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산업군 라스트 마일 화물 차주 '생계비' 100만~120만원 사라져...소비자 가격 전이 우려
유류비 높은 어업 '직격타'...원양·인천 연안도 '생존 위기', 정부 '유가 보조금' 추진 계획
봄철 꽃게철을 앞두고 인천지역 연안 어업계도 유류비 급등에 고심하는 분위기다. [사진=연합뉴스]
[인천 = 경인방송] "한달 4000리터씩 넣는데 200원만 올라도 80만원, 300원 오르면 120만원입니다. 직전달까지만해도 430만원 정도가 월수입이었는데, 이제는 300만원 초반대예요."
호르무즈 봉쇄발 유가 급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한 화물 차주의 토로입니다. 화물 대형 트럭이나 항공기, 선박 운송 서비스 등 물류·운수업은 물론 이들 기반의 제조·생산 농가와 소상공인, 원양어업 등 산업 전반에 걸쳐 유가 인상에 따른 직격타를 입고 있습니다.
오늘(25일) 업계 등에 따르면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유가가 급등하면서 화물 땅길과 하늘길 모두 타격을 입고 있습니다.
오늘 기준 오피넷 국내 주유소 전국 평균 가격은 리터당 휘발유 1818.87원(24일 대비 0.05원 하락), 경유 1815.21원(0.32원 하락), 고급 휘발유는 2107.18원(24일 대비 0.05원)으로 떨어졌습니다. 앞서 13일 정부는 2천원대 직입 직전 유가에 대해 상한제 시행에 들어갔습니다. 유가상한제를 실시하긴 했지만 물류·운송업 일선 체감 상승폭은 여전합니다.
한 화물 차량 차주는 "물류 라스트 마일을 담당하는 화물 운송은 국내 전 산업 안정화를 위해서라도 경유 유가연동보조금을 확대하고 기준 유가도 내려야 한다"며 "현재로선 유가 폭등 부담은 오롯이 화물 노동자들만의 몫이 되고 있다"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정부 유가연동보조금도 2022년 러우전 고유가에 대한 한시 조치로 올 4월까지 2개월 연장된 상태입니다. 사실 화물 차주들이 2001년(에너지 세제 개편 여파)부터 받아온 기본 유가보조금도 있긴 합니다. 이는 리터당 약 300~400원 수준입니다.
오늘 1815.21원 기준으로 상시 보조금은 약 239.79원, 한시 유가연동보조금(경유가 1700원 이상, 차액 70%)은 약 80.65원 가량입니다. 보조금은 약 320.44원으로 1815.21원의 18% 가량(17.65%)입니다. 기름값 10만원 중 약 1만7천650원 정도를 대금 청구 시점에 환급받는 셈입니다.
다만 이런 유가보조금은 고정된 금액(또는 일정 한도)을 돌려받는 것인데, 이는 유가 출렁임과 상관없이 기저에 깔린 지원금입니다. 결국 화물 차주들이 추가로 지불해야 하는 유류비만 100만~200만원씩 늘어나는 식입니다. 다시 말해 보조금이 없었다면 더 힘들었겠지만 보조금이 있으니 살만하다고 말할 수는 없는 상황인 겁니다.
이들 화물 차주 규모는 전국 약 45만~50만명선입니다. 취급 화물은 신선식품부터 해외직구 수입품(인천·부산항),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산업품, 휘발유 등 유류 및 가스, 시멘트·철강, 화학품, 폐기물 등 거의 전 산업군에 걸쳐 있습니다.
이는 그만큼 이들 생계가 불안해지면 그 파장은 전 산업에 걸쳐 이뤄지며 결국 소비 심리 위축으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다는 걸 뜻합니다.
화물차를 중심으로 한 육상 물류에 이어 항공 물류 역시 호르무즈 봉쇄로 타격을 가시화하고 있습니다. 인천공항 중동행 항공편 결항으로 이어지면섭니다. 무엇보다 국내 항공 화물 시장 1위 사업자 대한항공이 인천~두바이 노선 운항 중단을 발표하며 화물 공급 차질과 운임 상승 부담을 키우고 있습니다. 국제 유가 급등으로 일부는 유류할증료로 비용을 분산시키고는 있지만 항공업계도 수익성 악화는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 생존 위기감 휩쓴 어업계...원양·연안어업 유류비 20~30% 조업 중단 가시화
이런 물류비 상승은 실제 직접적인 생산 단계 피해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원양어업계(오대양 참치·명태 포획 대규모 어업) 경우 직접적인 피해가 큰 상황입니다. 유가 상승만으로도 이미 수익 구조가 붕괴돼 사실상 적자 전환한 상태입니다. 출어 자체를 포기하는 경우도 생기고 있습니다. 사실상 업계는 이미 생산 차질이 시작되며 생존 위기를 겪고 있습니다.
한국원양산업협회는 "원양어업은 유류비 비중이 20~30%인데, 현재 유가는 2000원대에 근접한 수준"이라며 "영업이익률은 10%가 안 돼 마이너스 구조다. 이제 비용은 저희가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온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이어 "지금으로선 전쟁이 3개월 가량 더 간다면 버티기는 힘든 수준"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또 "실질적으로 비용이 너무 크기 때문에 조업 안 하고 새로 들어온 배들은 안 나가는 상황"이라고도 했습니다. 업계는 이젠 사실상 유가 보조 외에는 달리 방법이 없다고 보고 있습니다.
업계 동원그룹도 "저희는 물류뿐 아니라 원양업도 한다"며 "유가는 직격탄"이라는 입장입니다. 유가 상승분은 동원그룹 제반 사업 비용에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습니다. 완충 장치 없이 가격 급등분은 곧바로 수익성 악화로 이어지고 있는 겁니다.
다음달부터 어업용 면세유 가격 급등이 예상되면서 인천지역 어업계 역시 유류비 타격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인천지역은 원양어업보다는 꽃게와 새우, 까나리, 홍어 등 위주로 조업하면서 연안어업과 해상 물류(수출입) 중심이긴 하지만 유류비 폭탄이 예상되면서 고심하는 분위깁니다.
이에 대해 해양수산부는 "유가가 오르면 어업인에게 주는 면세유가도 오르는데, 일정 기준 이상으로 면세유가가 오르면 정부에서 지원금을 보조금으로 줄 수 있게 돼 있다"며 "이런 취지의 유가 보조금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전했습니다.
◆ 전쟁 '장기화' 시 제조 원가 상승, 소비자 가격 '전이 가능성'
화물 운송 운임비 상승은 아직 소비자 유통 부담 전이 단계까지로 넘어오지는 않은 상태입니다. 유류비 비중이 높지 않은 강화 인삼이나 대기업 등과 수매 계약(담배 농가 등)을 맺은 인천지역 농가들은 체감률이 높지 않은 모습입니다.
다만 전쟁이 장기화한다면 원양어업 참치캔 등 수산가공품 등은 원가 상승이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원양어업계는 "단정할 수는 없겠지만 제조 원가가 상승하게 이게 비용으로 증가되는 사례가 많으니까 소비자 가격도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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