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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설] 국가안보 흔든 보안 참사…대통령 순방단 개인정보 유출

대통령 부부와 국무위원, 경호처 직원 등 해외 순방단 168명의 민감한 개인정보가 유료 인터넷 사이트에 5개월 동안 노출되는 초유의 보안 참사가 발생했다. 유출된 정보에는 영문 이름과 소속, 생년월일뿐만 아니라 여권 번호와 발급·만료일 등 핵심 신상정보가 망라되어 있었다.

[사설] 국가안보 흔든 보안 참사…대통령 순방단 개인정보 유출

대통령 부부와 국무위원, 경호처 직원 등 해외 순방단 168명의 민감한 개인정보가 유료 인터넷 사이트에 5개월 동안 노출되는 초유의 보안 참사가 발생했다. 유출된 정보에는 영문 이름과 소속, 생년월일뿐만 아니라 여권 번호와 발급·만료일 등 핵심 신상정보가 망라되어 있었다. 국가 최고 통수권자와 안보 핵심 인사들의 신원이 담긴 이른바 ‘공군 1호기 탑승자 명단’이 무방비로 노출된 것은 전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는 일이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정부의 안이하고 무능한 태도다. 정보가 유출된 지 5개월이 지나 언론 보도가 나온 뒤에야 유출 사실을 인지했다는 점은 도무지 이해하기 어렵다. 그사이 대통령은 수차례 추가 해외 순방을 다녀왔고, 국가안보를 위협할 수 있는 기밀 정보는 사이버 공간을 유령처럼 떠돌았다. 외교부는 외부 해킹보다는 내부 유출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하지만 해킹이 아니라면 더욱 심각한 문제다. 최고 통치권자의 개인정보까지 이런 수준으로 관리되고 있다면 다른 국가기밀들은 어떻게 관리하고 있는지 물어볼 필요도 없다.

최근 우리 사회는 공공기관, 금융권, 민간 기업을 가리지 않고 전방위적인 사이버 공격과 정보 유출에 시달리고 있다. 대통령은 기업의 개인정보 유출을 두고 기업이 망할 수도 있겠구나 느낄 정도로 제재해야 한다며 강력한 책임을 강조한 바 있다. 그러나 정작 자신의 정부에서는 국가 기밀과 안보를 책임지고 있는 국가 최고 안보 라인의 신상정보마저 어떤 목적을 가진 해킹에 의해서가 아니라 관리 부실로 인한 유출로 의심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뒤늦게 청와대가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흩어져 있는 보안 기능을 총괄 조정할 사이버 차르 기구 구성을 검토하라고 지시한 것은 늦었지만 당연한 조치다. 하지만 기구 신설이나 제도 개선에 앞서 수행되어야 할 것은 이번 사태와 관련한 엄정한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이다. 외교부 의전장실을 포함해 문서 작성과 전달, 소통 과정에서 보안 수칙을 어긴 관련자들을 성역 없이 조사해 철저히 책임을 물어야 한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개인정보 유출을 넘어 국가안보의 신뢰를 뿌리째 흔든 안보 참사다. 정부는 철저한 진상 조사로 유출 경위를 한 치의 의심 없이 밝혀내고, 보안 체계를 전면 재구축하여 사태의 엄중함에 상응하는 단호한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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