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존 우리나라 화학무기 중 가장 이른 시기의 유물 ‘황자화통’ 공개
국립나주문화연구소 21일 국립고궁박물관 강당서 공개
2023년11월 나주 금성산서 발견, 학술적·역사적 가치 높아
2026년 09월 21일(월) 14:50
연구소는 21일 서울 국립고궁박물관에서 ‘황자화통’을 공개했다. <나주문화연구소 제공>
현존하는 우리나라 화학무기 중 가장 이른 시기의 유물로 평가받는 ‘황자화통’(黃字火筒)이 공개됐다. ‘황자화통’은 고려 말~조선 초에 제작된 소형 화약 무기로 학술적, 역사적, 문화적 가치가 우수한 자료로 평가된다.
국립나주문화연구소는 지난 2023년 11월 나주 금성산에서 발견된 화약 무기 ‘황자화통’을 서울 국립고궁박물관 강당에서 21일 공개했다.
화통은 화살이나 탄약을 쏘아 보내는 무기로 당시 주력 무기였던 활보다 사거리와 파괴력을 높인 화학무기였다. 지난 2023년 ‘미확인 지뢰지대’에서 등산로 공사 진행에 앞서 지뢰 탐지 중 발견됐다.
연구소에 따르면 ‘황자화통’ 모병에 6열 27자, 총부리에 1자 등 모두 28자의 글자가 새겨져 있다.
모병의 명문은 “정사십이월일 연 황자화통 중일근십사량 감조녹사안휴보 장인석(丁巳十二月日 鍊 黃字火筒 重一斤十四兩 監造錄事安休甫 匠人石)”으로 보이며, “정사년 12월에 황자화통을 만들었다. 무게는 1근 14량이다. 감독자는 녹사(錄事) 안휴보(安休甫)이고, 장인은 석(石)이다”라고 해석된다.
이 같은 사실로 미루어 화기의 제작 시기(‘정사년’ 12월), 화기 명칭(황자화통), 무게(1근 14량), 제작 감독자의 관직과 이름(녹사 안휴보), 장인의 이름까지 알 수 있다. 특히 총부리에 새겨진 ‘팔’(八)은 별도의 화기 제작 번호 또는 관리 번호로 보인다.
명문에 새겨진 정사(丁巳)년은 관련 문헌 기록을 볼 때 1377년(고려 우왕 3년) 또는 1437년(조선 세종 19년) 두 시기 가운데 하나다. 1377년은 최무선 건의로 화통도감이 설치돼 국가 차원에서 첫 화약무기를 제작하던 해이다. 1437년은 세종대에 화약무기 개량이 활성화며 새로운 형태의 화기가 규격화된 1445년보다는 앞선 시기다.
현재로서는 실제 제작 연도를 확정하기 어렵지만 어느 쪽이든 우리나라에서 발견된 화약무기 중 가장 이른 시기의 것으로 추정된다.
‘황자화통’ 분석 결과, 구리, 주석, 납을 주성분으로 하는 청동 주조품으로 확인됐다.
나주연구소는 오는 23일부터 11월 2일까지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유물전을 열어 일반에게 공개하고 향후 분석을 통해 성과를 공유할 방침이다.
조미순 나주연구소장은 “향후 과학적 조사 등을 통해 나주 지역 문화유산의 역사적, 문화적 가치를 규명할 예정”이라며 “역사문화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자리도 마련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박성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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