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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호르무즈 이어 홍해까지 봉쇄 위기…韓 공급망 마비 우려

반도체 산업은 홍해 폐쇄로 인한 소재 수급 지연에 직면했다. 노광 및 식각 공정에 필수적인 네온(Ne), 크세논... 여기에 카타르 라스라판 가스 단지 공습 여파로 반도체 핵심 원료인 헬륨(He) 공급이 힘들어지면서 수급...

호르무즈 이어 홍해까지 봉쇄 위기…韓 공급망 마비 우려

에너지 수급 임계점 돌파…1970년대 오일쇼크급 중동발 공급망 마비 가시화

수에즈운하 지나는 컨테이너선.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권선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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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호르무즈 해협에 이어 홍해까지 봉쇄 위기에 처하면서 산업계 공급망 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홍해의 관문인 바브엘만데브 해협이 예멘 후티 반군의 전쟁 참전으로 사실상 봉쇄 위기에 처하면서 한국 주력 산업을 지탱해온 글로벌 공급망이 송두리째 흔들리고 있다.

30일 산업계와 주요 외신에 따르면 홍해의 관문인 바브엘만데브 해협이 예멘 후티 반군의 전쟁 참전으로 봉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한국의 수출과 공급망이 마비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현재 국내 에너지 수급은 이미 임계점을 넘어선 상황이다. 국제 유가(브렌트유)는 배럴당 112달러를 돌파하며 연중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일각에선 150달러까지 치솟을 것이란 비관론도 나온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가 호르무즈 해협의 유일한 우회로로 공들였던 얀부(Yanbu)항마저 공습으로 선적 기능이 마비되면서 중동발 에너지 수급은 1970년대 오일쇼크 이후 최악의 상황을 마주했다.

가장 우려되는 건 물류 시장이다. 중동~중국 노선의 유조선 운임지수는 연초 대비 7배 가까이 오른 359.4를 기록한 데 이어 유럽행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도 전쟁 전보다 3배 가까이 상승했다. 해상뿐 아니라 항공 화물 운임 지표도 두 자릿수 상승세를 보이며 수출 기업들은 수익성 악화란 악재를 맞았다.

홍해 관문인 바브엘만데브 해협이 폐쇄될 경우 한국의 대(對)유럽 수출 전선은 한동안 공급망 공백 상태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 해운업계에 따르면 모든 유럽행 선박이 아프리카 희망봉으로 우회할 시 운송 거리는 약 9000km 늘어난다. 운송 기간은 편도 기준 14일, 왕복 기준 한 달이 추가 소요될 것으로 분석된다.

항로 연장에 따른 선박 회전율 저하는 글로벌 선복(선박 내 화물 적재 공간) 부족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이는 컨테이너 운임과 선박 용선료의 수직 상승으로 직결된다. 해운업계는 유럽 노선 운임이 평시 대비 3배 이상 급등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주력 산업인 자동차와 이차전지는 물류비 상승과 시장 위축이라는 이중고를 맞고 있다. 현대글로비스 등 핵심 물류사는 2023년부터 희망봉 우회 노선을 운용 중으로 운송 물량 자체에 대한 단기 충격은 제한적일 전망이다.

다만 우회 장기화에 따른 해상 운임과 보험료 폭등은 수익성을 직접 타격하고 있다. 특히 고유가로 인한 내연기관차 구매 심리 위축과 물류비 강점을 가진 중국 전기차 업체들의 유럽 시장 점유율 확대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차전지 소재의 경우 장기 항해에 따른 품질 유지비용 증가가 원가 압박을 가중시키는 핵심 요인으로 분석된다. 양극재는 대기 중 수분과 반응할 경우 표면에 리튬 부산물이 형성되고 배터리 팽창과 수명 단축의 원인이 돼 고온다습한 적도 항로를 지나는 희망봉 우회 시 고가의 냉동·냉장 컨테이너 사용이 불가피하다.

반도체 산업은 홍해 폐쇄로 인한 소재 수급 지연에 직면했다. 노광 및 식각 공정에 필수적인 네온(Ne), 크세논(Xe) 등의 해상 운송이 지체될 경우 안전 재고 소진 이후 생산량 조절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다.

여기에 카타르 라스라판 가스 단지 공습 여파로 반도체 핵심 원료인 헬륨(He) 공급이 힘들어지면서 수급 불확실성도 커졌다. 항공 운송 전환은 일부 제품에 한정돼 전체 물동량 정체 해소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가장 큰 문제는 홍해 폐쇄가 석유화학 원료인 나프타(Naphtha) 공급망을 타격해 국내 공산품 가격의 도미노 인상을 촉발할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나프타 수급 차질은 에틸렌, 프로필렌 등 기초 유분 생산량 감소로 이어지고 이는 플라스틱과 비닐류를 사용하는 후방 산업 전체의 제조 원가 부담을 가중시킬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홍해와 호르무즈의 동시 봉쇄 가능성은 단순한 비용 상승의 차원을 넘어서 산업계에 더 피해를 키울 것”이라며 “폐쇄 시 한국 주력 산업의 공급망 체계 자체가 붕괴될 위험이 있어 기업별로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한 비상계획도 다시 수정해야 하는 등 비상상황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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