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거론한 부동산 통계 문제…정권마다 반복되는 논란
재개발 현장 살펴보는 이 대통령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서울 성북구 장위뉴타운 정비사업 현장에서 현장 관계자의 설명을 듣고 있다. 이준헌 기자 heon@kyunghyang.com
공공 부동산원, 강남 3구 ‘하락’
민간 KB서는 ‘하락·보합·상승’
조사 방식 차이로 생긴 ‘격차’
하락 신호 강조에 힘 쏟는 정부
되레 시장 혼란·불신 키울 수도
“흐름 엇갈릴 땐 서울 평균 봐야”
이재명 대통령이 집값 통계 문제를 거론하면서 공공과 민간 부동산 통계 간 차이가 다시 논란이 되고 있다. 서울 강남 3구 아파트값을 놓고 공공통계는 ‘하락’, 민간통계는 ‘보합’ 또는 ‘상승’으로 엇갈리면서다.
조사 표본과 가격 산정 방식의 차이에서 비롯된 통계 격차를 정부가 한쪽 방향으로만 해석할 경우 시장 혼란과 통계 불신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대통령은 지난 3일 국무회의에서 “통계자료들은 정기적으로 내고 있긴 하지만 그게 제대로 전달되는지 좀 걱정이 된다”며 “주택 가격 상승을 해야 이익을 보는 쪽이 그 자료 중 일부만 가지고 한쪽 방향으로 몰아가는 측면들이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주요 지역 실거래가가 “놀라울 정도로 떨어지고 있다”며 “이 정확한 데이터들을 우리 국민들께서 직접적으로 접할 수 있게 좀 잘 알려주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공공통계인 한국부동산원 자료에선 10월에 강남구 -1.38%, 서초구 -1.21%, 송파구 -0.75%로 모두 하락세를 보였다.
반면 KB부동산 자료에선 강남구 -0.29%, 서초구 -0.01%, 송파구 0.29%로 하락·보합·상승이 섞였다. 부동산114는 강남구 0.03%, 서초구 0.24%, 송파구 0.11%로 모두 상승세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중요한 건 수치의 흐름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강남 약세, 강북 강세’라는 큰 흐름은 같기 때문이다.
KB 월간통계로는 지난달 서울 25개 구 가운데 아파트값이 내린 곳은 강남구(-0.33%)와 서초구(-0.04%)뿐이고, 강북 14개 구는 모두 올라 평균 0.90% 상승했다. 부동산114 발표에서도 지난달 한강 기준으로 북쪽 지역이 0.64% 올라 남쪽 지역(0.23%) 상승률의 3배 가까이 됐고, 강남 3구는 0.05%로 보합이었다. 부동산원 기준으로도 강북 14개 구는 1.03% 올라 서울 평균(0.50%)의 2배였다.
기관별 통계가 달리 나타나는 건 조사 방식이 달라서다. 부동산원 주간통계 표본은 3만3500가구, KB부동산은 6만5698가구(지난 1월 기준)다. 부동산114는 임대를 뺀 전국 아파트 단지의 95%를 조사 대상으로 삼는다.
부동산원은 표본 단지에 실거래가 없으면 같은 단지나 인근 단지의 거래·매물 가격, 중개업소 의견 등을 참고해 가격을 매긴다. KB부동산은 공인중개사가 입력한 실거래가를 담당자가 검증하고, ‘호가’는 조사하지 않는다. 부동산114는 인공지능(AI)이 실거래가와 매물 호가를 분석해 시세를 낸다.
사실 공공·민간 통계 차이는 문재인 정부 때도 논란이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2020년 8월10일 “집값 상승세가 진정되는 양상”이라고 하자 시장에선 “대통령은 별나라에 사는 거냐”는 반응까지 나왔다.
당시 청와대는 한국감정원(현 부동산원) 주간통계에서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이 0.09%에서 0.04%로 낮아졌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지만, 같은 주 KB 통계로는 거꾸로 0.39% 올라 10배 가까운 차이가 났다. 이에 윤석열 정부에선 당시 당국의 통계 개입 의혹을 제기했고, 김수현·김상조 전 청와대 정책실장 등 11명이 기소돼 1심이 진행 중이다.
정부는 ‘하락 신호’를 알리는 데 힘을 쏟고 있다. 국토교통부와 재정경제부는 지난 8월 민간업체 아실의 강남 고가 아파트 호가 하락 자료를 배포했다.
윤지해 부동산평론가는 “지금처럼 강남은 떨어지고 강북은 급등하는 등 지역 흐름이 엇갈릴 땐 서울 평균을 보면 되는데, 지금 상황은 상승폭이 둔화하는 가운데 서울 전체는 오르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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