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욱 울산시장이 29일 동천고등학교 과학실에서 북구 지역 7개 고등학교 학생들로 결성된 청소년 연합모임 '북두칠성'을 만나 직접 전달받은 시내버스 관련 정책제안서를 함께 보면서 불편사항과 개선방안에 관하여 대화하고 있다. 울산시 제공
울산 북구지역 고등학생들이 직접 조사하고 설계한 시내버스 노선 개선안이 관심을 모으고 있는 가운데 울산시의 내년도 버스 노선 개편 과정에도 반영될 전망이다.
김상욱 울산시장은 29일 오전 북구 동천고등학교를 찾아 북구지역 7개 고교 학생들로 구성된 청소년 연합모임 '북두칠성'과 만나 학생들의 버스 이용 불편과 노선 개편 제안을 들었다.
북두칠성은 동천고 박미숙 교사의 지도로 지난 3월 북구 동천고, 매곡고, 달천고, 호계고, 화봉고, 효정고, 무룡고 등 7개 고교 학생회장단을 중심으로 40명으로 구성됐다.
학생들은 정치·행정·법팀, 경영·제도팀, 미디어팀, 통계팀 등으로 역할을 나눠 시내버스 운영 실태를 분석했다. 각 학교에서 설문조사와 현장답사를 실시하고 버스 혼잡도, 배차시간, 정류장 통과 현상, 환승 불편 등을 직접 확인했다. 울산시가 발표한 기존 버스 노선 개편 효과도 통계적으로 다시 검토했으며, 운수업체의 재무자료와 다른 지자체의 준공영제 사례도 분석했다.
북두칠성은 최종적으로 '학생 이동권 보장과 시민 중심 대중교통 실현을 위한 울산형 버스 운영체계 개선 정책 제안서'를 작성, 이날 김상욱 울산시장에게 전달했다.
제안서에는 울산형 준공영제 도입과 북구지역 학생 통학 수요를 반영한 노선·배차 개선, 시민과 학생이 참여하는 노선 결정체계 구축 등이 담겼다.
학생들은 최근 노선 개편 이후에도 북구 외곽지역을 중심으로 직행 노선 감소와 환승 증가, 긴 배차간격, 정류장 무정차 통과 등이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학생들의 등하교 시간과 버스 운행시간이 맞지 않고, 특정 시간대에는 승객이 몰려 버스에 타지 못하거나 안전사고 위험까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제안서는 이 같은 문제를 단순한 교통 불편이 아니라 교육 접근성과 통학 안전, 학생 이동권의 문제로 규정했다.
구체적인 개선 대상으로는 북구12번과 북구07번, 2001번 등이 제시됐다. 실례로 동천고에서 매곡지역을 연결하는 북구12번은 환승하지 않고 이동할 수 있는 효율적인 노선이지만 배차간격이 1∼2시간에 달하고, 차량 도착시간도 학생들의 하교시간보다 10∼20분 빠른 경우가 많다고 학생들은 설명했다. 이 때문에 북구12번을 놓치면 다른 노선을 타고 신천지역에서 갈아탄 뒤 다시 매곡으로 이동해야 한다. 북두칠성은 등하교 시간대에 북구12번 차량을 1∼2대 추가하거나 학교 일정에 맞게 운행시간을 조정해 달라고 제안했다.
북두칠성은 학생들의 제안이 일부 참가자의 의견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을 확인하기 위해 북구지역 학교에서 서명운동도 벌였다. 당초 목표는 5,000명이었으며 최종적으로 학생 3,504명의 동의를 받아 정책 제안서와 함께 울산시에 전달했다.
학생들은 개별 노선 조정뿐 아니라 현행 버스 운영체계의 개선도 요구했다.
울산시가 민간 버스업체의 손실을 재정으로 보전하면서도 노선 운영과 배차 조정에는 충분한 권한을 행사하지 못하고 있다며 울산형 준공영제 도입을 제안했다.
준공영제를 통해 울산시가 노선 조정권을 확보하고, 노선별 손실보전 상한제와 사후 정산체계를 도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노선 패키지 입찰과 운수종사자 고용승계, 시민·학생이 참여하는 노선결정위원회 구성 등도 제안서에 포함됐다.
북두칠성은 "버스 노선은 공급자인 행정기관이나 업체의 편의보다 실제 이용자인 시민과 학생의 통행 수요를 기준으로 결정해야 한다"며 "학생들이 정책 결정 과정에 지속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통로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 시장은 학생들의 발표가 끝난 뒤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분석과 현장성이 잘 갖춰진, 지금까지 본 어떤 버스 노선 개편 보고서보다 훌륭한 제안서"라고 평가했다.
김 시장은 학생들의 제안을 울산시가 추진하는 2027년 7월 시내버스 노선 개편 과정에 반영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김 시장은 교통국에 북두칠성의 정책 제안서를 노선 개편 자료로 활용하고, 학생들이 제안한 노선별 운행시간과 실제 통학 수요를 면밀히 검토하도록 주문했다. 또 학생들의 활동을 시민참여 정책의 모범사례로 확산하고, 학생들을 격려할 수 있도록 시장 표창이나 감사장 수여 가능 여부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김 시장은 "학생들의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개편 계획에 담겠다"며 "학생들이 문제를 발견하고 조사하고 서로 협력해 대안을 만들어낸 과정 자체가 울산의 소중한 자산"이라고 강조했다. 박인섭기자 inseob8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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