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매출·영업이익 모두 40% 성장···AI 인프라 확대 효과
친환경 자회사 매각 등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본격화
AI 중심 포트폴리오 전환 속도
[시사저널e=김희진 기자]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에 나선 SK에코플랜트가 실적 성장을 통해 체질 개선 효과를 드러내고 있다.
환경사업을 축소하는 대신 인공지능(AI) 인프라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재편하면서 수익 구조가 빠르게 변화하는 모습이다.
SK에코플랜트 연간 실적 추이.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 AI 인프라 사업 강화에 수익 구조 개선…매출·영업이익 40% 증가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에코플랜트는 지난해 연결기준 3159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이는 전년(2261억원) 대비 39.7% 늘어난 규모다. 매출액 역시 2024년 8조7346억원에서 지난해 12조1916억원으로 39.6% 증가했다.
이 같은 실적 성장의 배경에는 AI 인프라 사업 포트폴리오 강화가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SK에코플랜트는 ‘AI 인프라 설루션 공급자(AI Infra Solution Provider)’로서 반도체·데이터센터 전반을 아우르는 경쟁력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반도체 제조시설 및 AI 데이터센터 EPC(설계·조달·시공) 전문성은 물론 반도체 공정에 필수적인 소재, 가스 공급과 메모리 모듈 제품 제조, 유통과 사용 후 자원 순환관리까지 AI 인프라 산업 전반의 밸류체인을 확보했다는 게 SK에코플랜트 측 설명이다.
실제로 지난해 반도체·AI 인프라 구축(Hi-tech), 반도체 가스·소재(Gas & Material), 메모리 모듈 제조 및 재활용(Asset Lifecycle)에서의 매출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6.8%에 달한다.
사업 부문별로 살펴보면 반도체 가스·소재 부문의 영업이익 성장세가 눈에 띄었다. 지난해 해당 부문 매출은 3856억원으로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2%에 그쳤지만 영업이익은 796억원으로 전년(132억원) 대비 6배 이상 증가했다. 전체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5.2%, 영업이익률은 20.6%로 집계됐다.
전체 매출의 42.3%를 차지하는 반도체·AI 인프라 구축 부문의 영업이익률이 1.4%인 것과 비교하면 확연히 높은 수익성이다.
부채비율은 2024년도 말 233%에서 지난해 말 192%로 감소하며 재무건전성도 개선됐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AI 인프라 사업 신규매출 증가, 청주 M15X 및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본격화, 반도체 관련 자회사 실적 등이 반영되면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각각 40%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 환경사업 정리 및 AI 전환 주력…포트폴리오 리밸런싱 속도
SK에코플랜트는 2021년 기존 SK건설에서 사명을 변경하며 친환경·에너지 중심 경영으로의 전환을 선언했다.
이후 대규모 차입과 재무적 투자자(FI) 자금을 유치해 2020년 리뉴어스를 시작으로 약 2년 동안 4조원을 투입하면서 친환경 기업들을 적극적으로 인수했으나 낮은 수익성과 재무건전성 악화로 부담이 누적됐다.
이에 2024년부터 ‘선택과 집중’ 전략에 따라 사업 리밸런싱을 추진했고 지난해 8월 리뉴어스, 리뉴원, 리뉴에너지충북 등 환경 자회사 3곳을 약 1조7800억원에 매각하며 구조 재편을 본격화했다. 기존 친환경 사업 비중을 축소하는 대신 AI·반도체 등 첨단 산업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는 흐름이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그룹 차원의 리밸런싱 기조에 맞춰 반도체와 AI 등 성장성과 안정성이 높은 첨단 산업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핵심 사업에 역량을 집중해 사업 구조를 재편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사업 재편은 건설업 기반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첨단 산업 중심의 수익 구조를 구축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기존 환경사업이 수익성과 재무 부담 측면에서 한계를 드러낸 반면 반도체·AI 인프라 사업은 상대적으로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사업 무게추가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그룹 내 반도체 계열사와의 연계를 통해 안정적인 수주 기반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환경사업은 투자 대비 수익 회수 기간이 길고 변동성이 커 수익성 관리가 쉽지 않은 반면, 반도체·데이터센터 등 AI 인프라 사업은 고부가가치 영역으로 수익성 확보가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며 “특히 그룹 내 반도체 계열사와의 연계를 통해 안정적인 수주 기반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사업 구조 전환의 실효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결국 SK에코플랜트의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이 단기 실적 개선을 넘어 중장기 수익 구조 안정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향후 실적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환경사업 축소 이후 AI 인프라 중심 사업이 실질적인 캐시카우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고수익 사업 비중을 얼마나 빠르게 확대할 수 있을지가 향후 기업 가치와 시장 평가를 좌우할 핵심 변수로 꼽힌다.
SK에코플랜트는 올해도 AI 확장에 따른 반도체 및 AI 데이터센터 수요가 지속 확대되면서 AI 인프라 솔루션이 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반도체 팹 구축의 핵심 파트너로 자리매김했고 MEP(기계·전기·배관)이 결합된 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에서도 입지를 확장하는 중”이라며 “지난해 편입된 소재 계열 자회사 실적이 100% 반영되는 것도 긍정적 요소”라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