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은희 의원 측근 단수 공천 의혹
조합장·학부모 등 "토사구팽" 반응
서초 공천 갈등, 구조 문제로 확산
국민의힘 서울 서초갑 시의원 공천을 둘러싼 갈등이 지역 민심으로 번지고 있다. /구글 나노바나나 생성
국민의힘의 텃밭인 서울 서초갑에서 '밀실 사천' 파동으로 지역 민심이 들끓고 있다.
6일 정치권에 따르면 서초갑 당협위원장인 조은희 의원이 자신의 측근을 시의원으로 단수 공천하려 한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현역 시의원 예비후보 측은 당 공천관리위원회에 공식 건의서를 제출하고 "공정한 경선 실시"를 요구한 상태다. 갈등은 내부 이견을 넘어 주민 반발로 확산하는 양상이다.
"일 잘하는 사람 밥그릇 뺏나"
서초구 리모델링 조합장 박모 씨는 이날 여성경제신문과 통화에서 "지난해 서울 시내 100여 개 리모델링 조합 중 서울시 건축심의(사전자문)를 통과한 곳은 서초구 내 4곳이 유일한데, 이는 박상혁 시의원이 국장급도 아닌 말단 주무관들까지 직접 발품을 팔아 이뤄낸 결과"라며 "4년 동안 공은 다 가져가 놓고 일 잘하는 사람의 밥그릇을 빼앗는 것은 인간적인 도리가 아니다"라고 성토했다. 재건축·리모델링처럼 복잡한 행정 협의가 핵심인 사업에서 박 의원의 실질적 기여가 컸던 만큼 그를 배제하는 것은 사업 연속성 측면에서도 우려가 크다는 지적이다.
그는 "서초구청장을 8년씩이나 지낸 조은희 의원에게 현안을 논의하러 국회에 갔더니 정작 조합장들을 알아보지도 못하고 '어디서 오셨냐'고 물어보더라"며 "당시 현안을 전혀 모르던 조 의원이 급히 박상혁 시의원을 불러 일 처리를 통째로 떠넘겼다"고 했다.
또 다른 조합장 김모 씨도 "타 지역 정치인들을 숱하게 겪어봤지만, 20년 묵은 청담고 이전 문제와 잠원역 무허가 건물(나루마을) 민원까지 직접 발로 뛰며 해결한 건 박 의원뿐"이라며 "일 잘하면 당연히 또 나오는 줄 알았던 주민들은 컷오프 소식에 큰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그는 "정치 구조를 잘 모르는 주민 입장에서는 누가 공천을 받느냐보다 실제로 도움을 준 사람이 더 중요하다"며 "그런 측면에서 보면 박 의원이 계속 역할을 이어가길 바라는 분위기가 뚜렷하다"고 덧붙였다.
조 의원이 박 의원 대신 밀으려는 인물은 타 지역구인 방배동 소속의 김 모 구의원이다.
서초갑은 서울특별시 서초구의 북부 지역을 관할하는 선거구다. 서래마을과 서울고속버스터미널, 센트럴시티가 모두 이 선거구 소속이다. 현재 국회의원은 제10·11대 서초구청장을 역임했었던 국민의힘 소속 재선 조은희 의원이다. /나무위키
정치 권력 연결고리 피로감
서초에서 오래 활동해 온 책임당원 이모 씨는 "해당 구의원은 과거 조 의원의 비서관으로 불과 1~2주 일한 경력으로 구의원 배지를 단 것도 모자라, 이번엔 방배동에서 이렇다 할 성과도 없는 인물을 굳이 1선거구에 꽂으려 하고 있다"며 "밀실 사천으로 지역 민심을 기만한다면 앞으로 선거에서도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지역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번 사태를 서초에서 반복돼 온 구조적 문제의 폭발로 진단한다. 이 당원은 "서초는 전통적으로 외부 인사가 내려와 공천을 받는 일이 반복돼 왔다"며 "지역에서 활동해온 인물이 아닌, 정치적 연결고리를 통해 후보가 정해지는 구조에 대한 주민들의 피로감이 상당히 쌓여 있다"고 말했다.
서초 토박이인 60대 여성 김모 씨의 반응도 마찬가지다. 그는 "박 시의원은 서초에서 초·중·고를 나온 진짜 서초 사람"이라며 "신동중학교 인조잔디, 원촌초 급식실 개선, 도로 정비까지 아이들과 직결된 변화들이 눈에 보였고, 교육위원장으로서 학교 환경 개선에 힘써온 노력이 인상적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추진력 있게 현안을 해결하는 이런 일꾼이 쫓겨나지 않게 딸한테라도 선거운동을 도우라고 시키고 싶다"고 말했다.
"시스템 공천 신뢰도 가늠자"
결국 파동의 공은 배현진 서울시당위원장과 당 공관위로 넘어갔다. 배 위원장이 "묵묵히 당을 지키고 땀 흘린 현장 의원을 챙기겠다"고 공언한 것과 서초갑의 현실 사이에는 간극이 존재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성과보다 공천 권력이 우선되는 구조라면 지역 정치는 제대로 작동하기 어렵다"며 "당 지도부가 이 비상식적인 공천 파동을 어떻게 제어하느냐가 6·3 지방선거를 앞둔 국민의힘 서울시당의 시스템 공천 신뢰도를 판가름할 가늠자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민의힘 서울시당은 최근 현역인 김규남 서울 송파갑 시의원을 컷오프했다. "지역 정치가 주민이 아니라 공천권자를 중심으로 움직이는 구조가 문제의 본질"이라는 지역 당원의 일갈은 서초갑을 넘어 국민의힘 전체에 던지는 물음이기도 하다.
☞시의원=지방자치단체인 시(市)의 의회를 구성하는 선출직 공직자로 주민의 대표로서 지역 행정을 감시하고 정책을 심의·의결하는 역할을 맡는다. 주요 기능은 조례 제정·개정, 예산 심의·확정, 행정사무 감사 및 조사 등이며 지방자치의 핵심 축으로 지역 주민의 의견을 시정에 반영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여성경제신문 이상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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