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증시 ‘안도 랠리’
기관·외국인 ‘쌍끌이’순매수
브렌트유 배럴당 94달러대로
韓경제 ‘4고 위기’ 완화 기대
“마음 놓기 이르다” 신중론도
8일 미국과 이란의 휴전 소식에 국내 증시를 뒤덮고 있던 전쟁 먹구름이 걷히며 투자심리가 폭발했다. 코스피는 장중 한때 5800선을 넘어서는 등 급등세를 보였고, 1500원 선 위에서 내려올 기미를 보이지 않던 원·달러 환율도 단숨에 1470원대로 급전직하했다. 시장에선 이번 휴전이 종전으로 이어질 경우 고유가·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한국 경제를 둘러싼 ‘4고 위기’가 완화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아직 마음을 놓기엔 이르다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이날 코스피 상승은 기관과 외국인이 주도했다. 코스피가 5806.57을 나타낸 오전 11시 현재 기관과 외국인은 각각 1조5566억 원, 1조4695억 원어치를 쓸어 담았다. 반대로 개인은 3조623억 원을 순매도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장중 21만 원, 101만 원을 돌파했고 키움증권 등 증권주들도 강세를 보였다. 반면 미국·이란 전쟁의 수혜를 입던 정유주와 방산주 등은 약세를 보였다.
호르무즈 해협 개방으로 에너지 공급 차질이 해소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국제유가는 급락했고, 아시아 증시는 나란히 급등했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14% 하락해 배럴당 97달러 안팎에서 거래되고 있다. 브렌트유 6월물 역시 10% 가까이 하락해 94달러대에서 거래됐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이날 오전 5% 넘게 올랐고,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선물과 나스닥 선물도 2% 넘게 올랐다.
1500원 선 위에서 불안함 움직임을 이어 가던 원·달러 환율이 1470원 선까지 내려오는 등 외환 수급도 급격히 안정화됐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479.9원에 개장했는데, 환율이 1500원 아래에서 출발한 것은 지난달 25일 이후 약 2주 만이다. 1470원대에서 출발한 것은 지난달 11일 이후 약 한 달 만이다.
이날 증시 상승은 미국과 이란이 파키스탄의 중재 아래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조건으로 2주간 휴전에 합의하면서 중동발 불확실성이 일단 완화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을 통해 “우리는 이미 모든 군사적 목표를 초과 달성했고, 이란과의 장기적 평화 및 중동 평화에 관한 최종 합의에 매우 근접해 있다”고 밝히며 휴전 배경을 설명했다. 당분간 교전 중단 가능성이 커지고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원유 공급 차질 우려도 다소 누그러지면서 투자심리가 빠르게 살아나는 모습이다.
다만 이번 반등이 추세적 상승으로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신중론이 적지 않다. 이번 합의가 2주간의 조건부 휴전에 불과한 데다 핵 문제와 제재 완화, 군사적 긴장 완화 등 핵심 쟁점이 여전히 남아 있어서다. 향후 협상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추가 발언이나 입장 변화가 나올 경우 시장 변동성이 다시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호르무즈 해협 개방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잔존하고 있고, 추후에도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 번복 발언이 증시에 노이즈를 유발할 수 있다”면서도 “주식시장도 전쟁 리스크에 장시간 반복적으로 노출되며 내성이 생긴 만큼, 추후 협상 불확실성에 다시 직면하더라도 매도 대응은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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