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호하는 민주당 지지자들 > 3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 롱센터에서 열린 중간선거 개표 행사에서 민주당 연방 상원의원 후보인 제임스 탈라리코 텍사스주 하원의원의 당선이 확실시되자 지지자들이 환호하고 있다. 텍사스에서 민주당 후보가 연방 상원의원에 당선된 것은 1988년 후 38년 만이다. AFP연합뉴스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압승을 거뒀지만,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부과 등 통상 정책 기조는 큰 변화 없이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통상 정책에선 대통령 재량권이 크고, 대통령 권한을 제한하는 법안은 트럼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어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뉴욕포스트 인터뷰에서 ‘미스터 비토’(veto·거부권)가 되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하지만 한국의 2500억달러 대미투자 프로젝트에는 중간선거가 상당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도체 공장 투자 압박 지속될 듯
한국은 무역법 301조를 근거로 한 미국무역대표부(USTR)의 ‘과잉 생산 관세’ 관련 조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지난 7월 미국 정부는 한국이 강제노동으로 생산된 상품 수입을 막기 위한 노력을 충분히 하지 않아 불공정한 경쟁 환경을 조성했다며 ‘강제노동 관세’ 12.5%를 부과했다. 과잉 생산 관련 조사로 추가 관세가 붙으면 무역법 301조로 한국에 적용되는 관세는 12.5%에서 더 높아진다.
우리 정부는 협상을 통해 관세 상한선을 15%로 정한 만큼 미국이 합의 내용을 지켜줄 것으로 기대하지만 안심할 수는 없다.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하더라도 대통령의 관세 관련 권한을 제한하긴 쉽지 않아서다.
반도체 관세는 이번 중간선거 결과에 영향을 받아 유예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혁중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무역확장법 232조를 근거로 한 품목별 관세 중 아직 매듭짓지 못한 반도체 관세는 민주당 견제가 심해지고, 정권이 교체되는 흐름으로 간다면 구체적인 대상과 관세율이 확정되지 않고 흐지부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다만 반도체 고율 관세 부과를 빌미로 미국 내 반도체 생산시설을 지으라는 트럼프 행정부의 압박은 계속해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민주, 알래스카 프로젝트에도 부정적
이번 중간선거는 대미투자 프로젝트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1호 프로젝트로 확정된 텍사스 엔시날 가스복합발전소 건립 사업은 공화당 텃밭인 텍사스의 주지사 선거에서 민주당 지나 이노호사 후보가 공화당 현직 그레그 애벗 주지사를 꺾는 이변을 일으키며 예상치 못한 복병을 만났다. 이노호사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건설에 대한 즉각적인 모라토리엄(일시 중단)을 시행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던 인물이다.
엔시날 가스복합발전소는 인근에 짓는 6.4GW 규모 AI 데이터센터에 전력을 공급하는 역할을 맡는 발전소다. 데이터센터 건설에 제동이 걸리면 엔시날 프로젝트 자체가 무산될 우려가 있다. 해당 데이터센터를 개발하는 릴레이티드컴퍼니즈를 창업한 부동산 재벌 스티븐 로스는 대표적인 친트럼프 대통령 인사로 분류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정치적 목적으로 한국에 투자를 압박하던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는 추진 동력을 잃을 가능성이 크다. 이 프로젝트 자체가 중간선거 접전지인 알래스카에서 공화당 후보를 지원하기 위한 정치적 목적이 짙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환경오염 문제 등으로 사업 추진에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알래스카 중간선거는 결과가 확정되는 데 수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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