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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호르무즈 봉쇄 카드 꺼낸 이란…'경제 병목 무기화' 시대 본격화

이란이 세계 핵심 에너지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는 강수를 두며 글로벌 경제 질서에 중대한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호르무즈 봉쇄 카드 꺼낸 이란…'경제 병목 무기화' 시대 본격화

세계 경제 흔드는 ‘병목 지점 전략’…미·중 이어 이란까지 가세

공급망이 곧 무기…글로벌 경제, ‘상호확증 파괴’ 리스크 확대

미·중 이어 경제 무기화 경쟁 심화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유조선[사진=연합뉴스]

(ㅍㅍㅅㅅ 정성남 기자)이란이 세계 핵심 에너지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는 강수를 두며 글로벌 경제 질서에 중대한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단순한 군사적 긴장을 넘어 경제적 ‘병목 지점’을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이른바 ‘경제 무기화’ 흐름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현지시간 9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통해 세계 경제에 직접적인 압박을 가하며 미국과의 휴전 협상 테이블로 이어지는 결과를 만들어냈다.

이는 특정 자원이나 경로를 통제함으로써 외교적 우위를 확보하는 전형적인 ‘병목 지점 전략’으로 평가된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로, 이곳이 차단될 경우 글로벌 에너지 시장은 즉각적인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란은 이러한 지리적·전략적 요충지를 활용해 국제 사회에 강력한 메시지를 보낸 셈이다.

이 같은 전략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 미국은 오랜 기간 달러 중심의 국제 금융 시스템을 활용해 제재 정책을 펼쳐왔고, 반도체 기술 우위를 기반으로 중국의 첨단 산업 발전을 견제해왔다. 경제적 영향력을 외교·안보 수단으로 전환해온 대표적인 사례다.

중국 역시 이에 대응해 희토류 공급망을 무기화하는 전략을 구사하며 맞서고 있다.

전자제품과 방위산업에 필수적인 희소금속 수출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미국 산업계를 압박했고, 이를 통해 통상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유럽연합(EU) 또한 예외는 아니다. EU는 지난 2023년 ‘통상위협대응조치(ACI)’를 도입해 외부 국가의 경제적 압박에 대응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 이는 서비스, 투자, 금융시장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제재를 가할 수 있는 일종의 ‘경제 방어 수단’이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주요 국가들이 경제적 상호의존 구조를 활용해 억지력을 확보하려는 흐름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공급망이 촘촘히 연결된 현대 경제 구조에서는 특정 국가나 지역의 차단이 곧 전 세계적인 파급 효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이를 ‘상호확증 경제 파괴(Mutual Economic Destruction)’로 규정하며, 군사적 충돌을 대체하는 새로운 억지 전략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분석한다. 상대국이 의존하는 자원을 차단할 수 있는 능력이 곧 협상력으로 직결되는 시대가 도래했다는 의미다.

결국 글로벌 경제는 단순한 시장 경쟁을 넘어 공급망과 자원 통제력을 둘러싼 새로운 패권 경쟁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 국가 간 연결성이 높아질수록 그 연결고리를 끊을 수 있는 힘이 더욱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구조가 점차 뚜렷해지고 있다.

(ㅍㅍㅅㅅ / PPSS ) 정성남 기자 csn801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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