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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휴대전화만 묶는 교실, 태블릿은 예외인가?

태블릿PC 역시 카카오톡, 인스타그램, 유튜브, 게임, 실시간 채팅 등 대부분의 SNS 기능을 동일하게 수행한다. 특히 고3 교실에서 태블릿은 문제집 PDF, 인터넷 강의, 대학별 자료 검색까지 수험 체제의 핵심 도구로 자리...

휴대전화만 묶는 교실, 태블릿은 예외인가?

류영철 부산외국어대학교 글로벌미래융합학부 교수 칼럼

2026년 3월부터 교실의 스마트기기가 법으로 묶인다. 개정된 초·중등교육법이 시행되면서 수업 중 학생의 스마트기기 사용이 제한된다. 취지는 분명하다. 흐트러진 교실의 집중력을 회복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책은 출발선에서부터 이미 반쪽이다. 법은 ‘스마트기기’를 규제 대상으로 삼았지만 학교 현장은 이를 거의 ‘휴대전화 금지’로 번역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지금 기기를 통제하는 것인가, 이미지를 통제하는 것인가.

스마트기기에는 휴대전화만 있는 것이 아니다. 태블릿PC 역시 카카오톡, 인스타그램, 유튜브, 게임, 실시간 채팅 등 대부분의 SNS 기능을 동일하게 수행한다. 특히 고3 교실에서 태블릿은 문제집 PDF, 인터넷 강의, 대학별 자료 검색까지 수험 체제의 핵심 도구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바로 그 태블릿이 수업 방해의 통로이기도 하다는 사실은 정책 논의에서 충분히 다뤄지지 않는다.

결국 휴대전화만 수거하고 태블릿은 허용하는 식의 운영이 된다면, 이는 기능이 아니라 상징을 규제하는 셈이다. 휴대전화는 ‘중독의 상징’으로 묶이고, 태블릿은 ‘학습기기’라는 이름으로 남는다. 그러나 두 기기의 차이는 크기와 형태일 뿐, 연결성과 접근성이라는 본질은 같다. SNS는 기기의 종류를 가리지 않는다.

더 우려되는 지점은 학칙 자율화 방식이다. 교육당국은 학교장이 학칙으로 세부 기준을 마련하도록 했다. 겉으로는 자율 확대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책임의 분산에 가깝다. 표준적 원칙과 가이드라인이 충분히 제시되지 않은 채 학교별 판단에 맡기면, 인근 학교 간 규정 차이로 민원은 불가피하다. 어떤 학교는 쉬는 시간 전면 허용, 다른 학교는 일과 중 전면 금지라면 논쟁은 교육 철학이 아니라 형평성의 문제로 번질 것이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사고방식에 있다. 이번 조치는 여전히 ‘기기 중심 규제’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교실의 혼란은 기기 자체가 아니라 사용 행위에서 비롯된다. 수업 중 무단 촬영, SNS 접속, 게임 실행은 휴대전화로도 태블릿으로도 가능하다. 기기 목록을 늘리는 방식으로는 디지털 환경을 따라잡을 수 없다.

오히려 필요한 것은 행위 중심의 원칙이다. 교사 승인 없는 SNS·게임 사용은 명확히 금지하되, 교육 목적 활용은 교사의 수업 설계 아래 허용하는 식의 기능적 구분이 필요하다. 동시에 학생회와 학생들의 적극 참여를 통한 교실 디지털 규범 합의가 병행되어야 한다. 물리적 수거는 즉각적 통제 효과는 있을지 몰라도 자기조절 능력을 길러주지는 못한다.

우리는 스마트기기를 교실 밖으로 밀어내는 데에는 익숙하다. 그러나 디지털 환경은 이미 교실 안에 들어와 있다. 휴대전화를 묶는다고 해서 연결이 사라지지 않는다. 오히려 더 은밀하고 교묘한 우회만 늘어날 수 있다.

이번 법 시행은 단순한 금지 조치가 아니라 질문이어야 한다. 우리는 디지털 문명을 통제의 대상으로만 볼 것인가, 교육의 대상으로 전환할 것인가. 휴대전화만 묶는 반쪽짜리 해법으로는 교실을 회복할 수 없다. 스마트기기를 적으로 삼는 대신에 사용을 설계하는 교육으로 나아갈 때 비로소 정책은 상징을 넘어 현실이 될 것이다.

뉴스경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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