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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현장] "한국도 생산세액공제 검토 필요, 제조업 방어력 키워야"

이원재 전국금속노조 정책국장은 자동차산업 위기는 단순한 중국산 전기차 유입 문제가 아니라 전동화·디지털화·AI 전환에 따른 공급망과 일자리 재편 구조적 문제라고 했다. 이 국장은 "정부와 기업이 일방적으로...

[현장] "한국도 생산세액공제 검토 필요, 제조업 방어력 키워야"

美 관세압박 ·中 전기차 확산 등 위기의 자동차산업, ‘투자→생산유도’ 전환

자동차모빌리티산업연합회가 22일 서울 서초구 자동차회관 그랜저볼룸에서 '미래차 경쟁시대, 한국 자동차 산업의 생존전략'을 주제로 46회 자동차 모빌리티산업 발전포럼을 개최했다. (사진 / 강민 기자)

[시사포커스 / 강민 기자] 중국산 전기차 공세와 미국발 관세 압박, 전동화 전환이 겹치며 한국 자동차산업 위기가 판매 경쟁을 넘어 국내 생산기반과 부품 생태계, 일자리 전반을 흔드는 구조 문제로 번지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자동차모빌리티산업연합회가 22일 서울 서초구 자동차회관 그랜저볼룸에서 ‘미래차 경쟁시대, 한국 자동차산업의 생존전략’을 주제로 개최한 46회 자동차 모빌리티산업 발전포럼에서 자동차산업 주요국이 자국 생산유도 정책을 강화하는 가운데 한국도 생산세액공제와 부품 생태계 지원 등을 포함한 종합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자동차산업 국내 생태계 강화를 위한 해외사례 분석을 발제한 송동진 법무법인 더위즈 변호사는 이날 “글로벌 보호무역주의와 미국 관세 압박이 자동차산업 생산기지와 공급망을 해외로 끌어당기는 상황에서, 한국도 기존 투자 중심 지원을 넘어 국내 생산을 직접 유도하는 생산세액공제 도입을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미국과 일본이 세제와 관세를 결합해 자국 내 생산을 유도하고 있지만 한국은 기존 조세특례제한법상 투자 중심 특례에 머물러 제조업 지원 효과에 한계가 있다는 진단이다.

송 변호사는 미국이 IRA를 통해 청정 제조시설 투자세액공제(48C), 첨단 제조생산 세액공제(45X), 친환경차 세액공제(30D)를 운용하며 공장 투자, 배터리·핵심광물 생산, 북미 최종 조립 차량 구매까지 단계별로 혜택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도 전략분야촉진세제를 통해 전기차 생산·판매 생산량 기반 세액공제를 도입했고, 전기차는 차종에 따라 대당 20만~40만 엔을 공제하며 임금 인상과 국내 재투자 요건도 붙였다.

송 변호사는 최근 미국 관세가 단순한 보호조치를 넘어 외국 기업의 현지 투자를 압박하는 수단으로 바뀌었고, 자동차산업은 완성차 공장 이전이 부품업체 연쇄 이전과 국내 일자리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만큼 국내 생산 기반 이탈을 막을 세제 장치가 시급하다고 봤다.

중국 자동차산업의 구조와 시사점을 발제한 조철 산업연구원 산업전환전략연구단 선임연구위원은 중국 자동차산업 팽창이 한국 자동차산업의 중장기 과제를 넘어 이미 생존 문제로 번졌다고 진단했다. 중국이 내수 시장 규모를 바탕으로 전기차 전환을 빠르게 앞당긴 데 이어, 최근에는 수출을 성장축으로 삼아 글로벌 시장 지배력을 키우고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중국 자동차 생산은 작년 3453만대, 판매는 3440만대에 달했고, 신에너지차 생산은 1663만대, 판매는 1649만대로 전체 판매 절반을 넘겼다. 수출도 지난 2021년 이후 급증해 작년 710만대까지 늘었고, 이 가운데 신에너지차 수출은 262만대에 이르렀다.

