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용일 기자] “국가대표 선수 사이에서 ‘7번’, ‘그분’으로 부른다는 데…”
지난 21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국민의 힘 정연욱 의원은 증인으로 나온 이용수 대한축구협회 회장 직무대행에게 이런 질문을 했다. 이 직무대행은 “손흥민 선수”라고 답했다.
정 의원은 “이름을 거론하기조차 껄끄러울 만큼 선수 내부의 팀워크가 불편해진 건지 여러 의문이 든다”며 “특정인을 편들거나 비하할 생각은 없다. 축구대표팀의 리더십이 분란을 일으키고 지금 총체적으로 무너져 있다”고 지적했다.
예상치 못한 질의였다. 축구대표팀 ‘캡틴’ 손흥민을 향해 동료가 ‘7번’, ‘그분’이라고 부르는 건 2026 북중미 월드컵 전,후로 축구계에 알려졌는데, 국정감사장까지 등장할 줄은 대다수가 몰랐다.
정 의원은 9~10월 A매치 기간 대표팀 내부 문제를 간접적으로 언급한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황인범(포르투)의 인터뷰 영상까지 내놓았다. 또 지난 6일 우즈베키스탄전 이후 김민재, 황인범은 물론 황희찬(샬케04)까지 1996년생 3총사가 일부 동료에게 국가대표 은퇴 의사를 밝히면서 소동이 일어난 것을 짚으면서 현영민 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장이 이들과 면담한 것을 물었다. 이 직무대행은 “국가대표팀 내부 문제이기에 간략하게 보고만 받았다”며 “라커룸 내에서 일어난 일은 라커룸 내에서 해결한다는 원칙으로 대표팀에서 계속 논의하는 것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실제 협회는 물론 대표팀 관계자 모두 ‘내분’과 관련해 로베르트 모레노 감독과 소통하면서 최대한 외부에 드러내지 않고 내부에서 정리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하지만 국정감사장에서 내분 문제를 구체적으로, 그것도 축구계 ‘공공연한 비밀’처럼 전해진 손흥민을 향한 ‘7번’, ‘그분’ 얘기까지 다루면서 축구협회는 책임 있게 설명해야 할 처지에 몰렸다. 일각에서는 국민의 세금과 관심으로 운영되는 국가대표팀의 문제를 국민의 알권리 차원에서 다룰 필요가 있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특히 2023년 손흥민·김민재 SNS 논란, 2024년 아시안컵 기간 손흥민·이강인 충돌 사태, 올해 북중미 월드컵 기간 손흥민을 중심으로 한 대표팀의 인터뷰 보이콧 사태 등 내분과 관련한 얘기가 매년 지속했다. 손흥민을 비롯해 주요 선수를 향한 여러 루머도 나돌았다. 다만 축구협회는 손흥민과 이강인이 화해한 사진을 앞세우는 등 상징적인 것을 통해 무마하려는 인상이 짙었다. 대표팀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시스템을 들여다보는 데엔 소홀했다는 지적이 따랐다.
결국 대표팀 내분 얘기가 국회에서도 화젯거리가 되면서 또다른 국면을 맞이했다.
‘임시 신분’으로 대표팀 지휘봉을 잡고 있는 모레노 감독도 현재 상황을 매우 심각하게 느끼는 것으로 알려졌다. 애초 부임 전 축구협회 관계자 등을 통해 내부 문제를 어느 정도 인식했다. 그러나 단기 계약을 맺은 만큼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준의 개혁을 그리는 건 쉽지 않았다. 현재 주력 선수를 중심으로 뉴페이스를 입히면서 분위기를 최대한 다잡는 게 최선의 선택이었다. 그런데 첫 소집 기간인 9~10월 ‘96 3총사’의 돌발 행동 등이 맞물리며 스텝이 꼬였다. 여기에 축구협회도 사실상 ‘무정부 상태’에서 이전처럼 누군가 적극적으로 나설 수 없어 ‘엎친 데 덮친 격’이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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