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정점식 원내대표가 23일 국회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의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 사건 항소심 무죄 선고와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오세훈 서울시장이 23일 ‘명태균 여론조사 대납 의혹’ 사건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자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즉각 엇갈린 반응을 쏟아냈다.
오 시장이 소속된 국민의힘은 일제히 항소심 결과를 환영했다. 장동혁 대표는 페이스북에 “사필귀정”이라며 이재명 대통령이 과거에 했던 “검사들이 되도 않는 것을 기소하고, 무죄가 나오면 면책하려고 항소·상고해서 국민에게 고통을 주고 있다”는 발언을 인용했다. 장 대표는 “되도 않는 것을 기소한 특검이 책임져야 한다. 되지도 않을 대법원 상고 즉각 포기해야 한다”며 “재판을 받아야 할 범죄자는 바로 이재명 대통령”이라고 썼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집권 여당이 선고 하루 전까지도 법사위원장의 권한을 이용해 법원을 겁박하고 유죄 판결을 압박하는 상황 속에서도 철저히 법리와 증거에 따라 정의와 양심을 지킨 재판부”라고 평가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인 서영교 민주당 의원이 전날 기자회견을 열어 “법원은 오세훈 시장에게 징역형을 선고해주시기 바란다”고 촉구한 걸 직격한 것이다.
정 원내대표는 그러면서 “(영부인) 김혜경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이 대법원에서 1년 5개월째 계류돼 있고, 김용 (민주연구원 수석부원장)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은 1년 8개월째 재판 중”이라며 “대법원은 권력 외압에 굴하지 말고 오세훈 최종심 선고에 앞서 김혜경·김용 재판부터 매듭지을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박충권 수석대변인은 “표적을 정해 잡도리 식으로 시작한 별건 수사의 결과물”이라며 수사·기소를 한 민중기 특검팀을 직격했다.
유의동 의원은 페이스북에 “운개견일(雲開見日)”이라며 “진실은 더디게 올지언정 결코 길을 잃지 않는다”고 썼다. 6·3 지방선거 당시 오 시장 캠프에서 일한 김재섭 의원은 건물 천장의 불빛을 가리키며 오 시장과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며 “별의 순간”이라는 문구를 적었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대권에 가까운 정치인을 평가할 때 쓰던 “별의 순간”을 인용한 것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23일 서울 도봉구 서울아레나 공사현장을 방문, 현장을 둘러본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오 시장 오른쪽은 국민의힘 김재섭 의원.연합뉴스
유승민 전 의원은 “서울시를 위해서도, 보수를 위해서도 잘된 일”이라며 “서울시민을 위해 더 열심히 일해주시고, 보수 재건의 길에 함께 하길 기대한다”고 했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은 “김민석 민주당 대표, 서영교 법사위원장 같은 민주당 정치인들의 노골적이고 저질스러운 압박에 굴하지 않고 1심 판결을 바로잡은 것은 다행”이라고 했다. 명태균씨 관련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으로 경찰 수사를 받은 뒤 무혐의 처분을 받은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페이스북에 “‘명태균 게이트’라는 것을 키워 민주당의 칼을 빌어 차도살인을 꾀하던 자들이 있었다”며 의미심장한 내용을 썼다.
민주당은 즉시 반발하며 유감을 표했다.
김민석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 소방공무원 간담회 뒤 기자들에게 “정치적 판결이 아니어야 하는데 매우 우려스럽다”며 “대법원의 엄정한 기회가 남아 있으니 엄정한 판단을 기대하고 지켜보겠다”고 했다. 김 대표는 그간 “서울시장 (보궐)선거는 99.99% 있다”며 오 시장이 유죄 판결을 받을 것이라고 장담해왔다. 한병도 원내대표는 페이스북에 “항소심 재판부 판결에 유감을 표한다”며 “특검은 즉각 상고하여 항소심 재판부의 법리 오인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영배 서울시당위원장은 페이스북에서 “돈이 오갔지만 무죄라는 것은 ‘술은 마셨지만 음주운전이 아니다’는 식의 원님 재판”이라며 “사법 개혁이라는 말조차 꺼내기 어려울 수준의 사법 파괴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썼다.
범여권에선 대법관 재제청 문제로 대치 중인 조희대 대법원장을 향한 날 선 반응도 나왔다. 조국 조국혁신당 혁신정책연구원장은 페이스북에 “조희대 탄핵 등 사법 개혁을 단호히 추진하지 않은 후과”라고 썼고, 민주당 강경파인 이성윤 의원은 “조희대 법원이 보름 만에 윤석열에 이어 오세훈에게도 무죄 면죄부!”라는 글을 올렸다. 다만 박성준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기자들에게 “(오 시장 판결을) 대법원장과 직결시키기에는 무리가 있다”며 “재판부와 (대법원장의) 상관관계, 인과관계는 저희가 알 수 없는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민주당에선 부동산 세제개편안과 전월세난 등으로 서울 민심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내년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맞닥뜨리지 않게 될 가능성이 커진 데 대해 “일단은 큰 부담이 덜어진 면도 없지는 않다”(지도부 관계자)는 말도 나왔다.
김나한·오소영·류효림 기자 kim.na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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