조 위원은 중국 자동차산업 위협의 본질이 단순한 저가 공세에 있지 않다고 봤다. 중국 브랜드가 자국 시장 점유율을 69.5%까지 끌어올리며 외자 브랜드를 밀어낸 데 이어, 세계 전기차 판매에서도 중국산 비중을 높이고 있고, 후발국 시장에서는 태국 92.2%, 인도네시아 85.7% 수준의 점유율로 사실상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는 것이다.

조 위원은 “중국 자동차산업이 자율주행과 OTA, 부품 생태계까지 빠르게 고도화되면서 앞으로 경쟁은 가격만이 아니라 미래차 생태계 전반의 경쟁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동차모빌리티산업연합회가 22일 서울 서초구 자동차회관 그랜저볼룸에서 '미래차 경쟁시대, 한국 자동차 산업의 생존전략'을 주제로 46회 자동차 모빌리티산업 발전포럼에 참여한 토론자들. (사진 / 강민 기자)

이날 토론에 참여한 각계 전문가는 자동차산업 위기를 단순한 판매 경쟁이 아니라 산업 생존 구조 문제로 보고, 기존 방식으로는 대응이 어렵다고 봤다.

최웅철 국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한국 자동차산업 생존 해법은 규제나 보조금이 아니라 중국과 정면으로 경쟁 가능한 원가 경쟁력 확보에 있다고 했다.

최 교수는 “내연기관과 달리 전기차 시대에는 배출가스 규제 등으로 후발주자를 차단할 수 없으며, 제조 경쟁력은 이론이나 설계가 아니라 대량 생산 경험에서 축적된다”며 “기술 우위에 대한 막연한 자신감보다 얼마나 싸게 만들 수 있는 구조를 갖추느냐가 핵심이며, 완성차 중심 이익 구조를 협력사까지 확산시키는 산업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고 했다.

임기상 자동차시민연합 대표는 전기차 시장 대응은 산업 보호 논리보다 소비자 후생 기준을 재정립하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 대표는 “현재 소비자들은 가격과 기능만을 기준으로 중국산 전기차를 선택하는 경향이 강하지만, 실제로는 안전 품질, AS 지속성, 리콜 책임, 재판매 가치까지 포함한 종합 판단이 필요하다”며 “이러한 기준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으면 시장 점유율 잠식은 가속화될 수밖에 없으며, 업계와 단체가 구매 기준을 체계적으로 교육하고 알리는 것이 시장 균형 회복의 핵심”이라고 했다.

허세진 한국생산성본부 선임컨설턴트는 전기차 보조금 정책은 단순 보급 확대를 넘어 국내 산업 생태계를 보호하는 방향으로 재설계돼야 한다고 했다.

허 컨설턴트는 “저가 수입 전기차가 보조금 없이 시장에 진입할 경우 기존 평가 체계를 우회할 수 있는 만큼, 비보조금 차량까지 포함하는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며 “완성차 중심 지원에서 벗어나 부품 산업 기여도, 탄소배출 지표, 생산 세액공제 등을 연계한 구조로 정책을 고도화해야 하며, 가격 경쟁력과 기술 유도를 동시에 달성하는 정교한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옥걸 에코플라스틱 상무(CFO)는 자동차산업 위기는 이미 가격 경쟁과 수요 둔화로 현장에서 현실화된 만큼, 실질적인 비용 대응과 시장 재배치 전략이 시급하다고 했다.

이 상무는 “중국 업체 가격 경쟁력이 매우 높은 상황에서 완성차 부담은 협력사 단가 인하 압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여기에 북미 전기차 수요 둔화와 공장 가동률 하락, 관세와 투자 부담까지 겹치면서 향후 인도·미국·멕시코 등을 중심으로 시장 대응 방향을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이원재 전국금속노조 정책국장은 자동차산업 위기는 단순한 중국산 전기차 유입 문제가 아니라 전동화·디지털화·AI 전환에 따른 공급망과 일자리 재편 구조적 문제라고 했다.

이 국장은 “정부와 기업이 일방적으로 정책을 설계하는 방식으로는 대응이 어렵고, 노동자까지 포함한 노사정 협의체를 통해 전환 전략과 비용 부담을 함께 논의해야 한다”며 “지원 기준도 완성차 생산 확대 중심에서 벗어나 국내 부품 사용 확대와 부품사 전환 지원 중심으로 전환해야 산업 생태계를 유지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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