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3월 31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알라메다의 한 쉐브론 주유소에 내걸린 유류 가격표. (EPA/JOHN G. MABANGLO) 사진=연합뉴스
[CBC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의 영향이 미국에는 크지 않다는 취지로 주장했지만, 글로벌 에너지 시장 구조상 현실과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미국·이스라엘의 공격 이후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자, 원유 의존 국가들이 스스로 해결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미국은 세계 최대 산유국이며, 해당 해협을 통한 직접 수입 물량이 많지 않다는 점을 근거로 들고 있다.
그러나 미국 안팎에서는 해협 봉쇄의 파장이 미국에도 광범위하게 미친다는 분석이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1일(현지시간) 해설 기사에서 에너지 시장이 글로벌 단일 가격 구조로 움직인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정 지역의 공급 차질은 전 세계 유가를 끌어올리고, 이는 곧 미국 내 물가 상승으로 이어진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2월 28일 이스라엘과 미국의 이란 공격 이후 한 달간 해협 봉쇄로 페르시아만 산유국들의 수출이 막히면서 국제 유가와 가스 가격이 급등했다. 미국 내 휘발유 가격은 전쟁 발발 후 36% 올라 전국 평균 갤런당 4달러를 넘어섰고, 경유 가격 상승폭은 더 컸다.
미국이 산유국이라는 점도 완충 장치가 되지 못한다는 분석이다. 미국산 원유는 주로 경질 저유황유인 반면, 상당수 정유 시설은 중질·고유황유 처리에 맞춰 설계돼 있어 외국산 원유 수입이 불가피하다. 글로벌 공급망 충격이 곧바로 국내 연료 가격에 반영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에너지 가격 상승은 정치적 부담으로도 이어진다. 휘발유 가격은 미국 유권자들이 체감하는 대표적 물가 지표로, 트럼프 대통령의 집권 2기에 대한 중간 평가 성격을 띠는 중간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민감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여파는 에너지에 그치지 않는다. 전 세계 비료 물량의 약 3분의 1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만큼, 봉쇄 장기화는 농업 비용 상승과 식량 안보 불안을 초래할 수 있다. 알루미늄과 설탕, 반도체 제조에 필수적인 헬륨 공급도 차질을 빚으며 가격이 오르고 있다. 반도체와 농업은 각각 미국의 전략 산업과 핵심 지지층 기반 산업이라는 점에서 파장이 적지 않다.
한편 이란 국회 국가안보위원회 소속 에브라힘 아지지 위원장은 이날 소셜미디어를 통해 “해협은 다시 열리겠지만 미국에는 열리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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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C뉴스ㅣCBCNEWS 하영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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