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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홍해·호르무즈 '쌍방 봉쇄' 공포②] '수출로 먹고사는 나라' 한국…이...

유럽으로 향하는 주요 항로 차질로 반도체·자동차·기계 등 주력 품목의 납기 지연이 현실화되고 있으며... 대표적인 사례가 반도체 공정에 필수적인 헬륨이다. 헬륨은 웨이퍼 냉각과 공정 안정성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홍해·호르무즈 '쌍방 봉쇄' 공포②] '수출로 먹고사는 나라' 한국…이...

[뉴시안= 이태영 기자]

홍해와 호르무즈 해협. 세계 물류와 에너지 수송의 ‘두 동맥’이 동시에 흔들리고 있다. 홍해 리스크에 더해 호르무즈 긴장까지 겹치며 글로벌 교역 질서가 시험대에 올랐다. 두 해역은 유럽·아시아를 잇는 핵심 항로이자 원유 수송의 요충지다. 동시 차질 시 물류를 넘어 에너지 가격과 물가 전반에 연쇄 충격이 불가피하다. 수출·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는 특히 취약하다. 이번 사태는 단기 위기를 넘어 공급망 불안이 ‘상수’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글로벌 물류 충격과 한국 산업 영향, 대응 전략을 3회에 걸쳐 짚는다. /편집자주

홍해와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긴장이 고조되면서 국내 수출기업들의 위기감은 점점 커지고 있다. [사진=뉴시스]

“운임이 오르는 것도 문제지만, 물건을 제때 못 보내는 상황이 더 치명적입니다. 거래처 신뢰가 깨지면 회복이 어렵습니다.”

국내 수출기업 관계자의 말처럼, 중동발 리스크는 이제 물류를 넘어 한국 산업의 핵심 생산라인까지 압박하고 있다. 홍해와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긴장이 고조되면서 수출·에너지·소재 공급망이 동시에 흔들리는 ‘복합 충격’ 양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우선 수출 전선이 흔들리고 있다. 유럽으로 향하는 주요 항로 차질로 반도체·자동차·기계 등 주력 품목의 납기 지연이 현실화되고 있으며, 기업들은 우회 항로를 활용하고 있지만 운송 기간 증가와 비용 상승을 동시에 떠안고 있다.

문제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에너지 가격 급등이 본격화되면서 산업 전반의 비용 구조가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 최근 한 달 사이 국제 유가는 급등세를 보이며 브렌트유와 WTI 가격이 각각 50% 이상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표=산업연구원]

더 큰 문제는 핵심 소재 공급망까지 흔들리고 있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반도체 공정에 필수적인 헬륨이다. 헬륨은 웨이퍼 냉각과 공정 안정성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가스로, 대체가 사실상 어려운 전략 물자다.

최근 중동 지역 긴장 고조와 주요 생산 거점 타격 가능성이 겹치면서 헬륨 공급 불안이 빠르게 부각되고 있다. 한국은 헬륨 수입의 상당 부분을 특정 중동 국가에 의존하고 있어 구조적으로 취약한 상황이다.

단기적으로는 주요 기업들이 재고와 장기 계약을 통해 대응하고 있어 즉각적인 생산 차질은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분쟁이 장기화될 경우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시장에서는 추가 급등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다. 주요 투자은행들은 해협 봉쇄가 장기화될 경우 유가가 배럴당 150달러 수준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는 단순한 원가 상승을 넘어 산업 생산 자체를 제약할 수 있는 수준이다.

이같은 흐름은 금융시장에도 반영되고 있다.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증시는 동반 하락세를 보이며 투자심리가 빠르게 위축되고 있다. 국내 증시 역시 낙폭을 키우며 기업 실적과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를 반영하고 있다.

27일(현지 시간) 외신에 따르면 미군이 섬 점령에 나설 경우 주목해야 할 호르무즈 해협의 7개 섬과, 이 중 ‘떠있는 항공모함’으로 불리는 3개 섬이 분석됐다. 아부 무사, 그레이터·레서 툰브 등은 해협 ‘길목’을 차지한 핵심 거점으로, 이란의 해상 통제 전략의 중심으로 꼽힌다. [그래픽=뉴시스]

특히 한국은 원유와 LNG의 상당 부분을 중동에 의존하고 있어 충격이 더욱 클 수밖에 없다. 유가 상승은 전력비와 원재료 비용 상승으로 이어지며 제조업 전반의 수익성을 압박한다.

산업별로는 충격이 확산되는 양상이다. 석유화학 업종은 원료 가격 상승과 수요 둔화가 겹치며 가동 조정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고, 건설 자재 역시 핵심 원료 수급 불안으로 생산 차질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반도체 업계 역시 핵심 소재 공급망 불안과 원가 상승 압박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자동차 업계는 유가 상승에 따른 소비 위축과 물류 지연이라는 ‘이중 부담’에 직면해 있다.

해운업계는 또 다른 고민을 안고 있다. 운임 지표는 상승하고 있지만, 실제 중동 항로가 막히면서 물동량이 감소해 수익으로 이어지지 않는 구조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거시경제 차원에서도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에너지 가격 상승과 금융시장 불안이 동시에 나타나는 상황에서 경기 둔화와 물가 상승이 맞물리는 ‘복합 위기’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빙현지 산업연구권 전문연구원은  "이번 사태는 한국 경제의 구조적 취약성을 다시 드러내고 있다"며 "대외 의존도가 높은 산업 구조가 외부 충격을 증폭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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