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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냉장고 해킹’ 유럽 전역으로 확산…“국가 테러 가능성”

유럽 최소 7개국의 슈퍼마켓에서 냉장·냉동고 온도가 해킹으로 조작되는 사이버 공격이 잇따랐다. 최근 프랑스에서 비슷한 사건이 발생한 데 이어 피해가 유럽 전역으로 확산하면서 공격 배후와 목적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냉장고 해킹’ 유럽 전역으로 확산…“국가 테러 가능성”

최소 7개국 유통업체 사이버 공격

해킹 방식 단순해 배후 ‘안갯속’

러·중 연계 해커 개입 의혹까지

해킹 피해로 식품 폐기…텅텅

2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 외곽 보르트메르베크의 델하이즈 슈퍼마켓 냉장 진열대가 정보기술(IT) 장애로 텅텅 비어 있다. 이날 벨기에 내 수십개의 식료품점과 이케아 대형 매장에서 해킹으로 냉장고 온도가 급격히 상승하는 일이 벌어졌다. AFP연합뉴스

유럽 최소 7개국의 슈퍼마켓에서 냉장·냉동고 온도가 해킹으로 조작되는 사이버 공격이 잇따랐다. 최근 프랑스에서 비슷한 사건이 발생한 데 이어 피해가 유럽 전역으로 확산하면서 공격 배후와 목적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식량 공급망을 교란하고 소비자 신뢰를 떨어뜨리려는 의도적인 공격이라고 비판했다.

AP·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2일(현지시간) 벨기에와 에스토니아, 아일랜드, 핀란드, 룩셈부르크, 네덜란드, 스웨덴 등 최소 7개국의 유통업체에서 냉장·냉동 설비가 사이버 공격을 받아 온도가 급격히 상승하는 피해가 발생했다.

벨기에 슈퍼마켓 체인 델하이즈는 지난 1일 밤부터 2일 새벽 사이 전국 약 40개 매장과 룩셈부르크 일부 매장에서 냉장 시스템을 제어하는 정보기술(IT) 설비에 문제가 발생해 냉장·냉동고 온도가 급격히 올라갔다고 밝혔다. 카르푸 벨기에에서도 전국 700여개 매장 가운데 15곳에서 비슷한 현상이 나타났다. 벨기에 남부 몽스의 이케아 매장 내 식당도 냉장 설비 제어 시스템이 공격받아 예방 차원에서 일부 식품을 폐기하기로 했다. 벨기에 검찰은 조사에 착수했다.

스웨덴에서도 피해가 이어졌다. 남부 시외보의 슈퍼마켓 체인 ICA 매장은 냉장고와 냉동고 온도가 섭씨 50도로 설정되는 해킹 피해를 봤다고 공지했다. 유통업체 쿱도 매장 6곳에 피해가 있었다고 밝혔다. 스웨덴 국가 사이버보안센터는 식료품점의 냉장·냉동 설비를 겨냥한 일련의 사건을 조사하고 있다.

네덜란드에서는 최소 17곳의 소형 식품점이 영향을 받았다고 독일 dpa통신이 보도했다. 에스토니아의 슈퍼마켓 체인에서도 유사한 공격이 확인됐으며, 아일랜드에서는 슈퍼마켓 13곳이 피해를 봤다고 현지 방송 RTE가 전했다.

EU는 이번 사건을 식량 공급망을 겨냥한 공격으로 규정했다. 크리스토프 한센 EU 식량·농업 담당 집행위원은 잇따른 사이버 공격에 우려를 표하며 “식량 공급망을 교란하고 소비자의 신뢰를 약화시키려는 고의적인 시도”라고 비판했다.

이번 사건은 약 3주 전 프랑스 소매업체들에서 발생한 냉장 설비 해킹과 유사하다. 당시 익명의 해커들이 가전제품 관리 소프트웨어를 장악해 냉장고 온도를 원격으로 높였다. 피해액은 수천만유로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공격 배후와 목적은 밝혀지지 않았다. 해킹 방식이 비교적 단순해 공격 주체를 특정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사이버보안 기업 소포스의 라페 필링 수석 이사는 가디언에 “가장 가능성이 큰 두 가지 시나리오는 국가 차원의 신호 전달 및 역량 과시, 또는 개인적인 이유로 공격을 감행하는 외로운 늑대형 해커의 소행”이라고 말했다. 국가 연계 해커가 개입했다면 러시아나 중국과 연계된 세력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상업용 냉장 설비 관리 소프트웨어가 공격 통로가 됐을 가능성도 있다. 냉장 시스템은 인터넷에 연결돼 원격으로 관리되는 경우가 많지만, 데스크톱이나 모바일 기기와 달리 내장 소프트웨어는 장기간 업데이트되지 않은 채 방치되기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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