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중단된 제4인터넷뱅크, 재추진 필요한가?' 토론회가 열렸다. 사진=설유빈 기자
소상공인 포용금융을 위해 제4인터넷전문은행 인가 재추진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국회에서 나왔다. 특화 신용모델 등으로 기존 금융 체계의 맹점인 소상공인 금융 사각지대 문제를 해소한다는 취지에서다.
그렇지만 소상공인 특화 은행의 경쟁력, 도입 이후 금융 시스템에 미칠 영향 등에 대해선 고민이 동반돼야 한다는 주장도 함께 제기됐다.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과 민병덕·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 한창민 사회민주당 의원은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중단된 제4인터넷뱅크, 재추진 필요한가?' 토론회를 공동 개최하고 이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
이번 토론회는 정치권과 금융·산업·학계가 모여 제4인터넷은행 인가 재추진의 필요성과 정책 추진 방향을 논의하고자 마련됐다. 앞서 금융당국은 지난해 9월 인터넷은행 설립에 도전한 컨소시엄 4곳 모두에 대해 '부적합' 평가를 내리고 예비인가를 불허한 바 있다.
첫 토론자로 나선 여은정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는 제4인터넷은행 인가의 당위성이 중·저신용 소상공인 금융 소외 문제 해소에서 나온다고 강조했다.
여 교수는 "단순히 시중은행과 경쟁하기 위한 또 다른 인터넷은행을 설립하는 것은 불필요하다"면서도 "매출, 세금, 거래 데이터 등 대안 데이터를 활용한 AI 기반 신용평가 모델의 혁신이 있어야 하고, 이를 통해 기존 대출에서 사각지대에 있던 중·저신용 소상공인에게 새로운 자금 공급망을 창출할 수 있게 되는 조건에 한해 (제4인터넷은행 인가가) 타당성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위해 초기 법정 자본금 중심인 현행 인가 제도를 바꿔야 한다고 역설했다.
현행법상 인터넷은행 설립을 위한 법정 최저 자본금은 250억원이지만, 실제 인가를 위해선 이보다 훨씬 큰 자본력이 필요하다. 과거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의 초기 자본금도 각각 2500억원, 3000억원이었다.
자본금의 규모만 바라볼 게 아니라 소상공인 특화 신용 모델의 기술적 타당성, 영업 확장에 따른 단계적 자본 확충 능력 등을 중점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게 여 교수의 설명이다.
김영도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소상공인 금융 공급 확대 차원의 제4인터넷은행 인가 필요성에 대해서는 동의의 뜻을 밝혔다. 다만 그는 예금을 기반으로 대출 영업을 하는 은행의 비즈니스 모델을 언급하며 제4인터넷은행의 한계를 지적했다.
김 연구위원은 "기존 인터넷은행 3사의 경우 메신저 앱이나 가상자산, 지급결제 등 수신에 유리한 기반을 갖추고 있어 충분한 예금자 확보에 성공했다"며 "제4인터넷은행은 이런 수신 기반을 어떻게 확보할 수 있을지가 대단히 중요한 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은행업계 후발 주자인 제4인터넷은행의 경쟁력에 대해서도 의문을 표했다. 이미 한국의 소매금융 시장은 구조적 포화에 근접한 상태이며, 온라인·모바일 금융 인프라도 고도화됐다는 설명이다.
그는 "기존 은행들이 상대적 우량 고객들을 선점한 상황에서 (제4인터넷은행이라는) 새로운 플레이어가 진입하면, 그들보다 열위에 있는 대출자를 수용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이런 구조가 국내 금융 시스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고민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인묵 한국신용데이터 이사는 금융 현장에서 소상공인이 마주하는 근본적인 문제를 중심으로 제4인터넷은행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한국신용데이터는 전국 210만개 사업장에 도입된 소상공인 경영관리 서비스 '캐시노트'의 운영사다.
이 이사는 "기존 은행은 소상공인을 개인 신용 등급으로 평가한다"며 "사업체가 잘 되는지, 미래 현금 창출 능력은 어느 정도인지에 대해서는 거의 평가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사업자 대상 신용 평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다보니, 사업자 맞춤형 금융 상품도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그는 소상공인의 사업 생애주기(창업·성장·위기·회생)에 맞는 종합 금융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각 단계에서 필요한 금융 서비스는 본질적으로 다르다"며 "정부를 비롯한 각종 지원 기관은 기본적으로 위기 단계에서 금융을 공급하기 때문에, 회수율도 떨어지고 상대적으로 어려운 분들에게 대출이 집중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끝으로 그는 "소상공인 사업 데이터를 얼마나 정교하게 축적하고 활용해 소상공인 맞춤형 서비스를 공급할 수 있느냐가 제4인터넷은행 재추진에 선결돼야 하는 과제"라고 말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제4인터넷은행 인가 재추진에 대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박성빈 금융위원회 사무관은 "금융 소외 계층에 대한 금융권의 자금 공급 상황, 은행업 영위에 적합한 사업자 진입 가능성, 금융시장 경쟁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뉴스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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