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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황산 분쟁 판정승' 고려아연 최윤범, 미국 광물 제련소 구축 '속도전'

여기에 미국 내 정보기술(IT) 인프라 투자 확대로 급증하는 데이터센터의 AI 장비 교체 주기에서 나오는 전자폐기물 재활용 사업까지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고려아연 미국 자회사 페달포인트를 축으로 북미 현지에서...

'황산 분쟁 판정승' 고려아연 최윤범, 미국 광물 제련소 구축 '속도전'

영풍 황산분쟁 가처분 최종 승소로 독자 행보 날개

최 회장, 미국 테네시 ‘프로젝트 크루서블‘ 진두지휘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고려아연>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영풍과의 황산 취급대행 소송 리스크를 해소하며 글로벌 첨단소재 기업으로의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법적 공방을 마무리하고 독자 경영의 명분을 확보한 최 회장은 곧바로 미국 정관계 인사들과 연쇄 회동을 갖고 테네시 핵심광물 제련소 구축 사업인 ‘프로젝트 크루서블’ 가속화에 나섰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최 회장은 최근 미국 연방 기업 테네시강유역개발공사(TVA) 미치 그레이브스 이사회 의장과 만나 핵심광물 통합제련소 건설을 위한 초기 전력 수요 확보와 전력공급망 구축 방안을 논의했다.

대규모 전력이 필수적인 제련 사업의 특성상 초기 안정적인 송전망 확보가 프로젝트의 성패를 가르는 분수령이기 때문이다. 최 회장은 이번 면담에서 프로젝트 일정에 맞춘 전력 공급을 위해 추가 송전 시설 투자 필요성을 제기하고 장기 전력공급 체계 및 초기 비용 회수 방안 등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빌 해거티 테네시주 연방 상원의원을 비롯해 미국 상무부 국제무역청(ITA), 국무부 고위 관계자들과 연쇄 회동을 가졌다. 이번 회동에서는 대규모 장치 산업의 초기 인허가 기간을 단축하기 위한 실무적인 논의가 집중적으로 이뤄졌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최 회장은 대형 인프라 구축에 따른 행정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신속 인허가 제도인 패스트(FAST)-41 적용을 요청했다. 이에 미국 정관계 인사들은 해당 프로젝트가 미국 현지 일자리 창출과 중국산 핵심광물 의존도 낮추기라는 실질적 이해관계와 맞물린다는 점에 공감하며 행정적 지원 방침을 확인했다.

고려아연은 올해 미국 통합제련소의 부지 조성 공사를 시작으로 오는 2029년부터 단계적인 제품 생산에 돌입할 계획이다. 이곳에서 아연·연·동 등 비철금속과 인듐·게르마늄·갈륨 등 미국 정부가 지정한 핵심광물 11종, 그리고 반도체황산을 생산하게 된다.

특히 고려아연은 제련소 부지 내 폰드장에 묻힌 약 62만톤의 제련 부산물과 자체 광산을 활용해 기초 원료를 수급할 예정이다. 여기에 미국 내 정보기술(IT) 인프라 투자 확대로 급증하는 데이터센터의 AI 장비 교체 주기에서 나오는 전자폐기물 재활용 사업까지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고려아연 미국 자회사 페달포인트를 축으로 북미 현지에서 원료 수급부터 제품 생산까지 전 과정을 독자적으로 해결하는 핵심광물 공급망 구축이 핵심이다.

최윤범(왼쪽에서 두 번째) 고려아연 회장이 미국 통합제련소 부지를 둘러보는 모습.<고려아연>

국내선 영풍과 ‘황산 분쟁‘ 가처분 판정승…주총 표 대결은 과제

최 회장이 이처럼 글로벌 행보에 드라이브를 거는 가운데, 국내에서는 오랜 기간 발목을 잡았던 영풍과의 사법 리스크가 일단락됐다.

고려아연은 영풍이 신청한 황산 취급대행 관련 거래거절금지 가처분 소송에서 최종 승소했다. 서울고법이 영풍 항고를 기각한 후 영풍 측이 재항고를 하지 않으면서 이달 14일자로 고려아연 승소가 최종 확정됐다.

재판부는 영풍이 2003년부터 자체 처리 방안을 마련할 충분한 시간이 있었음에도 이를 소홀히 했다고 지적했다. 결과적으로 고려아연의 계약 갱신 거절을 정당한 권리 행사로 판단하면서 고려아연의 독립 경영 명분에 힘을 실어줬다는 평가다.

다만 지배구조를 둘러싼 분쟁 불씨는 여전하다. 현재까지 양측 지분율은 30~40%대로 팽팽하다. 이사회 장악을 위한 임시 주주총회 표 대결이 임박했다. 영풍 측은 최 회장과 사모펀드 간 출자 의혹 등을 부각하며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황산 거절의 위법성을 따지는 본안 소송도 다음 달 4일 변론기일을 앞두고 있다.

현재로선 최 회장이 미국 핵심광물 신사업의 중장기 청사진을 얼마나 빠르게 가시화해 기업 가치를 증명하느냐가 향후 주주들의 표심을 움직일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회사 관계자는 “이번 최종 승소는 계약 거절의 정당성뿐 아니라 그간 영풍 측이 위험물질 관리 부담을 전가해 왔음이 명백히 드러난 결과”라며 “앞으로도 근로자와 지역사회의 안전, 그리고 환경 보호를 최우선 가치로 삼아 독자 경영 체제 하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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