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를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뉴델리 대통령궁 광장에서 열린 공식환영식에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포옹하고 있다. (사진제공=청와대)
[뉴스웍스=이한익 기자] 인도를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한-인도 경제협력을 새로운 차원으로 격상하기로 뜻을 모았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이날 열린 모디 총리 주최 오찬과 한-인도 비즈니스포럼 등 경제 성과 브리핑에서 "양국 정상은 이번 방문을 계기로 양국 관계를 새로운 차원으로 바꾸자는 데 강한 공감대를 가졌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의 인도 방문에는 삼성전자, 현대차, LG, 포스코 등 54개 기업·단체에서 약 200명이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했다. 이 가운데 모디 총리는 주요 기업인들을 정상 오찬에 직접 초청했다.
당초 양국 기업이 참여하는 경제인 대화를 별도로 열 예정이었으나 정상과 기업인들이 함께 오찬을 하는 방식으로 일정이 조정됐다. 김 실장은 "통상 국빈 오찬이 정부 인사 중심으로 진행되는 점을 고려하면 기업인들이 함께 참석한 것은 비교적 드문 형식"이라고 설명했다.
오찬에는 우리 측에서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 회장, 장인화 포스코홀딩스 회장, 정기선 HD현대 회장, 조현준 효성 회장, 최수연 네이버 대표, 허윤홍 GS건설 대표, 이형희 SK 부회장,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 등 기업인 11명이 참석했다.
인도 측에서는 사잔 진달 JSW그룹 회장, 아카시 암바니 릴라이언스 JIO 회장, 카란 아다니 아다니그룹 대표, 수다르샨 베누 TVS모터 컴퍼니 회장, 라비칸트 루이야 에사르그룹 부회장 등 기업인 15명이 참석해 양국 경제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인도를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뉴델리 영빈관 하이데라바드 하우스에서 열린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주최 오찬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모디 총리과 인도 노이다 공장에서 생산한 갤럭시Z플립7으로 셀카를 찍고 있다. (출처=KTV 유튜브)
이어 열린 한-인도 비즈니스 포럼에서는 자동차와 전기전자 중심의 기존 협력을 넘어 철강·조선 등 기반 산업과 인공지능(AI)·정보기술(IT) 등 신산업 분야로 협력을 확대하는 방안이 논의됐다. 특히 인도의 IT 역량과 한국의 제조 경쟁력을 결합한 협력 모델이 중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기업인들은 구체적인 투자 및 협력 계획도 소개했다. 삼성은 "현지 기업이 되겠다는 자세로 진출했다"며 첨단 제품 생산과 혁신을 인도에서 함께 추진하겠다고 밝혔고, 현대차는 2028년 완공을 목표로 인도에 신흥시장 종합 연구개발(R&D) 센터를 건설 중이며 푸네 제3공장 준공식에 모디 총리를 초청했다고 설명했다.
포스코는 인도 JSW그룹과 연간 600만톤 규모 일관 제철소 합작 건설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고, HD현대는 중형 조선소 건설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효성은 전력망 구축과 산업·가정용 펌프 공장 건설 계획을, 크래프톤은 인도 게임 제작 생태계 지원을 통한 콘텐츠 협력 확대 의지를 밝혔다.
이 대통령은 포럼에서 "양국 간 오랜 역사적 인연과 경제 협력이 철강·조선 등 기반 산업뿐 아니라 소비재와 문화·콘텐츠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며 "기업들의 노력이 실제 경제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 뒷받침하겠다"고 강조했다.
모디 총리는 "현대차와 삼성, LG 등 한국 기업은 인도에서 널리 알려져 있다"며 "인도의 스케일과 한국의 스피드가 결합하면 어떤 지정학적 도전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국 정상은 기업 활동 지원을 위한 협력 체계도 강화하기로 했다. 모디 총리는 소인수 회담에서 한국 기업들의 인도 진출 과정에서 제기된 규제와 행정 절차 문제에 공감하며 인도 총리실이 컨트롤타워가 돼 한국 기업 전담 데스크를 설치하겠다고 제안했다. 또 한국 대통령실에도 인도 경제협력 전담반을 만들어 달라고 요청했으며, 이 대통령도 이에 긍정적으로 화답했다고 김 실장은 전했다.
모디 총리는 조만간 한국 기업들을 초청해 인도 진출 과정에서의 애로 사항을 직접 듣고 해법을 찾겠다는 뜻도 밝혔다.
양국은 제도적 협력 기반 강화에도 속도를 내기로 했다.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인도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CEPA) 개선 협상을 조속히 마무리하고 무역 장벽과 규제 해소, 핵심 원자재 공급망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또 에너지 자원안보 협력 공동성명을 채택하고 양국 간 장관급 협의체인 '한-인도 산업협력위원회'를 신설해 기업 애로 해소와 핵심 광물 등 협력 수요가 높은 분야를 중심으로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아울러 AI·반도체·데이터 거버넌스 등 첨단 기술 분야 협력을 위해 디지털 협력 프레임워크도 체결했다.
김 실장은 "인도는 세계 성장의 중심지로 부상하고 있는 만큼 협력 확대 여지가 매우 크다"며 "이번 방문은 우리 경제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