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기반 ‘금융 비서’ 전환…대화형 서비스 비전 강조
인니·태국 성과 공개… 몽골 등 동남아 협업 가속도
스테이블코인·M&A 언급도…사업확장 의지 드러내
카카오뱅크 윤호영 대표이사가 8일 서울시 영등포구에서 열린 '2026 카카오뱅크 프레스톡'에서 2026년 전략 및 방향성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카카오뱅크]
“이제 금융은 고객이 찾는 서비스가 아니라, 먼저 찾아오는 비서가 될 것입니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는 8일 열린 ‘2026 프레스톡’에서 이같이 말하며 AI와 글로벌을 양축으로 한 미래 전략을 제시했다.
이날 행사장은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도 카카오뱅크의 향후 방향성을 구체적으로 드러내는 자리였다. 윤호영 대표는 무대에 올라 카카오뱅크의 지난 8년을 짧게 짚은 뒤, 곧바로 금융의 한계를 언급했다.
“서비스가 많아질수록 고객은 더 어려워집니다. 이게 ‘슈퍼앱의 모순’입니다.”
그는 문제의 해법을 단순하게 정의했다. AI다.
“고객이 메뉴를 찾는 방식이 아니라, 대화로 요청하면 AI가 가장 필요한 기능을 먼저 제안하게 될 것입니다.”
이어 고객이 인식하지 못한 금융 문제까지 AI가 선제적으로 해결하는 방향으로 서비스를 발전시키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 윤호영 대표, 슈퍼앱 한계 지적…AI 중심 전략 제시
윤 대표의 발언은 내내 ‘고객’과 ‘경험’에 집중됐다.
그는 기존 금융을 “라이선스 중심 산업”으로 규정하며 “앞으로는 기술을 기반으로 고객의 일상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서비스만이 경쟁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AI 활용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그림을 제시했다.
“예를 들어 ‘내 소비를 분석해 절약할 부분을 알려달라’고 묻기만 하면 AI가 바로 답을 주는 식입니다.”
이는 고객이 복잡한 메뉴를 탐색하는 과정을 최소화하고, 대화형 인터페이스 중심으로 금융 경험을 재편하겠다는 구상으로 해석된다.
카카오뱅크 윤호영 대표이사(가운데)가 8일 서울시 영등포구에서 열린 '2026 카카오뱅크 프레스톡'에서 슈퍼뱅크 티고르 M. 시아한 대표(Tigor M.Siahaan, 왼쪽), 뱅크X 뿐나맛 위찟끌루왕싸 대표 (Punnamas Vichitkulwongsa, 오른쪽)와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카카오뱅크]
■ 동남아 성과 가시화…시장별 글로벌 전략 강화
카카오뱅크는 그간 인도네시아 ‘슈퍼뱅크’, 태국 가상은행 ‘뱅크X’와 협업하며 동남아 시장에서 사업을 확장해왔다.
이날 행사에는 양사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참석해 현지 성과와 시장 상황을 공유했다.
인도네시아 슈퍼뱅크의 티고르 M. 시아한 CEO는 짧은 발언 속에서도 성장 속도를 강조했다.
“출시 9개월 만에 손익분기점을 달성했고, 현재 고객은 640만 명입니다.”
이어 “하루 거래는 1200만 건 수준까지 늘었다”며 “카카오뱅크와의 협업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인도네시아 시장을 “아직 디지털 금융 비중이 1%도 안 되는 초기 단계”라고 표현하며 확장 여력을 강조했다.
반면 태국 뱅크X의 뿐나맛 위찟끌루왕싸 CEO는 ‘문제’에 집중했다.
“태국 국민의 3분의 2는 3개월을 버틸 비상자금이 없고, 대출이 어려운 사람들은 결국 비공식 금융으로 내몰립니다.”
그는 이런 구조적 문제를 언급하며 “AI 기반 금융 비서를 통해 개인 상황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카카오뱅크 윤호영 대표이사가 8일 서울시 영등포구에서 열린 '2026 카카오뱅크 프레스톡'에서 신규 글로벌 진출 국가인 '몽골'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사진=카카오뱅크]
한편, 카카오뱅크는 이날 새로운 진출 국가로 몽골을 낙점하고, 비금융 데이터를 활용한 신용평가모델(CSS) ‘카카오뱅크 스코어’를 현지 금융기관에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왜 몽골이냐는 질문에 대해 윤 대표는 “현지에서 먼저 협력 요청이 있었고, 신용평가 수요가 높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도네시아와 태국에 이어 몽골 역시 글로벌 확장의 또 다른 거점이 될 것”이라며 확장 전략의 연속성을 강조했다.
또한 그는 글로벌 진출 기준으로 ‘파트너십’과 ‘시장 성장성’을 제시하며, 글로벌 전략에서 ‘어떻게’보다 ‘어디서’ 경쟁할지가 더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 가계대출 규제 속 성장 강조…수신 기반 모델 유지
카카오뱅크 윤호영 대표이사가 8일 서울시 영등포구에서 열린 '2026 카카오뱅크 프레스톡'에 참여해 카카오뱅크의 미래 성장 전략에 대한 문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카카오뱅크]
가계대출 총량 규제 속 성장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에 대해 윤 대표는 대출이 아닌 ‘트래픽·인게이지먼트·수신’ 중심의 성장 전략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대출 총량 규제가 존재하지만 개인사업자와 중소기업 대출을 중심으로 성장을 이어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 수신이 24% 성장했고 이를 통한 자산 운용 수익이 6500억 원 이상으로, 여신 20% 성장과 유사한 효과를 냈다”고 덧붙이며 기존 성장 모델의 유효성을 강조했다.
최근 발생한 앱 접속 지연 사태와 관련해서는 서비스 안정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 가운데, “다운타임은 제로에 가까워야 한다”며 “서비스 확대 과정에서 불편을 드린 점에 대해 죄송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사한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시스템을 더욱 정교하게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카카오뱅크의 성장 방향성에는 변화가 없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카카오뱅크의 다음은 AI와 글로벌입니다.”
그는 스테이블코인, 결제·투자 확장, M&A 가능성 등을 언급하며 “다양한 방식으로 성장 기회를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제시한 비전을 실제 성과로 입증해 나가겠다”고 밝히며 발표를 마무리했다.
오늘경제 남다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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