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연구진, 도마뱀 움직임 착안
좌우 파동으로 모래 위 고속 이동
기존 차량보다 20배 이상 빨라져
S자로 휘어진 바퀴를 단 독일 연구진의 화성용 탐사 차량이 모래 위를 주행하고 있다. 뷔르츠부르크대 제공
가장 유력한 인류의 새 정착지로 거론되는 화성에서 모래에 빠지지 않고 주행할 수 있는 신개념 바퀴가 개발됐다. 지구 사막에 사는 도마뱀의 신체 움직임을 흉내 내 개발된 이 바퀴를 무인 탐사 차량에 끼우면 주행 속도를 지금보다 현저히 높일 수 있다. 생명체 탐색 등 과학 임무를 지금보다 빠르게 수행할 방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독일 뷔르츠부르크대와 브레멘대 연구진은 최근 공식 연구 자료를 통해 화성 무인 탐사 차량에 장착할 새로운 바퀴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이 인터넷에 공개한 동영상을 보면 바퀴는 금속으로 만들어졌다. 모양은 마차 바퀴와 비슷하다. 도로를 달리는 승용차처럼 고무 튜브가 바퀴를 감싼 형태는 아니다. 이 바퀴의 진짜 특징은 서 있을 때가 아니라 구를 때 나타난다. 바퀴는 구를 때마다 좌우 파동을 일으키며 꿈틀거린다. 금방이라도 바퀴가 빠져서 바닥에 나뒹굴 것 같다.
이런 이상한 움직임에는 이유가 있다. 바퀴 형태 자체가 특이해서다. 반듯한 원형이 아니라 구겨져 있다.
연구진은 이 바퀴를 ‘샌드피시 도마뱀’이라는 파충류의 움직임을 보고 만들었다. 샌드피시 도마뱀은 모래 속에 파고들어 고속 이동하는 특이한 동물이다. 비결은 모래 속에서 S자를 그리며 몸통을 반복적으로 흔드는 데 있다. 이때 생기는 좌우 파동이 모래에 매몰되지 않고 헤쳐가는 힘을 만든다. 연구진이 만든 바퀴도 비슷한 기능을 발휘한다.
바퀴가 모래에 빠지지 않기 때문에 구르는 속도도 빠르다. 동영상 속 탐사 차량은 시속 3~4㎞로 움직이는 걸로 추정된다. 2021년부터 화성에서 임무를 수행 중인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최신 무인 탐사 차량 ‘퍼서비어런스’ 속도는 시속 0.15㎞에 불과하다. 퍼서비어런스에는 완벽하게 동그란 바퀴가 장착돼 있다. 이 새 바퀴를 탐사 차량에 장착하면 화성 지천에 깔린 모래 위를 고속으로 움직일 수 있다는 얘기다. 연구진은 “개발을 진행하면서 초기 모델보다 바퀴 폭은 넓히고 무게는 줄였다”며 “이를 통해 탐사선을 제어하는 바퀴의 능력을 키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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