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오늘 '과몰입클럽' 썸네일 갈무리.
넷플릭스 ‘참교육’이 글로벌 1위 순위를 지키고 화제성 역시 1위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미디어오늘 기자와 콘텐츠 전문가들이 모여 드라마 ‘참교육’의 글로벌 흥행 요인을 분석했다. △사적 제재의 카타르시스 △교권 붕괴라는 시의성 △조연들의 연기력 등이 맞물려 글로벌 1위권을 달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약자를 보호하기 위한 법적 장치가 드라마 속 빌런의 무기로 쓰인다’는 비판도 동시에 나왔다.
넷플릭스 드라마 ‘참교육’이 공개 직후 글로벌 비영어권 1위를 기록하며 ‘오징어 게임을 넘을 수 있느냐’는 궁금증이 나오고 있다. 유럽, 영국 등 보수적인 해외 시장에서도 상위권을 달리고 있다. 미디어오늘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과몰입클럽’은 첫 번째 방송에서 이 드라마를 집중 분석했다. 원순우 굿데이터코퍼레이션 대표, 정민경·금준경 미디어오늘 기자, 임수연 전 씨네21 기자가 참여했다.
“70년대 영화 ‘더티 해리’부터 이어진 공식…거기에 교권 붕괴 현실까지 만났다”
임수연 기자는 ‘참교육’의 흥행을 두고 사적 제재, 시원한 액션, 정의로운 응징 등 흥행 공식이 다시 한번 증명된 작품이라고 봤다. 이 흥행 공식의 원조를 임 기자는 1970년대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영화 ‘더티 해리’에서부터 찾았다. ‘더티 해리’는 주인공 형사 칼라한이 어려운 고비를 물리치고 연쇄살인범을 체포하지만 부패한 상관은 범인을 석방시키고, 칼라한은 범인을 고문한 혐의로 고소된다. 이에 분개한 칼라한은 죽음을 무릅쓰고 범인과 싸우다 그를 사살하는 줄거리의 영화다. 임 기자는 “기존 사법 체계로 해결되지 않는 문제를 사적 제재로 응징하는 스토리는 수십 년 동안 반복됐다”며 영화 ‘베테랑2’, ‘모범택시’, ‘지옥에서 온 판사’ 등을 언급했다.
여기에 ‘참교육’은 시의성이라는 요소를 더했다.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 어린이집 교사 과로 사망 등 실제 사건을 촘촘하게 녹여냈다. 정민경 기자는 “‘아동학대 신고 건수는 1만1천여 건인데 실제 기소율은 1%도 안 된다’는 대사가 나온다. 뉴스 기사였다면 많은 이들이 클릭하지 않았을 내용인데, 드라마 안에서 들으면 ‘우리 지금 이거 바꿔야 하는 거 아니야?’로 바로 연결된다”고 짚었다.
글로벌 흥행의 또 다른 이유: 조연들의 연기
원순우 대표는 화제성 데이터를 근거로 조연들의 역할을 강조했다. 출연진 화제성 순위에서 주연인 김무열, 진기주 외에도 이봉준(조규철), 최자운(우진이), 박지연(우진이 엄마) 등 조연 배우들이 수십~수백 계단씩 급등했다. 원순우 대표는 “이봉준 씨는 그동안 여러 작품에서 조연으로 활동했지만 이번에 완전히 재발견됐다. 앞으로 TV에서 정말 많이 보게 될 것”이라고 원 대표는 말했다. 또 아역 배우 최자운(극 중 우진이)과 학부모 빌런 역의 박지연도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고 짚었다.
임수연 기자는 이를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의 구조적 특성과 연결했다. 임 기자는 “제작비 상승으로 캐스팅이 점점 보수적으로 가는 추세인데, 넷플릭스 오리지널은 상대적으로 과감한 캐스팅을 하며 신진 배우들을 발굴하고 있다. 이 작품은 예전 ‘학교’ 시리즈처럼 무명 배우 발굴의 장이 됐다”고 전했다.
▲넷플릭스 '참교육' 티저예고편 가운데 갈무리.
동시에 ‘참교육’에 대한 비판적 시각도 나왔다. 임수연 기자는 뉴스엔 황지민 기자가 쓴 리뷰 기사 <‘진짜 참교육’은 어디로? 국가 권력이 된 K-사이다의 역설>(6월16일)을 인용하며 이 지점을 짚었다. 해당 기사는 “촉법소년이라는 보호 장치, 학생 인권이라는 언어, 미투라는 고발 형식이 모두 악용되는 무기로 호출된다”며 “약자를 보호하기 위해 마련된 장치들이 번번이 선량한 이를 해치는 흉기로만 그려질 때, 그 장치 자체에 대한 불신이 행간에 밴다”고 비판했다. 임 기자는 여기에 “‘가짜 미투’도 중요한 문제지만, 그 앞에 쌓여온 모든 맥락을 지우고 악용 사례만 에피소드에 담으면 맥락 자체가 지워진다. 그 결과 약자를 억압하는 방향으로 귀결될 수 있다”고 전했다.
금준경 기자는 “학폭위 장면이 지나치게 일방적으로 그려진다. 가장 극단적인 사례만 가져와 ‘이 사건은 이렇게 정의돼야 한다’고 잘못 오인될 수 있다. 드라마가 공론장을 열었다면, 그 이후 바로잡는 건 저널리즘의 몫”이라고 덧붙였다. 원순우 대표는 “이 드라마를 보는 주 시청층은 졸업한 성인들이다. 실제 학생들이 보고 어떻게 반응하는지가 제일 궁금한데, 물어볼 수가 없다는 게 답답하다”고 했다. 드라마가 학생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만, ‘19금’인 상황을 짚은 것이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한국 드라마 TOP10, 절반이 학폭물
원순우 대표는 국내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화제성 상위 10개 작품을 분석한 자체 데이터를 공개했다. 1위 오징어 게임, 2위 지금 우리 학교는, 3위 폭싹 속았수다, 4위 오징어 게임 시즌2에 이어 참교육이 5위권 진입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10개 작품 가운데 ‘폭싹 속았수다’를 제외한 나머지 모두에 폭력 코드가 있었고, 그중 5편이 학교폭력을 심각하게 다뤘다.
임수연 기자는 “실제로 해외 저널리스트들과 얘기해보면 한국 콘텐츠가 굉장히 폭력적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올드보이’부터 시작해 넷플릭스로 유명해진 드라마까지 장르물 위주로 알려졌기 때문”이라며 “한국 영화나 드라마가 다루는 주제는 훨씬 다양한데, 해외에서 히트하거나 기대하는 것이 폭력 장르에 고정되는 것 같은 생각도 들어 아쉽다”고 전했다. 원 대표는 “‘참교육’을 통해 한국이라는 나라가 교육 문제로 시끄럽고, 교육부가 움직이고, 실제 변화가 생긴다는 스토리가 더해져 이것까지 전 세계적으로 화제가 된다면, 그 자체로 국가 브랜드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과몰입클럽’은 미디어오늘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로, 드라마·미디어·콘텐츠 산업을 깊이 있게 다루는 패널 토크 프로그램이다. 매주 금요일 4시 미디어오늘 유튜브를 통해 방송된다. 이날 방송에서는 ‘참교육’에 대한 분석과 함께 최근 위기 속에 있는 JTBC의 드라마 경쟁력을 데이터로 짚으며, ‘만들수록 손해’라는 말이 나오는 제작 현장의 목소리도 짚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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