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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호르무즈 해협 봉쇄 왜 위험한가…유가·경제 흔드는 3가지 이유

"왜 호르무즈 해협이 막히면 전 세계 경제가 흔들릴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결국 현대 문명이 석유라는 에너지와 자유로운 항행이라는 전제 조건 위에 세워져 있기 때문이다. 사진=AI 활용, 연합뉴스 (ㅍㅍㅅㅅ / PPSS )

호르무즈 해협 봉쇄 왜 위험한가…유가·경제 흔드는 3가지 이유

지구 원유 30%가 지나는 초크포인트의 위력

봉쇄 공포가 시장과 물가를 동시에 흔드는 이유

(ㅍㅍㅅㅅ 남사웅 인턴기자) 중동의 페르시아만과 오만만을 잇는 좁은 바닷길, 호르무즈 해협(Strait of Hormuz)은 지도상에서 아주 작은 점에 불과하다.

해협의 폭은 가장 좁은 곳이 약 33km 수준이며, 실제 대형 유조선이 지나갈 수 있는 항로는 왕복 6km 남짓에 불과하다. 그러나 이 좁은 수로는 '지구의 목동맥'이라 불린다. 전 세계 해상 원유 수송량의 약 20~30%가 이곳을 통과하기 때문이다.

최근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될 때마다 전 세계 금융시장은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운다.

단순히 기름값이 오르는 차원을 넘어, 현대 문명을 지탱하는 에너지와 물류 인프라가 마비될 수 있다는 공포가 시장을 지배하기 때문이다. 본 기사에서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전 세계 경제를 흔드는 세 가지 결정적 이유를 분석했다.

사진=AI 활용

첫 번째 이유는 압도적인 에너지 안보의 불확실성이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의 자료에 따르면,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석유 초크포인트(Chokepoint)'로 꼽힌다. 하루 평균 약 2,100만 배럴의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가 이곳을 지난다.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이라크,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등 주요 산유국들은 이 해협을 통하지 않고서는 대규모 수출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물론 사우디의 '동서 파이프라인'이나 UAE의 '합샨-푸자이라 파이프라인' 등 우회로가 존재하기는 한다.

하지만 이들의 수용 능력은 전체 물동량의 약 15~25%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어, 해협이 완전히 폐쇄될 경우 발생하는 공급 부족분을 메우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특히 한국, 일본, 중국 등 동아시아 국가들의 타격은 치명적이다.

한국의 경우 원유 수입의 약 70% 이상을 중동에 의존하고 있으며, 이 물량의 대부분이 호르무즈 해협을 거쳐 들어온다. 만약 봉쇄가 현실화된다면 대체 공급원을 찾는 데 수개월이 걸릴 것이며, 그 기간 동안 국내 산업 전체가 에너지 고갈 위기에 처하게 된다.

다만, 현대 군사 기술력으로 이 해협을 '완벽하게, 장기간' 봉쇄하는 것이 물리적으로 가능한지에 대해서는 군사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리며, 명확한 결론은 내려지지 않은 상태다.

사진 = AI 활용

두 번째 이유는 글로벌 인플레이션의 급격한 확산이다. 유가 상승은 주유소 가격 상승에서 멈추지 않는다. 원유는 모든 산업의 기초 원자재다. 석유화학 제품, 플라스틱, 비료, 합성섬유 등 우리 실생활의 거의 모든 제품이 석유에서 시작된다.

유가가 급등하면 제조업의 원가 부담이 커지고 이는 곧 소비자 가격 인상으로 이어진다. 또한 물류 비용의 폭증을 불러온다. 해운 운임과 항공 화물료가 치솟으면 수입 식료품과 공산품 가격이 동반 상승한다.

과거 이란-이라크 전쟁 당시 발생했던 '탱크 선전'은 호르무즈 해협의 위험성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당시 양국은 서로의 유조선을 공격했고, 이로 인해 해상 보험료가 수십 배 폭등하며 전 세계적인 에너지 가격 상승을 초래했다. 당시 세계 경제는 저성장과 고물가가 동시에 나타나는 스태그플레이션을 경험했다.

만약 현재 시점에서 봉쇄가 일어난다면 파급력은 훨씬 크다. 현대 경제는 '적기 생산 방식(Just-In-Time)'으로 촘촘하게 연결되어 있어, 에너지 공급의 단 며칠간의 차질만으로도 전 세계 자동차, 반도체 공장이 멈춰 서는 도미노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사진=연합뉴스

세 번째 이유는 금융 시장의 자본 흐름 왜곡이다. 경제는 심리에 기반한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소식은 투자자들에게 '전쟁 리스크'로 인식된다. 이는 즉각적인 자산 재편으로 이어진다.

투자자들은 주식, 가상화폐, 신흥국 통화와 같은 위험 자산을 매각하고 달러, 금, 국채와 같은 안전 자산으로 숨어든다. 이 과정에서 달러 가치가 급등(강달러)하게 되는데, 이는 에너지 수입 비용을 더욱 가중시키는 악순환을 만든다.

대부분의 원유 거래는 달러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달러 가치가 오르면 수입국 입장에서는 유가 상승분과 환차손을 동시에 감당해야 한다.

또한, 불확실성이 극도로 높아지면 기업들은 신규 투자를 중단하고 현금 확보에 주력하게 된다. 이는 장기적인 경기 침체의 서막이 된다.

다만, 이러한 금융 시장의 패닉이 실제 실물 경제에 어느 정도 기간 동안 영향을 미칠지, 그리고 각국 중앙은행이 금리 인상이나 유동성 공급 중 어떤 카드를 꺼낼지에 대해서는 경제 학자들마다 예측이 달라 기정사실로 하기 어렵다.

결론적으로 호르무즈 해협은 현대 글로벌 경제가 얼마나 취약한 연결고리 위에 놓여 있는지를 상징한다. 33km의 좁은 수로가 막히는 순간, 전 세계는 에너지 공급 중단, 물가 폭등, 금융 시장 붕괴라는 삼중고에 직면하게 된다.

국제 사회는 에너지 다변화와 우회 항로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지리적 특수성과 중동 산유국의 영향력을 고려할 때 호르무즈 해협의 전략적 가치는 여전히 대체 불가능하다.

"왜 호르무즈 해협이 막히면 전 세계 경제가 흔들릴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결국 현대 문명이 석유라는 에너지와 자유로운 항행이라는 전제 조건 위에 세워져 있기 때문이다.

사진=AI 활용, 연합뉴스

(ㅍㅍㅅㅅ / PPSS ) 남사웅 인턴기자 press@pps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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