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주식 보관액 234조, RIA 입고액은 고작 2439억
서학개미, 양도세 면제에도 '환차익·반등' 노리며 관망
지난 3월 31일 국회에서 열린 3월 임시국회 제3차 본회의에서 조세특례제한법 일부개정법률안(대안)이 통과되고 있다. /연합뉴스
해외 자본의 국내 환류를 유도하기 위한 '환율안정 3법'이 시행됐으나, 실제 투자 자금의 이동은 아직 본궤도에 오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시장 복귀계좌(RIA)를 통한 세제 혜택에도 불구하고, 정작 유입된 자금 규모는 전체 해외 보관액의 0.1% 수준에 불과한 실정이다.
증시 변동성 및 환율 상황에 따른 '눈치싸움' 치열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기준 주요 증권사 5곳(한국투자증권·미래에셋증권·삼성증권·신한투자증권·메리츠증권)의 RIA 계좌 개설 수는 총 3만8406좌다. 계좌가 본격적으로 출시된 지 7거래일 사이 유입된 금액은 2439억원이다.
하지만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국내투자자의 미국 주식 보관금액은 1541억 달러(약 234조1817억원)로, RIA 계좌 입고 금액은 전체의 0.1% 수준에 불과하다. 계좌 개설자 중 실제 주식을 매도해 자금을 이체한 비중도 약 3분의 1에 그치는 것으로 파악됐다.
투자자들이 즉각적인 매도에 나서지 않는 이유는 복합적인 시장 환경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100% 세액 공제를 받을 수 있는 기한이 5월 말까지로 여유가 있는 데다, 미국 증시의 반등 시점을 노려 매매 차익과 세제 혜택을 동시에 극대화하려는 심리가 작용하고 있다.
최근 미국 주식 투자 지표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순매수 규모는 지난 1월 약 50억3000만 달러에서 3월 말 기준 약 10억 달러로 급감했다. 보관 금액 역시 주가 하락 등의 영향으로 1월 말 대비 약 11.6% 감소했다.
앞서 국회는 지난달 31일 본회의에서 '환율안정 3법'을 가결했다. 이에 이지은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해외 주식에 투자해 온 '서학개미'가 국내 주식으로 자산을 전환할 경우 양도소득세를 최대 100%까지 면제하는 파격적인 혜택은 물론, 환헤지 상품에 대한 양도소득세 비과세와 기업 외화 유보금의 국내 환류 지원 등 다각도의 환율 방어 기제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는 시중의 달러 수급 안정뿐 아니라, 해외로 유출되던 자본을 국내로 환류시켜 우리 증시와 산업 현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경제 선순환의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환율 안정 효과는 아직···외국인 수급 개선이 관건
정부 여당이 기대했던 환율 방어 효과는 아직은 가시화되지 않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1500원 선을 상회하는 고환율 국면이 지속되는 가운데, 달러 강세와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주식 순매도가 이어지며 환율 하방 압력을 상쇄하고 있는 이유에서다.
내국인의 해외 투자 수요가 둔화하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나, 실질적인 환율 안정을 위해서는 외국인 수급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본지에 "변동성이 큰 탓에 투자자 셈법이 여럿인 상황"이라며 "장기적으로는 RIA를 통한 자금 유입 효과가 환율 안정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환율안정 3법
=원·달러 환율이 1500원에 다다르자 이를 안정화하고자 지난 3월 통과된 법을 총칭함
국내시장 복귀계좌(RIA)
=해외주식을 판 돈으로 국내주식을 산 개인투자자에게 양도소득세를 감면하는 계좌
여성경제신문 서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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