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정 정치부 차장
감액 추경이라는 단어를 처음 접했던 것은 2013년이었다. 경기도 세수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는 취득세가 예상보다 걷히지 않으면서 가용재원이 줄어들어서였다. 이 상태로라면 이듬해인 2014년 가용재원은 ‘마이너스’로 더 위축될 수밖에 없다는 위기감이 커졌다. “내년 무상급식 예산은 전액 삭감할 수밖에 없다”, “광교로의 도청사 이전은 물 건너갔다”는 이야기마저 나왔다.
그때도 취득세 일변도의 도 재정은 구조가 근본적으로 취약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인구 1천400만명대의 전국 최대 광역지방정부임에도, 부동산 시장에 찬바람이 불면 도 살림은 어김없이 맥을 못추었다.
잠시 불었던 열풍은 사라지고 시장에 다시 긴 겨울이 찾아오자 도 재정이 또 다시 위축됐다. 기금, 지방채 여러 수단을 동원하고 2년 연속 감액 추경을 단행했다. 역시나 근본적 원인은 부동산 경기에 크게 좌우될 수밖에 없는 취약한 세입 구조다.
다만 달라졌다고 느끼는 것은 도 재정에 대한 외부의 시선이다. 도 사정에 밝지 않고 경기지역에 살지도 않는 이가 어느 날 “경기도 재정이 그렇게 어려워요?”라고 물어 매우 놀랐다. 오랜 시간 도 재정의 어려움과 구조의 취약함을 기사로 써왔지만, 그런 질문을 받아본 게 처음이었다.
도 재정이 정말 위기인지를 두고 중앙 정치권에서 공방이 오가고 지방 재정의 구조적 결함을 보완해야 한다며 관련 입법이 이어지는 일도 다소 낯설다.
대통령이 탄생한 경기도이지만, 아마 추미애 도지사는 당선일 기준 역대 도지사 중 가장 전국적으로 지명도가 높은 인사일 것이다. 직전까지 최다선 국회의원이었던데다 당 대표와 법무부 장관,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을 역임하며 전 국민의 뇌리에 박혔다. 지금도 말 한마디, 한마디가 뉴스다.
상황은 그대로이고 문제의 근원도 달라진 게 없는데, 시선과 태도가 달라진 것은 아마 ‘추미애라서’일지도 모른다. ‘추미애 효과’가 재정 면에선 허울뿐인 도의 실상을 알리고 해묵은 문제를 풀어내는 원동력이 되길 바란다.
/강기정 정치부 차장 kanggj@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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