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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겉핥기’ 안전 점검하던 날, 노동자 또 참변

고용노동부가 반복되는 중대재해를 막겠다며 영암 대불국가산업단지에 대한 불시 현장점검을 실시했음에도, 또다시 대불산단 내에서 노동자가 안전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보여주기식 현장점검에 대한 비판과 작업장 안전 불감증에 대한 근본적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겉핥기’ 안전 점검하던 날, 노동자 또 참변

‘겉핥기’ 안전 점검하던 날, 노동자 또 참변

대불산단 조선소 밀폐공간서 20대 하청 직원 사망

사고 작업장 점검 제외…안전관리 실효성 도마 위

2026년 11월 04일(수) 21:10

영암군 대불국가산업단지 전경. 고용노동부가 지난 3일 이 곳에서 중대재해 방지를 위한 현장 점검에 나섰지만 같은 날 사망 사고가 발생해 현장점검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광주일보 자료사진>

고용노동부가 반복되는 중대재해를 막겠다며 영암 대불국가산업단지에 대한 불시 현장점검을 실시했음에도, 또다시 대불산단 내에서 노동자가 안전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보여주기식 현장점검에 대한 비판과 작업장 안전 불감증에 대한 근본적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4일 영암경찰에 따르면 지난 3일 오후 6시 10분께 영암군 삼호읍 현대삼호조선소에서 협력업체 소속 20대 노동자 A씨가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A씨는 응급처치를 받고 목포한국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같은 날 오후 7시 10분께 숨졌다.

A씨는 용접 업무를 맡은 노동자로, 사고 당시 선박 내부 밀폐공간에서 홀로 용접 작업을 준비하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작업장에서 어지럼증을 느껴 반장 B씨에게 전화로 몸 상태를 알렸고, B씨는 “밖으로 나와 쉬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B씨 지시에도 A씨가 밖으로 나오지 않는 점을 이상하게 여긴 동료들이 A씨를 확인하러 작업 공간에 들어갔다가 쓰러져 있는 A씨를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 감식 결과, A씨가 쓰러진 선박 내부 공간에는 용접 작업에 사용되는 이산화탄소가 높은 농도로 검출된 것으로 파악됐다. 정확한 이산화탄소 농도의 수치는 감식 중이다.

경찰은 이산화탄소 노출과 사망 사이의 연관성, 밀폐공간 작업에 필요한 안전수칙 준수 여부 등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노동당국도 평소 A씨가 앓던 지병이 없었다는 점에서 이산화탄소 중독으로 쓰러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다.

앞서, 고용노동부는 이날 오전 류현철 노동부 산업안전보건본부장이 참석한 가운데 영암 대불산단 조선업 사업장들을 돌며 불시 안전점검을 벌였다. 류 본부장은 A씨가 쓰러진 HD현대삼호도 들러 안전점검을 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광주고용노동부 목포지청도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전남지역본부와 대불산단에 대한 대규모 패트롤(순찰) 점검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사고가 발생한 밀폐공간 등에 대한 점검은 이뤄지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때문에 보여주기식 겉핥기 점검을 벌인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노동사회단체는 이날 성명을 내고 조선업 노동자 사망사고에 대한 정부의 특별 기획감독을 촉구했다.

단체는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2년 사이 HD현대삼호와 대불산단 등 광주·전남지역 조선업 현장에서 중대재해 사건사고가 18차례 발생했다고 비판했다.

손상용 광주전남노동안전보건지킴이 위원장은 “노동부는 즉각 대불산단 전 사업장에 대한 특별 기획감독을 실시하고 안전보건체계를 전면 검토하라”며 “반복되는 하청·이주·청년 노동자의 죽음에 대한 실효성 있는 중대재해 근절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이날 점검은 패트롤 점검인 탓에 당시 진행 중인 작업만을 대상으로 이뤄졌다”며 “점검할 당시에는 A씨가 작업을 하던 상황이 아니라 미처 문제점을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보고있다”고 말했다.

/박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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