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CXO연구소가 6일 ‘1996~2025년 국내 1000대 상장사 매출 분석’ 결과에 따르면, 국내 1000대 상장사의 연간 매출이 사상 처음으로 2000조원을 돌파했다. [사진=뉴시안]
[뉴시안= 이태영 기자]국내 1000대 상장사의 연간 매출이 사상 처음으로 2000조원을 돌파했다. 2008년 1000조원대에 진입한 이후 17년 만에 이룬 성과다. 이 가운데 삼성전자는 24년 연속 매출 1위를 유지하며 국내 기업 지형의 ‘정점’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기업분석 전문기관인 한국CXO연구소는 6일 ‘1996~2025년 국내 1000대 상장사 매출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대상은 금융감독원 사업보고서 기준 매출 상위 1000개 상장사(금융·지주사 포함)로, 개별(별도) 재무제표 기준으로 집계됐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1000대 상장사의 총매출은 2092조원으로, 전년(1997조원) 대비 약 95조원(4.8%) 증가했다. 전체 기업 중 613곳의 매출이 증가하며 외형 성장세가 확연히 나타났다.
국내 상장사 매출 규모는 1996년 390조원 수준에서 2008년 1197조원으로 처음 1000조원을 넘어섰고, 2018년에는 1537조원으로 확대됐다. 이후 2019~2020년 일시적 감소를 거쳤지만 2021년 이후 다시 상승세로 전환, 지난해 마침내 2000조원 시대를 열었다.
개별 기업 중에서는 삼성전자가 단연 두각을 나타냈다. 지난해 별도 기준 매출은 238조원을 넘어서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고, 연결 기준 역시 333조원을 돌파해 사상 최대 실적을 동시에 경신했다. 삼성전자는 2002년 매출 1위에 오른 이후 지난해까지 24년 연속 선두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래픽=한국CXO연구소]
삼성전자의 영향력도 여전히 압도적이다. 지난해 1000대 기업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1.4%로, 단일 기업 기준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매출 ‘허리층’도 두터워졌다. 지난해 매출 1조원을 넘는 이른바 ‘1조 클럽’ 기업은 255곳으로 집계돼 역대 두 번째로 많았다. 광동제약을 비롯해 에이피알, 실리콘투, 신원, HK이노엔 등이 처음으로 1조 클럽에 진입했다.
또 매출 10조원 이상 ‘10조 클럽’ 기업도 40곳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삼성중공업과 고려아연은 각각 재진입과 신규 진입에 성공했다.
기업별 증감도 뚜렷했다. SK하이닉스는 전년 대비 55% 넘는 성장률을 기록하며 매출이 가장 크게 늘었고, 삼성전자 역시 10조원 이상 증가했다. 반면 삼성SDI, 대우건설, LG화학, 삼성E&A 등은 매출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지난해 매출 상위 10개 기업 순위에도 변화가 있었다. 1위 삼성전자, 2위 한국전력공사에 이어 SK하이닉스가 3위로 올라섰다. 현대자동차와 기아는 각각 4위와 5위를 기록했다. 이어 현대모비스, 한국가스공사, S-Oil, 삼성생명, LG전자가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이 중 삼성생명은 전년 12위에서 9위로 뛰어오르며 상위권에 새롭게 진입했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장은 “국내 상장사 매출이 2000조원을 돌파한 것은 외형 성장의 새로운 분기점”이라며 “향후 2~3년 내 삼성전자를 제외하고도 매출 100조원을 넘는 기업이 2~3곳 추가로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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