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기사는 제휴 미디어인 게임디벨로퍼의 분석 보도를 바탕으로 합니다. 특정 국가 및 기업에 대한 평가는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 인상적인 시연, 그러나 확신은 들지 않았다
겉으로 보기에 텐센트의 생성형 AI 애니메이션 도구 시연은 매우 인상적이다.
생성형 AI를 향한 개발자들의 수많은 의구심은 잠시 접어두고, 이 도구가 약속하는 기능에 집중해 보자. 2026 GDC 게임 페스티벌에서 텐센트는 AI 음성 생성과 생성형 AI 기반 NPC 등 다양한 도구를 선보였다. 텐센트 자회사 모어펀의 AI 책임자 엘비스 리우는 세션 발표에 이어 게임 디벨로퍼와 별도로 만나 스튜디오의 기술을 직접 소개했다.
전형적인 비포 앤 애프터 비교 시연이었다. 이 도구는 애니메이션 전체를 새로 만드는 대신, 프레임 사이의 중간 동작을 실시간으로 생성한다. 캐릭터 겹침이나 미끄러짐처럼 게임 애니메이션의 기술적 한계에서 비롯된 어색한 동작을 줄여 보다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구현하는 것이 목적이다.
3D 액션 격투 게임 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기존의 수학 기반 방식으로는 검사의 칼날이 상대 캐릭터의 밀짚모자를 뚫고 지나가는 문제가 있었는데, AI 기술을 적용하자 칼날이 모자 주위를 자연스럽게 휘어 지나갔다. 리우는 오픈 베타 이후 설문조사에서 플레이어들이 애니메이션이 꽤 좋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피드백의 진실성을 의심하는 건 아니다. 다만 리우가 저예산 모션 캡처 장비, 훈련 데이터 수집을 위해 고용된 무술가들, 이 기술에 매달린 수많은 박사급 인력을 설명하는 동안, 이 기술이 게임 개발에 새로운 지평을 열 것이라는 확신은 들지 않았다.
솔직히 말해, 인상적인 기술력에도 불구하고 이 도구는 플레이어 대부분이 거의 눈치채지 못하는 세부 요소를 다듬어 텐센트가 투자자들에게 'AI 우선 기업'으로 보이도록 만들기 위한 것처럼 느껴졌다.
# 애니메이션이 정교해진다고 게임이 재밌어지는가
다행히 리우의 주장이 생산성에만 머물러 있지는 않았다. 그는 이 도구가 개발자들로 하여금 더 자연스러운 애니메이션을 구현할 수 있도록 도와, 옷이 몸을 뚫고 보이거나 캐릭터가 서 있는 자세 그대로 지면을 미끄러지는 어색한 동작을 없애고 싶다고 말했다.
그런데 격투 게임은 이 기술을 선보이기에 썩 어울리는 장르가 아니었다. 격투 게임은 애니메이션이 정밀하지만, 상위권 플레이어들은 결국 프레임과 히트박스의 싸움이라는 걸 잘 안다.
애니메이션을 세밀하게 다듬는다고 게임이 더 나아지는 건 아니며, 시각적 명확성을 보장하는 핵심 설계 원칙들은 이미 존재한다. 부가 의상의 사소한 어색함이 플레이어 경험을 망치는 것도 아니다.
물론 리우의 주장에 공감하는 부분도 있다. 무기의 위치가 중요한 게임들은 분명 존재한다. 프롬 소프트웨어의 을 보면 적의 무기는 공격 모션과 무관하게 충돌 판정이 항상 활성화되어 있어, 살짝 스치기만 해도 캐릭터가 튕겨 나간다.
▶ . (출처: 반다이남코)
워프프로그의 처럼 정교한 히트박스가 게임플레이의 핵심인 경우도 있다. 무기와 신체의 정밀한 위치 추적이 게임의 재미를 높인다는 건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다만 그것을 구현할 도구는 이미 충분히 갖춰져 있다.
슬라이딩 애니메이션 방지라는 설명은 더 혼란스러웠다. 캐릭터가 이동하면서도 서 있는 자세를 반복하는 건 분명한 버그다.
하지만 슬라이딩이 항상 버그는 아니다. 애니메이션 스타일의 게임들은 처음부터 비현실적인 화풍을 따르며, 공격을 막아낸 캐릭터가 뒤로 밀려나는 장면은 오랜 시각적 관례다. 예산 안에서 키프레임 수를 조율하며 애니메이터들이 내린 의도적인 선택이기도 하다.
결국 이 도구는 게임 개발에서 흔치 않은 문제를 덮는 데 그치고 있을 뿐, 재미의 근본을 만드는 것과는 거리가 있다. 플레이어들이 이런 시각적 개선을 반길 수는 있겠지만, 그 구현 비용을 안다면 생각이 달라질까?
▶ . (출처: 스팀 페이지)
# 무술가의 몸으로 만든 기술, 보상은 공정했나
생성형 AI 도구를 살펴볼 때 반드시 짚어야 할 질문들이 있다. 미드저니와 챗GPT 등장 이후 생성형 AI가 불러온 여러 부작용을 반영한 질문들이다.
