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연구원 '공급망 시나리오' 분석…유가 배럴당 최대 180달러 전망
에너지·원자재 복합 리스크 노출…"범부처 통합 모니터링 체계 구축 절실"
한국가스공사 인천생산기지에 정박한 LNG 수송선. 사진= 연합뉴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촉발된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3개월 이상 장기화할 경우 국내 제조업의 평균 생산비가 11.8% 급등하는 등 산업 전반에 심각한 타격이 예상된다는 분석이 나왔다.
산업연구원은 19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미국-이란 충돌과 호르무즈 리스크: 공급망 시나리오 분석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시나리오별 파급효과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원유의 27%, 액화천연가스(LNG)의 22%가 통과하는 핵심 '초크 포인트'인 호르무즈 해협이 차단될 경우 에너지 가격은 걷잡을 수 없이 치솟을 전망이다.
봉쇄가 3주 이내일 경우 유가는 배럴당 105∼125달러, LNG 가격은 60∼90% 상승할 것으로 예측됐으나 3개월 이상 장기화 시 유가는 150∼180달러, LNG 가격은 최대 200%까지 폭등할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원은 극단적인 경우 유가가 200달러를 돌파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호르무즈 봉쇄 시나리오별 가격 전망치. 자료= 산업연구원.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의 특성상 산업별 생산비용 부담도 가중될 전망이다.
연구원이 한국은행 산업연관표를 활용해 분석한 결과 3개월 이상 봉쇄 시 제조업 생산비는 11.8% 상승하며 서비스업(3.1%)보다 큰 타격을 입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 산업 평균 상승률은 9.4%로 추산됐다.
업종별로는 에너지 관련 부문의 충격이 가장 컸다.
3개월 이상 봉쇄 시 석탄 및 석유제품 생산비는 82.98% 폭등하며 전력·가스 및 증기 생산비 역시 77.71% 치솟을 것으로 분석됐다.
이어 화학제품(14.84%), 비금속광물제품(12.09%), 운송서비스 및 1차 금속제품(8.92%) 순으로 생산비 상승 폭이 컸다.
호르무즈 봉쇄 시나리오별 산업 생산비 상승률 추정. 자료= 산업연구원.
주력 수출 품목인 반도체와 자동차의 경우 직접적인 비용 충격은 상대적으로 낮았으나 핵심 원자재 수급 차질이 발생할 경우 실제 피해 규모는 추정치를 웃돌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석유화학 공정과 연계된 산업용 가스 및 화학 원료 조달에 문제가 생길 경우 복합적인 공급망 리스크로 번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풀이됐다.
빙현지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에너지원·원자재 조달을 다변화하고 에너지와 산업재 공급망을 통합 관리하는 등 관계 부처를 중심으로 통합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그는 이어 "사태 종료 후 중단된 인프라 프로젝트 재개와 식량안보 관련 투자 확대에 따른 재건 수요에도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홍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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