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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화요칼럼] 백세시대, 창의적인 삶 가능할까

우리는 흔히 창의성을 특별한 사람들의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새로운 발명품을 만들어 내는 과학자, 독창적인 작품을 창작하는 예술가, 남다른 아이디어로 성공한 기업가를 떠올리며 '나는 창의적인 사람이 아니다'라고 단정하기도 한다.

[화요칼럼] 백세시대, 창의적인 삶 가능할까

곽홍란 시인·문학박사

창의적인 삶이란

충만한 삶이다.

더 큰 삶이다.

더 행복한 삶이다.

확장된 삶이다.

그리고 어마무시하게 훨씬 더 재미있는 삶이다.

-엘리자베스 길버트

우리는 흔히 창의성을 특별한 사람들의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새로운 발명품을 만들어 내는 과학자, 독창적인 작품을 창작하는 예술가, 남다른 아이디어로 성공한 기업가를 떠올리며 '나는 창의적인 사람이 아니다'라고 단정하기도 한다. 그러나 창의성은 일부 천재에게만 주어진 특별한 재능이 아니다. 익숙한 것을 새롭게 바라보고, 문제를 다른 방식으로 해결하며, 자신의 삶을 조금 더 의미 있게 만들어 가는 힘이 바로 창의성이다. 그런 의미에서 창의성은 인간의 삶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중요한 능력이다.

창의성이 있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삶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창의적인 사람은 일상에서 마주치는 문제를 단순히 불평하는 데 그치지 않고 '어떻게 하면 좋은 결과를 도출할 수 있을까'를 생각한다. 실패를 하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그것을 새로운 시도의 기회로 받아들인다. 반면 창의성이 부족한 사람은은 익숙한 방식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 물론 모든 사람이 늘 새롭고 특별하게 살아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다만 자신의 생각과 행동을 끊임없이 점검하고 작은 변화라도 시도하는 삶은 더 풍요롭고 활기찰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역사 속에는 나이와 환경의 한계를 넘어 창의적인 삶을 살아간 사람들이 많다. 발명가 토머스 에디슨은 수많은 실패 속에서도 새로운 방법을 찾아냈고, 화가 파블로 피카소는 기존의 표현 방식을 끊임없이 변화시키며 예술의 영역을 넓혔다. 우리 주변에서도 새로운 분야를 배우거나 은퇴 후 자신의 경험을 활용해 책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봉사활동이나 새로운 사업에 도전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특별한 능력보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법을 시도해 보려는 태도'에 있다.

그렇다면 평범한 사람들은 일상에서 어떻게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을까? 거창한 발명이나 예술 활동부터 시작할 필요는 없다. 매일 걷던 길을 다른 길로 가 보고, 평소 읽지 않던 분야의 책을 읽으며, 가족과 새로운 대화 주제를 찾아보는 것부터 창의성의 출발이 될 수 있다. 집안일도 마찬가지다. 시간을 줄일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찾아보거나 오래된 물건을 다른 용도로 활용하는 것도 창의적인 행동이다. 직장에서는 업무 방식을 개선하고, 사람들과의 갈등에서는 상대방의 입장에서 해결책을 생각해 보는 것도 창의성이다. 결국 창의성은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능력'인 동시에 '새로운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습관'이다.

특히 백세시대를 살아가는 오늘날, 노년기의 창의성은 더욱 중요하다. 과거에는 은퇴를 사회적 역할의 종료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평균수명이 길어지면서 은퇴 이후의 삶은 인생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게 되었다. 이 시기를 단순히 쉬는 시간으로만 보낸다면 삶의 활력과 의미가 줄어들 수 있다. 반대로 새로운 것을 배우고 사람들과 교류하며 자신의 경험을 새로운 방식으로 활용한다면 노년기는 또 다른 성장의 시간이 될 것이다.

노년기의 창의성은 젊은 세대와 경쟁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오랜 세월 축적한 경험과 지혜를 새로운 방식으로 연결하는 데 의미가 있다. 젊었을 때 하지 못했던 그림이나 악기를 시작할 수도 있고, 스마트폰이나 새로운 기술을 배워 세상과 소통할 수도 있다. 손주에게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로 들려주거나, 지역사회를 위해 봉사하며 자신만의 아이디어를 실천할 수도 있다. 나이가 들수록 '이제 와서 무엇을 하겠느냐'고 생각하기보다 '지금까지 살아온 경험으로 무엇을 새롭게 할 수 있을까'를 질문하는 것이 중요하다.

백세시대에 창의적인 삶을 살기 위해서는 몇 가지 태도가 필요하다. 첫째, 호기심을 잃지 말아야 한다. 모르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배우려는 마음이 창의성의 시작이다. 둘째,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 모든 시도가 성공할 수는 없지만 실패의 경험은 다음 아이디어의 재료가 된다. 셋째, 다양한 사람과 만나고 새로운 경험을 해야 한다. 익숙한 환경에서 벗어날수록 생각의 폭도 넓어진다. 마지막으로 자신의 속도를 인정해야 한다. 창의적인 삶은 남보다 앞서가는 삶이 아니라 어제의 나와 다른 오늘을 만들어 가는 삶이다.

결국 창의성은 특별한 사람만의 능력이 아니라 누구에게나 주어진 삶의 태도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대단한 것을 만들어 내느냐가 아니다. 익숙한 일상 속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고, 작은 변화라도 기꺼이 시도하며, 자신의 삶을 스스로 다시 만들어 가는 것이리라. 나는 다섯 살 선생님과 살고 있다. 유치원에서 돌아온 그녀는 가끔 나를 부른다. '홍란 친구! 이리 오세요', '예, 해야지', '큰소리로 읽어봐요', '잘 했어요'. 다섯 살 선생님에게서 배우고 생각하고 도전하는 삶의 새로운 의미를 발견하고 있다. 창의성은 삶을 젊게 만드는 가장 오래된 힘이며, 우리가 백세의 인생을 더욱 풍요롭게 살아가기 위한 소중한 동반자임을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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