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모델링 사업이 진행중인 영통 8단지 전경. 2026.11.2 /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
경기도 남부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지 인근의 전월세 가격이 불안하다. 수원시 영통구가 대표적이다. 주거난 해소를 위한 도시정비가 탄력을 받으면서 전세는 씨가 마르고 월세도 치솟아 임차인들이 낭패하고 있는데,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도내 곳곳에서 유사한 현상이 간취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영통구의 평균 아파트 월세 가격이 지난해 9월 153만4천원에서 올해 9월에는 177만1천원으로 15.4% 올랐다. 같은 기간 경기도 평균 아파트 월세는 108만8천원에서 118만3천원으로 8.7% 상승했다. 지난 2일 기준 도내 전체 아파트 전세물건은 1만2천753개, 월세물건은 8천265개로 1년 전보다 전세는 36.1%, 월세는 40.0% 감소했다. 정비사업이 활발히 진행 중인 수원 영통과 용인 수지는 1년 새 전세물건이 각각 34.0%, 9.7% 감소했는데 월세도 비슷한 추세다.
올해 3분기 기준 도내에서 재개발·재건축·주거환경 개선을 포함한 일반 정비구역은 총 250곳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1% 증가했다. 인구 유입에 따른 도심 확장과 주거 수요 확대, 주택 노후화 등 다양한 요인이 맞물린 결과이다. 도내 정비사업지 중 관리처분인가가 난 단지는 30곳이다. 관리처분인가는 재개발·재건축 사업에서 조합원의 기존 자산과 새 아파트 분양권을 확정하고, 이주·철거·착공을 가능하게 하는 핵심 행정 절차로 기존 주택을 허무는 착공 직전 단계이다. 경기 남부 반도체 벨트에 속한 수원 영통과 용인시에서는 재개발·재건축보다 속도가 빠른 리모델링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문제는 정비사업으로 신규 주택을 지으려면 기존 주택을 철거해야 한다는 점이다. 철거 이후 준공까지 평균 3년이 소요되는 만큼 이주민 거처 마련이 필수적이지만, 대규모 이주에 대비한 지자체 차원의 주거 안정 지원은 유명무실하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정부의 공급 확대 속도전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택지조성·인허가·착공 기간의 획기적 단축을 지시했다. 정부는 올해부터 2030년까지 5년 동안 수도권에 역대 최대인 150만호 이상을 공급할 계획이어서 대규모 이주대란에 따른 전월세 불안이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정비사업지의 전월세 가격 상승이 도내 전반으로 확산될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다.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을 태우게 생겼다. 정부 차원의 선제적인 수도권 전월세 안정대책을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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