줄였다.
중국 자회사 연길11번가는 현지 소비자 분석과 광고·프로모션, 고객 응대까지 지원한다. 11번가는 서비스 개시 직후 징둥닷컴의 ‘618’ 행사와 11월 광군제 등 대형 쇼핑 행사와도 연계해 초반 물동량을 확대할 계획이다. 14일 열린 사업설명회에는 170여개 브랜드사가 참석했으며, 회사는 뷰티·가공식품·건강기능식품·유아용품 등을 중심으로 역직구 판매자를 상시 모집하고 있다.
11번가의 중국 역직구가 처음은 아니다. 2018년에도 징둥월드와이드에 전문관을 열었지만, 당시에는 물류와 마케팅 지원이 충분하지 않았고 대외 환경도 우호적이지 않아 안착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번에는 물류·통관·고객응대·마케팅을 묶은 통합 지원 구조를 앞세워 재도전에 나섰다는 점이 다르다.
다른 플랫폼들도 각기 다른 방식으로 해외 확장에 나서고 있다. G마켓은 신세계그룹과 알리바바의 합작법인을 토대로 라자다와 연동한 셀러 상품을 동남아 5개국에 우선 판매하고 있다. 이후 유럽과 남미, 미국 등 200여개국으로 판로를 넓힌다는 구상이다.
알리바바의 글로벌 물류망과 AI를 활용해 번역, 마케팅, 관세, 고객 응대 같은 역직구 장벽을 낮추고, 60만 셀러가 보유한 2000만개 상품을 해외에 내보내는 구조다.
네이버는 해외 개인 간 거래(C2C) 플랫폼 투자와 인수를 통해 북미·유럽 중심의 글로벌 생태계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포쉬마크, 베스티에르 콜렉티브, 왈라팝 등을 축으로 한국 패션·뷰티 상품의 노출 접점을 넓히고 AI 검색과 이미지 인식, 라이브 커머스 기술을 접목해 현지 이용자 접근성을 높이고 있다.
쿠팡은 역직구 플랫폼보다는 현지 직진출 전략에 무게를 두고 있다. 대만에서는 로켓배송 기반 이커머스 사업을 확대하며 빠른 배송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대만 전국의 약 70%를 자체 물류망으로 커버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쿠팡이츠의 현지판인 로켓나우를 도쿄와 오사카 등으로 확장 중이다. 글로벌 럭셔리 플랫폼 파페치를 통해 약 190개국을 상대로 명품 유통도 병행하고 있다.
업계가 해외 시장에 주목하는 배경에는 한류 확산과 K-소비재 수요 확대가 있다. 다만 과제도 적지 않다. 11번가와 G마켓의 제휴형 모델은 초기 진입 비용을 낮추는 데 유리하지만, 장기적으로는 고객 데이터 확보와 브랜드 통제력 측면에서 한계를 드러낼 수 있다. 중국의 애국소비 기조와 수입품 규제, 통관 절차 강화도 변수다.
K-역직구 경쟁은 단순한 해외 판매 채널 확대를 넘어 누가 물류와 마케팅, 데이터, 현지 운영 역량을 함께 확보하느냐의 싸움으로 옮겨가고 있다. 11번가와 징둥닷컴의 이번 협업은 국내 이커머스의 플랫폼 제휴형 해외 진출 모델이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를 가늠할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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