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분당서울대병원 공공의료 AX 간담회 개최AI 음성인식 기술이 진료기록 대신 받아 적어주고건당 9분 걸리던 심초음파 분석은 1분으로 단축반면 지역 거점병원 "GPU도 없다" 인프라 격차 호소17일 경기 성남시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외래 진료실에서 김정은(오른쪽) 가정의학과 교수가 환자를 상대로 진료 상담을 하고 있다. 모니터에는 두 사람의 대화 내용이 실시간으로 텍스트로 변환돼 표시되고 있다. 박지윤 기자"이젠 모니터 대신 환자의 눈을 보고 상담합니다. 진료 기록 타이핑에 연연하지 않아도 되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에요. 더 깊은 대화를 나눌 수 있게 됐으니까요."17일 오후 경기 성남시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센터 외래 진료실. 건강검진 결과를 받아든 한 환자가 김정은 가정의학과 교수와 마주 앉았다.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은데, 이대로 괜찮냐"는 걱정이 쏟아지자 김 교수는 고개를 끄덕이며 귀를 기울였다.김 교수의 시선은 모니터가 아닌 환자를 향했다. 자판 위에 손을 올릴 필요도 없었다.모니터에선 이미 환자의 말이 실시간 텍스트로 변환되고 있었기 때문이다.이 진료기록용 인공지능(AI) 음성인식 소프트웨어는 지난 1년간 김 교수의 든든한 오른팔이 돼 줬다. 의학적으로 의미 있는 내용만 골라 기록하고, 상담이 끝나면 이 병원의 의무기록 양식에 딱 맞춰 정리해 준다. 김 교수가 진단과 처방을 내린 뒤 '적용' 버튼을 누르면, 전자의무기록(EMR)에 곧바로 반영된다. 단순히 잡무만 덜어준 게 아니다.환자의 눈빛과 표정, 기색을 살피며 상담할 여유가 생기면서 진료의 질 자체가 달라졌다.가정의학과 전문의 출신인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현장을 둘러본 뒤 "내가 한창 진료할 때는 의무기록을 전부 손으로 써야만 했다"며 격세지감이란 소회를 밝혔다. 정 장관은 이어 "보건의료 분야에서 AI를 적용할 수 있는 영역을 적극 발굴하고 확산하는 것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라며 "이를 가로막는 제도와 규제를 어떻게 개선할지 고민하겠다"고 덧붙였다.확 바뀐 병원 풍경... 9분 걸리던 심장 초음파 판독, AI가 1분 만에 뚝딱AI는 진료실 풍경만 바꾼 게 아니다. 검사 절차도 확 바뀌었다. 이날 진행된 '공공의료 인공지능 전환(AX) 현장' 프레스투어에서는 분당서울대병원이 1년간의 내부 검증을 거쳐 도입한 AI 심초음파 분석 시스템도 공개됐다.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이 17일 분당서울대학교병원에서 공공의료 AX 사례 시연을 참관하고 있다. 이날 윤연이 순환기내과 교수(왼쪽)는 지난 1년간 내부 검증을 거쳐 도입한 AI 심장 초음파 분석 시스템을 선보였다. 뉴스1심장초음파는 쉴 새 없이 뛰는 심장을 동영상으로 찍은 뒤, 수십 장의 영상 가운데 최적의 장면을 골라 지표를 측정하는 고난도 검사다.사람이 분석할 땐 건당 9, 10분이 걸렸지만, AI시스템을 도입한 뒤로는 1분 이내로 대폭 줄었다.이날 시연을 주도한윤연이 순환기내과 교수는 "하루에 10명분 보던 것을 13명분까지도 볼 수 있게 됐다"며 "환자들의 대기 시간이 줄어든 게 가장 큰 변화"라고도 밝혔다. 사람이 직접 분석한 값과 AI 측정값의 일치율은 0.95(최댓값 1)에 달한다고 한다.장비 성능에 따른 한계도 허물어졌다. 심장 근육이 얼마나 수축하고 이완하는지를 수치로 나타내는 '스트레인' 지표는 그간 고가의 별도 장비 없이는 측정이 불가했다. 이제는 일반 초음파 장비의 영상만으로도 AI가 자동 분석을 내놓는다. 윤 교수는 "(장기적으로 보면) 앞으로 전문 인력이 부족한 1·2차 의료기관에 큰 도움이 될 솔루션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정부, 공공의료 AI 기반 마련하겠다... 현실은 "지방 병원에 GPU도 없어"정부는 이 같은 AI 활용 사례를 공공의료 전반으로 확산하겠다는 계획이다. 앞서 복지부는 2월 제2차관을 단장으로 하는 'AI 기본의료 추진단'을 출범시켰다. 추진단은 상반기 중 '인공지능 기본의료 전략'을 발표할 예정이다.전략의 핵심은 이른바 '공공의료 AI 고속도로' 구축이다. 의료기관 간 데이터를 연결하고, 공공 인프라를 통해 AI 활용 기반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구체적으로는 공공의료기관에 국가 GPU 자원을 배분하고, 보건의료 특화 거대언어모델(LLM)을 지원한다. 보안 및 표준화 지침까지 함께 마련해 의료 AI 활용 환경을 정비할 방침이다.정은경(가운데) 보건복지부 장관이 17일 분당서울대학교병원 대회의실에서 열린 공공의료 AX(인공지능 전환) 구현을 위한 정책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청사진은 원대하지만 아직 수도권과 지방 병원 사이의 격차는 크다. 이날 정 장관이 주재한 정책간담회에 참석한지역 거점병원 관계자들은 '인프라 격차'를 가장 큰 문제로 꼽았다.김종승 전북대학교병원 의료관리실장은 "수도권 병원과 지역 거점병원의 현실이 너무 대비된다"며 "병원 내부에서 LLM을 돌리려면 고성능 GPU가 필수인데, 아직도 우리 병원(전북대병원)엔 변변한 장비가 없다"고 토로했다.정성문 경북대병원 AI기반의료혁신센터 교수 역시 "심전도 판독 등 17종의 AI 소프트웨어를 안착시켰지만, 정작 소프트웨어를 돌릴 인프라가 부족하다"며 "구독·유지보수 비용에 대한 수가 보전 제도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정 장관은 "AI 대전환은 선택이 아니라 반드시 해야 하는, 가능하면 선도해야 하는 업무"라며"국립대병원이 AX의 전초기지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전폭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환자 눈 안 마주치던 의사가 달라졌다… AI가 바꾼 진료실 풍경
복지부, 분당서울대병원 공공의료 AX 간담회 개최AI 음성인식 기술이 진료기록 대신 받아 적어주고건당 9분 걸리던 심초음파 분석은 1분으로 단축반면 지역 거점병원 "GPU도 없다" 인프라 격차 호소17일 경기 성남시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외래 진료실에서 김정은(오른쪽) 가정의학과 교수가 환자를 상대로 진료 상담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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