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20일 뉴델리 대통령궁에서 열린 드라우파디 무르무 인도 대통령 주최 국빈만찬에서 건배사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6.4.21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9~21일(현지시간) 인도 순방을 계기로 경제·산업과 외교·안보를 아우르는 ‘전방위 파트너십’ 구축에 나섰다. 중소기업의 인도 진출을 확대해 ‘제2의 코리안 웨이브’를 만들고, 인도·태평양 지역의 해양안보 협력을 강화하는 것이 핵심 축으로 제시됐다.
이번 순방에서는 특히 삼성·LG·현대차 등 주요 기업과 함께하는 ‘원팀 외교’가 부각됐다. 인도가 14억 인구를 기반으로 한 세계 4위 경제 대국으로 부상한 가운데, 현지 인지도가 높은 한국 기업들과의 협업을 통해 수출과 투자 확대의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양국은 정상회담을 통해 2010년 발효된 한·인도 포괄적경제동반자 협정(CEPA) 개선 협상을 2027년까지 타결하기로 합의했다. 디지털무역, 공급망, 녹색경제 등 이른바 ‘신무역 분야’를 중심으로 협력 범위를 넓혀 한국 기업의 인도 시장 진출 여건을 개선한다는 구상이다.
중소기업 협력 확대도 주요 성과로 꼽힌다. 대기업 중심의 진출 구조에서 벗어나 중소기업이 주도하는 새로운 한류 확산 모델을 구축하고, 양국 교역 규모를 현재 약 250억 달러에서 2030년 500억 달러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다. 이는 산업 생태계 전반의 동반 진출을 촉진하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한국 기업의 인도 진출을 지원하기 위한 전담반 설치를 약속했다. 인도 총리실이 직접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해 행정 절차와 규제 불확실성을 줄이겠다는 취지로, 기업 입장에서는 사업 환경 안정성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양국은 실생활과 직결된 협력도 확대했다. ‘QR코드 결제 연동’ MOU를 통해 별도 환전 없이 자국 결제 앱을 상대국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해 관광과 인적 교류를 활성화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항만·문화·디지털·금융 등 다양한 분야에서 총 15건의 양해각서(MOU)가 체결되며 협력 범위를 전방위로 넓혔다.
에너지와 공급망 문제도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중동 정세 불안으로 촉발된 글로벌 공급망 리스크 속에서 양국은 협력 필요성에 공감대를 형성했고, 예정 시간을 넘긴 1시간 45분간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했다.
특히 한국은 인도가 주도하는 인도·태평양 해양 이니셔티브(IPOI)에 참여 의사를 밝히며 해양안보, 해양자원, 해상 운송 분야 협력 확대 의지를 드러냈다. 이는 특정 지역 의존도를 낮추고 공급망 안정성을 확보하려는 전략적 판단으로 풀이된다.
이번 순방에는 54개 기업, 약 200명의 경제사절단이 동행해 민관 협력의 상징적 장면을 연출했다. 모디 총리는 현대자동차, LG전자, 삼성전자 등을 “인도인이라면 모두 아는 기업”이라고 평가하며 주요 기업인 11명을 국빈 오찬에 초청했다. 이는 통상 정부 인사 중심으로 진행되는 국빈 행사 관례를 넘어선 이례적 조치로, 인도 내 한국 기업의 위상을 보여주는 대목으로 해석된다.
기업들도 투자 확대 의지를 분명히 했다. 삼성은 첨단 제품 생산과 연구개발(R&D)을 인도에서 강화하겠다고 밝혔고, 현대차는 2028년 완공을 목표로 한 신흥시장 종합 R&D 센터 계획을 소개했다. 또한 인도 푸네 제3공장 준공식에 모디 총리를 초청하는 등 협력 의지를 구체화했다.
이번 회담을 통해 양국은 경제·산업을 넘어 외교·안보까지 포괄하는 협력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인도는 세계 최대 인구 국가이자 빠르게 성장하는 경제 대국이며, 한국은 조선·반도체·방산 등 기술 경쟁력을 갖춘 국가인 만큼 양국 간 결합 시 높은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양국 협력은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이 대통령은 전날 공동언론발표에서 "모디 총리께서 계단을 걸어오면서 늦어도 내년까지는 한국을 방문하기로 약속했다"며 "방한을 고대한다"고 밝혔다.
이코노미퀸 김정현 기자 사진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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