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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환율 1500원 '뉴노멀' 우려…당국은 '신중 모드'

박상현 iM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이란 사태가 장기화되지 않고 유가가 안정된다면 고환율은 반도체와 자동차 등 주력 수출 업종의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하지 않는다면 현...

환율 1500원 '뉴노멀' 우려…당국은 '신중 모드'

17년 만에 주간거래 1500원 돌파…금융위기 후 최고

"달러 강세 아닌 원화 구조적 약세"…1450원이 새 기준선

수출업체 달러 매도 유인↑…"유가 연동 흐름 지속"

원/달러 환율이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7년 만에 주간거래에서 1500원선을 돌파했다. 시장 안팎에서는 단기 이벤트를 넘어 고환율이 새로운 기준점으로 굳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금융당국은 섣불리 시장에 개입하기보다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사진=신한은행]

[중앙이코노미뉴스 정재혁] 원/달러 환율이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7년 만에 주간거래에서 1500원선을 돌파했다. 시장 안팎에서는 단기 이벤트를 넘어 고환율이 새로운 기준점으로 굳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금융당국은 섣불리 시장에 개입하기보다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장 초반 1501.0원까지 오르며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가 1497.5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달 평균 환율은 1470원대 중후반으로 올라서며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 중이다.

최근 환율 급등의 배경은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분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원유 수출의 핵심 거점인 페르시아만 하르그섬 공격을 밝히면서 유가 불안이 고조됐다.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가 장중 100달러를 넘어서는 등 에너지 가격 급등이 원화 약세 압력을 가중시켰다.

민경원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이란 전쟁 장기화 우려가 촉발한 글로벌 스태그플레이션 공포가 원/달러 환율의 1500원 안착 여부를 시험하고 있다"며 "알루미늄·비료·설탕 등 주요 원자재 가격까지 동반 급등하면서 위험선호 심리가 극단적으로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1500원 돌파를 일시적 현상으로 보기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번 1500원 돌파는 단순히 달러 강세의 문제가 아니라 원화 자체의 구조적 약세로 해석해야 한다"며 "2023~2025년 시중 원화 유동성이 11% 이상 확대됐고, 전쟁 리스크가 해소된다 해도 1450원대가 새로운 기준선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당국은 시장을 주시하면서도 직접 개입에는 신중한 모드다. 정부는 지난 14일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어 상황을 점검했지만 환율 안정을 위한 별도 메시지는 내놓지 않았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도 환율 관련 법안이 19일 본회의 처리를 앞두고 있어 정책 대응의 속도감이 주목된다.

이민혁 KB국민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외환당국이 1500원 사수를 위해 미세 조정에 나설 수 있다"며 "이에 따라 1500원 부근에서 수출업체 등의 달러 매도 유인이 증가한다"고 분석했다.

한편 고환율이 일방적인 악재만은 아니라는 시각도 있다. 박상현 iM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이란 사태가 장기화되지 않고 유가가 안정된다면 고환율은 반도체와 자동차 등 주력 수출 업종의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하지 않는다면 현 환율 수준은 외국인 자금 유입을 촉발할 수 있는 재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재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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