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엑스 김녹원 대표가 기자간담회에서 자체 칩 기술과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앞세운 피지컬 AI 인프라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출처=이수진 기자]
"엔비디아가 크리에이팅 AI라면 딥엑스는 디플로잉 AI다."
김녹원 딥엑스 대표는 14일 경기도 판교 딥엑스 본사에서 열린 미디어 간담회에서 "엔비디아가 AI를 새로 훈련시켜 창조하는 데 필요한 인프라를 제공한다면, 딥엑스는 AI가 물리적 기기 안에서 잘 작동할 수 있도록 세상에 배포(Deploying)하는 리더가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딥엑스는 이날 간담회에서 1세대 제품인 'DX-M1'의 양산 성과와 함께 칩,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생태계를 통합하는 '레고형 풀스택' 전략을 공개했다. 딥엑스는 지난해 12월 2건이었던 양산 계약을 지난달 기준 30건 이상으로 늘리며 글로벌 피지컬 AI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김 대표는 피지컬 AI 시장 패권을 쥐기 위한 필수 조건으로 전성비(제해권), 가격 경쟁력(제공권), 특허(제전자권), 양산력(제우주권), 생태계(제사이버권) 등 '5대 제권'을 모두 확보했다고 전했다.
딥엑스의 1세대 칩인 DX-M1은 평균 2~3W의 초저전력으로 구동된다. 김 대표는 타사 칩 위에서는 버터가 녹아내린 반면, 딥엑스 칩은 체온보다 낮은 온도를 유지했던 테스트를 언급하며 "압도적인 전력 효율이 신뢰성의 핵심"이라고 부연했다.
가격 경쟁력은 경쟁사 대비 다이(Die) 사이즈를 4.3분의 1로 줄여 웨이퍼당 칩 생산량을 4배 이상 늘림으로써 확보했다. 김 대표는 "경쟁자가 제품을 공짜로 팔더라도, 전기세를 포함한 총소유비용(TCO) 측면에서는 우리가 가장 경제적인 솔루션"이라고 자신했다.
또 딥엑스는 포브스 집계 기준 미국 NPU 특허 등록 수 1위를 기록하며 원천 특허망을 구축했다. 삼성 파운드리 5나노 공정에서는 91%의 초기 수율을 달성해 안정적인 양산 능력을 입증했으며, 세계 1~3위 반도체 유통사와 계약을 체결해 글로벌 공급망을 갖췄다.
딥엑스 DX-M1 칩. [출처=이수진 기자]
엔비디아의 개발 환경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전환 비용을 제로화(Zero Effort)하는 'DX-뉴턴' 프로젝트도 공개했다. 이는 엔비디아의 로봇용 플랫폼 '아이작'과 호환되는 API 레이어로, 개발자가 기존 아이작 환경에서 명령어 하나만 바꾸면 딥엑스 칩으로 즉시 전환할 수 있게 지원한다.
김 대표는 "아이작 플랫폼으로 개발한 시스템을 상용화하는 순간, 칩만 딥엑스로 바꾸면 전력과 가격 경쟁력을 20배 이상 확보하게 된다"며 "올해 안에 이 체계를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자동차그룹 로보틱스랩과 협업한 배송 로봇 '달이(DAL-e)'와 모빌리티 플랫폼 '모베드(MobED)'는 올해 말 양산에 돌입한다. 이와 관련 김 대표는 "현대차 로봇은 원래 GPU를 썼으나 발열과 배터리 문제로 양산이 불가능했다"며 "3년간 고객사 니즈를 반영해 양산을 확정지었다"고 설명했다.
차세대 칩 로드맵도 제시됐다. 내년 양산을 목표로 삼성 2나노 공정을 적용한 'DX-M2'는 5W 미만의 전력으로 거대언어모델(LLM)을 기기에서 직접 구동한다. 이를 통해 과금이 필요 없는 '제로 토큰 피' 환경을 구축하고, 데이터센터 의존도를 크게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또 2028년 상용화를 목표로 초당 1000조 번의 연산이 가능한 'DX-M3' 프로젝트도 가동 중이다.
김 대표는 "과거 2000억원 하던 슈퍼컴퓨터의 성능을 조그만 칩 하나에 담아낼 것"이라며 "대한민국이 피지컬 AI 분야의 퍼스트 무버가 되겠다"고 밝혔다.
이어 "AI 반도체 시장은 이제 기술 경쟁을 넘어 누가 실제로 양산해 매출을 만드는지가 중요한 단계"라며 "피지컬 AI 시대의 인프라 기업으로서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의 새로운 역사를 쓰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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