첫째, 훈련 데이터의 출처는 어디이며 저작권은 누구에게 있는가. 둘째, 데이터 센터 없이 로컬 기기에서 실행 가능한가. 셋째, 이 도구가 노동자를 대체하려는 목적을 가졌는가.
리우는 질문을 예상했다는 듯 답했다. 모든 처리는 플레이어 기기에서 이루어지며, 텐센트가 훈련 데이터를 직접 소유하고 있고, 이 도구는 인간 애니메이터가 해낼 수 없는 영역을 달성한다고.
그러나 훈련 데이터 문제는 그렇게 간단히 넘어갈 수 없다. 텐센트의 기술은 실제 쿵푸 수련자들의 모션 캡처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다. AI 기반 모션 트래킹 기술을 활용해 대규모 시설 없이도 좁은 공간에서 무술가들의 움직임을 효과적으로 수집했다.
리우와의 대화가 끝난 후, 무술 배우 이연걸의 2018년 인터뷰가 떠올랐다. 그는 당시 워쇼스키 자매의 속편 출연을 거절한 이유를 설명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워너 브라더스는 9개월의 계약 기간을 요구했다. 세트장에서 출연진과 3개월을 보낸 뒤, 나머지 6개월은 CGI 장면에 활용할 동작 영상을 수집하는 모션 캡처 팀과 함께 보내는 조건이었다.
"그들은 6개월 동안 내 모든 동작을 디지털 라이브러리에 기록하고 복사하길 원했습니다. 녹화가 끝나면 그 모든 동작에 대한 권리는 그들에게 귀속될 예정이었죠."
그는 이어 말했다. "저는 평생을 수련해 왔습니다. 무술가는 나이를 피할 수 없지만, 그들은 제 동작을 지적 재산으로 영구 소유할 수 있게 됩니다. 그래서 제안을 받아들일 수 없었습니다."
그로부터 8년이 지난 지금, 텐센트의 엔지니어는 회사가 똑같은 일을 훨씬 빠른 속도로 해내고 있다고 말한다. 후속 질문을 홍보 담당자를 통해 전달했지만 리우는 답변을 거부했다.
물론 따져볼 여지는 있다. 이연걸은 자신의 시그니처 동작만으로 영화를 흥행시키는 독보적인 무술 거장이다. 일반 무술가들의 평범한 쿵푸 동작이 그와 동등한 가치를 지닌다고 보기는 어렵다.
스크린에서는 그렇다. 하지만 생성형 AI의 세계는 다르다. 텐센트는 저렴하게 수집한 이 동작들이 현실적인 애니메이션으로 구현되어 플레이어를 사로잡고, 결과적으로 수백만 달러의 수익을 안겨주기를 기대하고 있을 것이다. 무술가들이 게임의 예상 수익을 미리 알았다면, 이연걸처럼 잠시 멈춰 서서 자신의 노동이 정당한 보상을 받고 있는지 고민하지 않았을까.
이런 문제는 생성형 AI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수많은 공연자가 자신의 기술이 생성형 AI에 잠식되지 않도록 싸워왔고, 페이스 모델 같은 특정 분야의 아티스트들도 공정한 보상 문제를 꾸준히 제기해 왔다.
누군가의 얼굴이나 무술 실력이 수십억 달러짜리 프랜차이즈의 핵심 자산이 된다면, 단순한 일당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는 건 당연한 이야기 아닐까.
리우와의 대화는 닌텐도의 발표를 참관한 날 이루어졌다. 그날 프로듀서 모토쿠라 켄타, 프로그래머 쿠리하라 타츠야와 게임 기술과 게임플레이의 연결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복셀 기반 환경 실험이 신작의 레벨 디자인과 전투, 각종 인터랙션을 어떻게 빚어냈는지 대화가 끝날 무렵에는 선명하게 그려졌다.
▶ . (출처: 닌텐도)
반면 텐센트의 생성형 AI 도구는 공허한 감만 남겼다. 지금은 저화질 게임이 대형 타이틀만큼이나 사랑받는 프렌드슬롭과 잰크의 시대다.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게임 중 하나가 라는 사실은, 탄탄한 게임플레이 기본기와 뚜렷한 예술적 비전이 있다면 굳이 현실성을 좇아 경쟁할 필요가 없음을 충분히 보여준다.
물론 사실적인 애니메이션을 가진 게임들을 무시하자는 말이 아니다. 다만 그것을 생성형 AI로 만들 때 무엇을 얻고 무엇을 잃는지는 냉정하게 따져봐야 한다.
리우와 그의 동료들은 특정 유형의 애니메이션을 새롭게 구현할 수 있는 흥미로운 소프트웨어를 만들었다. 하지만 그것이 게임을 어떻게 재미있게 만드는지에 대한 비전도, 무술 수행자들이 어떤 보상을 받았는지에 대한 답도 없다. 그런 점에서 이 노력은 솔직히 방향이 잘못된 것처럼 느껴진다.
본 기사는 게임 디벨로퍼와의 전문게재 계약에 따라 제공됩니다. (원문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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